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은 90%가 엄마몫이다 - 우등생 엄마들이 어렵게 털어놓은 초등 교육 노하우!
책아책아! 지음 / 애플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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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을 보고 자유로울 수 있는 엄마가 몇이나 될까.

이 책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TV 시사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강남과 강북의 교육을 비교하는 내용이었는데

예전에 봤던 프로그램들은 주로 선행학습의 부작용, 과열된 사교육 시장.. 뭐 그런거였는데

이번에는 반대였다.

돈 있는 집 아이들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그래서 더 공부를 잘 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강남의 초등학교 6학년 아이는 원어민 영어 강사와 쇠고기 수입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장래 국제 변호사가 꿈이라고 하는데

강북의 저소득층 아이는 무료 공부방에 다니게 되어 기쁘다면서

과학자나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하고,

과학고에 가면 어떠냐고 했더니 그런 학교가 있냐고 한다.

물론, 그런 프로그램은

자기들이 의도하는 바를 가지고

극적인 효과를 노리기 위해

짜맞추기 취재를 하는 거지만.

강남 유수의 학원 원장님 말씀이 그랬다.

아빠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이의 실력

그 3박자가 맞아야 아이가 성공한다고.

속이 어찌나 쓰리던지.

은근히  좋다, 해 보자고 그런 오기가 생기는 건 무슨 조화인지.

그래서 이 책을 간절히 원했다.

’초등 교육은 90%가 엄마 몫이다’

목동 엄마들이라고 했다.

목동이라면 그래도 강북에서는 교육 열의가 뜨겁다는 동네 아닌가.

강북에서도 기초학력이 좀 떨어진다는 중구에 사는 나는

읽으면서 좀, 질렸다.

나는 그렇게 아이들 위주로 살지도 못하고

아이를 그렇게 조련도 못 하겠고

목표와 계획에 맞춰 그렇게 생활도 못 하겠고..,

내가 못 하는 것 밖에 없었다.



책이라도 열심히 읽어보자 했건만, 전반적으로 산만하고 깊이가 없다는 느낌.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 이야기가 주로 나올거라 기대했는데,

왜냐하면, 그래도 선배 엄마라고 말 하려면

애가 고학년을 돼야 엄마의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지 않을까 싶으니까,

그런데 3학년짜리 엄마 이야기는 참 별로였다.

뭐, 어떻게 하니까 아이 성적이 올라가더라 이런 이야기 재미없었다.

저학년 때 성적은 진정한 아이의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또 1,2,3학년까지 대체 시험을 얼마나 본다고 성적이 올라간다고 하냐고.

나?

5학년, 2학년 둘이 있다.

아직도 나는 아이의 실력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데

3학년의 실력이란??  글쎄, 아직도 시행착오 중이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영재원 아이들의 영재원 입학 성공기?? 좀 심한가...

처음부터 영재원을 목표로 한 건 아니지만 하다보니 그렇게 목표가 생겼다는..

어릴 때 했던 어떤 프로그램이 효과가 컸다는...

이 책 읽고 어부지리를 얻는 어떤 곳들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뭐, 이거 나의 리뷰니까 내 맘이다.

하여간

나는 이 책이 도발적 제목에 비해

내용의 충실도는 그냥 그랬다.

아직 다 못 읽었는데

워낙 이런 류의 책이 그렇지만, 내게 필요한 부분만 잘 활용하면 되니까

정말 도움되는 부분 3가지만 찾아내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 3가지를 찾아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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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어른이 될까요? 토토 생각날개 4
한경심 지음, 이강훈 그림 / 토토북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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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제목에 반했다.

이런 제목은 처음 봤다.

뭐, 장래희망이니 꿈이니 그런 이야기만 숱하게 들었지

'어떤 어른'이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

번듯하고 돈 많이 벌고 존경 받는 어떤 '직업'에 대한 이야기만 마르고 닳도록 들었단 말이다.

그런데

'나는 어떤 어른이 될까요?'라는 제목에 감동하고 말았다.

책 내용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임옥상, 박칼린, 이두호... 아는 이름도 있고 모르는 이름도 있다.

짧은,

현재 진행형의 위인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그 전개 방식이 상투적이지도 않고 입말을 써서 더 다정하고 친근하다.

한경심 선생님은

혹시 자기 아이에게 이 책을 들려 주고 싶었을까?

