다자이 오사무×청춘 청춘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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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젊은 시절 읽었다. 못 되어도 30년은 지났을 것이다. 그때도 그의 작품을 썩 마음에 들어하지는 않았다. 내가 문학에 조예가 깊지 않은 탓도 있고, 뭔 일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지 않는 나의 기질과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이 사람 뭐지?'하고 의문을 가졌지만 '이 사람 글, 참 좋네.'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번에 읽게 된[다자이 오사무X청춘]을 읽으면서 그때 내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조금 이해했다. 이 사람의 글이 내 취향은 아니었던 것이다. 늘 삶을 긍정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어쩌면 바빠서 죽을 시간도 없는 평범한 서민과는 맞지 않는 작가라고 생각했다. 그때 막연하게 '이 사람은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싸는 부류구나' 라고 단정지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그가 독창적인 작가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는 대부분 자신의 경험을 글에 드러내고 있었다. [어릿광대의 꽃],[우바스테]는 완전 자기 연민에 빠진 자신의 이야기다. [달려라 메로스]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리스 실화를 차용해서 오마주한 작품이라서 더 독창적이지 못하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사회를 위해 '노블레스 오불리주'를 실천하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나은 인생을 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나 보다. 누구의 사생활까지 들추어서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여러번의 자살을 시도해서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도 아쉽다. 죽더라도 혼자 죽지, 꼭 동반 자살을 시도하고, 결국 애인과 함께 동반자살에 성공한 것도 못마땅하다. 매우 비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일본 문학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시대 상황과 젊은 작가의 고뇌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한 독자라서 그럴수도 있다.

"나는 내 고통에 져서 죽는 거야.~~~ 내가 나약한 게 아니라, 괴로움이 너무 무거운 거야."-p183~184

[다자이 오사무 X 청춘]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은 그의 이상이 너무 높았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신이 계획한 일이 잘 풀리지 않았거나 사회로 부터 인정받지 못해서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건 아닐까?

소설 속의 그는 늘 자신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가 변명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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