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서커스,라는 책이 있다.
아빠 파타타의 서커스장에서 아빠의 서커스를 보며 자라는 솔리토라는 꼬마가 있다.
파타타는 어릿광대이고, 당연히
채찍을 들고 사자를 때려가며 훈련을 시킨다.
솔리토는 그 채찍에 신음하는 사자의 울부짖음을 들으며 침묵한다.
파타타는 요란하게 북을 울리며 묘기 연습을 하지만 솔리토는 그냥 달아난다.
솔리토는 새들을 좋아한다.
새들과 함께 있고 새들과 놀고 새들과 자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솔리토는 문득 묘기를 부려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팔을 들어올리고, 손가락으로 딱딱 소리를 내었더니
갑자기 수백 마리의 새가 모여들었다.
새들이 힘을 모아 서커스 천막을 들어올렸지.
아빠가 한 번도 못 해본, 그런 묘기를, 솔리토가..
솔리토는 처음으로 말을 한다.
좋아, 새들아 잘했어..
관계란, 억압과 통제가 아니라 자유로운 믿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