예전에 채인선 선생님이 '아름다운 가치 사전'을 그렇게 만들었듯이

자기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을 만든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듯 다정하면서

또 이렇듯 반듯하랴.

돈 벌려고 만드는 책이 아니라

자식에게 읽히려고 만드는 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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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서커스,라는 책이 있다.

아빠 파타타의 서커스장에서 아빠의 서커스를 보며 자라는 솔리토라는 꼬마가 있다.

파타타는 어릿광대이고, 당연히

채찍을 들고 사자를 때려가며 훈련을 시킨다.

솔리토는 그 채찍에 신음하는 사자의 울부짖음을 들으며 침묵한다.

파타타는 요란하게 북을 울리며 묘기 연습을 하지만 솔리토는 그냥 달아난다.

솔리토는 새들을 좋아한다.

새들과 함께 있고 새들과 놀고 새들과 자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솔리토는 문득 묘기를 부려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팔을 들어올리고, 손가락으로 딱딱 소리를 내었더니

갑자기 수백 마리의 새가 모여들었다.

새들이 힘을 모아 서커스 천막을 들어올렸지.

아빠가 한 번도 못 해본, 그런 묘기를, 솔리토가..

솔리토는 처음으로 말을 한다.

좋아, 새들아 잘했어..

관계란, 억압과 통제가 아니라 자유로운 믿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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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준 선물 마음이 자라는 나무 5
유모토 카즈미 지음, 이선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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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치료 과제 중에서

나는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조원들과 함께 자료 분석 및 토의를 하게 되었다.

연령별 도서 자료를 구하고

 그 중 몇 권을 읽고, 또 분석하고....

’여름이 준 선물’은 청소년 대상의 ’삶과 죽음’에 대한 토의가 가능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읽어보니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살짝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련된 문체의 책이다.

처음부터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지만 읽다보니 가속도가 붙는다고나 할까.

 

서로 다른 세 친구-류,모리,하라-가,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아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의,

생각과 행동이 많아지는 시기에

문득 겪게 된 누군가의 죽음을 계기로 ’죽음’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실험이라도 하듯, 동네에 사는 늙은 할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보기로 약속한다.

곧 죽을거라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셋이 같이 또는 교대로 늘 담 밑에 숨어서 집 안을 살핀다.

그 죽어간다는 할아버지의 생활은 단조롭고 폐쇄적이고 은둔자적이다.

그저 지켜보던 아이들은 어느덧 그 할아버지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아빠가 생선 장사를 하는 하라가 회 한 접시를 할아버지 집 문 앞에 두면서 부터..

할아버지가 워낙 혼자 숨어살다시피 하니 집 앞에는 쓰레기가 쌓였다.

그 쓰레기 사이에서 담 너머를 엿보려니 냄새 때문에 힘들다는 미명하에

세 친구는 쓰레기를 몇 날 며칠 치우게 된다.

당연히 비밀스러운 관찰의 시간 종료,

할아버지와 세 아이들의 줄다리기 시작.

관찰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할아버지는 귀찮은 존재를 의식하게 된다.

그 귀찮은 존재의 의식이라는 것 자체가

일면, 할아버지에게 삶의 이유가 되어가고...

금방 죽을 것 같던 할아버지는 오히려 생기가 생긴다.

급기야 구경꾼이 생기고,

뜻하지 않게 한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게 된 할아버지와 세 아이들.

이제, 넷은 작은 가족이 된다.

어떤 이유인지 세 아이는 모두 부모와의 관계가 소원한 편인데

할아버지로 인해 부모의 울타리, 세대간의 정서라는 것을 알게 되고

오랜 시간 홀로 산 할아버지는 자기만의 동굴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된다.

아이들이 캠프를 떠난 동안,

할아버지는 예정된 시간을 조금 넘겼지만 피하지는 못한 죽음,을 맞게 되고

아이들은...

자기들의 원래 보고자 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죽음을 보게 된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로 인한 슬픔과 한편 소망.

늘 막연하고 두렵고 어설프고 뿌옇기만 하던 죽음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하라가 정답을 이야기하네.

나는 더 이상 저세상이 무섭지 않아. 거긴 내가 아는 사람이 하나 있거든.

죽음이란 곧 이별이지만

이별이 두려워 관계맺기를 거부할 수는 없는 일.

저세상에도  친구가 있으면 든든하겠네.

 

일본이 우리 나라보다 아동 문학이 발달하기도 했고,

그만큼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들이 선보이기도 했다.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이만한 깊이와  무게를 가진 책들이 잘 안 보이더라고.

앞으로 다양한 책들을 우리 서점에서 찾아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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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만의 규칙 생각하는 책이 좋아 1
신시아 로드 지음, 김영선 옮김, 최정인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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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그림이 탁월하면 글도 탁월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누가 그렇게 가르쳤냐고? 아무도 안 가르쳤다.

그림을 좋아하다 보니, 그림에 먼저 눈길이 가고

그래서 고른 책들은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림을 그렇게 정성스럽게 그린 책이라면

글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이 책도 그렇다.

비록 글은 미국 작가(신시아 로드)가 썼고 그림은 한국 작가(최정인)가 그렸지만

이렇게 고운 그림이라면,

그렇게 그려줄 가치가 있는 글이었을 것이다.

바리 공주도 그랬다.

최정인 작가의 그림이 너무 인상적이라

계속 바라보다가 어느날 질렀지.

그림 못지 않게 글이 훌륭했다.

두루두루 그림책의 차원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이 책 ’우리들만의 규칙’도

계속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다.

장애 동생을 가진 누나의 이야기가 물론 마음을 끌었고...

드디어, 금액을 맞춘다는 미명하에 이 책을 샀다. 그리고, 수업하는 틈틈이 읽었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마음이 저리고, 애틋한 마음은

작가의 힘일 것이다.

캐서린이라는 평범한 열 두 살 짜리 소녀에게

장애인을 향한 편견과 차별과 선입견에 당당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지겠지.

 부모님은 모든 관심과 촛점이 동생에게 맞춰져 있고

캐서린에게도 동생에게 더 관대하고 완벽하기를 요구한다.

고맙게도 캐서린은 동생 데이비드때문에 힘들어하기는 하지만

데이비드를 미워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데이비드를 놀리는 아이와 맞서 싸우다 벌을 받기도 한다.

충분히 좋은 누나다.

동생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슬퍼하고 절망하고 그리고 웃고...

엄마 못지 않게 훌륭한 보호자다.

오히려 아빠는 방관자에 도피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캐서린은

자신을 위해서도 그림을 그리지만 친구를 위해서도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동생을 위해 소소한 규칙들을 일일이 쓰고 되뇌어준다.

그 규칙들이,

삶의 성찰이 가득한 내용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좋은 누나, 그 수준을 뛰어 넘는다.

제이슨이라는 친구를 만나면서이다.

언어와 신체 장애가 있지만 충분히 이야기가 통하는 제이슨 덕분에.

친한 친구에게 제이슨을 소개하기를 꺼리고 부끄러워하다가

그 마음을 뛰어넘으려고 애쓰는, 그리고 기어이 뛰어넘는 캐서린이 정말 대견하다.

당연히 부끄럽지. 나도 부끄러울 것 같다.

부끄럽지 않다면 거짓말일 거다. 부끄럽지 않은 척 하는 거겠지.

부끄럽다가, 어느 순간 그걸 뛰어 넘는 건데

그 순간이 긴가 짧은가가 문제가 되겠다.

우리 캐서린, 의젓하게도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런 친구가 많다면,

편견이나 차별이라는 말이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그런 친구가 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마음이 무겁고 두렵다.

 

신시아 로드는

그녀 자신, 자폐아의 어머니로

책 구석구석에서 경험자가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아프고 저릿저릿한 표현들이 숨어있다.

자고 있을 때, 머릿 속에 손가락을 넣어 자폐를 끄집어 내고 싶다던가

잠에서 깨어 데이비드가, 누나 내가 뭘 하고 있지, 물었으면 좋겠다던가

겉은 빨간 사과가 속은 썩은 것처럼 데이비드 머릿속이 엉망이라던가....

첫 소설로 뉴베리 아너 수상자가 되었다는 것이

그녀에게 부담이나 명예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단지,

더 많은 사람들이 그 타이틀로 인하여  이 책을 읽고 생각하고 깨닫는 것

그것이 더 큰 기쁨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 때문에 아놀드 로벨의 '개구리와 두꺼비가 함께'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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