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간의 기적 여자 운동 편 - 하루 30분, 40일 만에 완성되는 슬림&탄탄 명품 바디 8주간의 기적
조명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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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간의 기적 (여자 운동 편)

조명기 / 위즈덤하우스

@wisdomhouse_official

뜨거운 여름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탄탄한 몸매와 슬림 함은 남녀노소 누구나 기대하는 바 일 것이다. 코로나로 갇혀있다 규제가 풀린 올해부터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바다로 산으로 휴양지를 찾을 일인데 자신의 의지와 몸이 따로 노는 경험에 이만저만 속상한 게 아니다. 살이 찐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비쩍 말라 근육 하나 없는 몸도 매한가지이다.


비싼 PT는 부담스럽고 믿고 따라 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명품 몸매가 될 수 있는 획기적인 몸만들기 책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출렁이는 체지방 대신 근육을, 밋밋한 몸을 군살 없이 볼륨 있게 만들 수 있는 체계적인 운동법이 8주간 매번 다른 운동법으로 요일별 상세히 책 속에 소개되고 있다.




더 글로리에 나왔던 정성일 배우가 무명시절 돈이 없어 혼자 [8주간의 기적 근육의 부활] 책을 통해 몸을 만들었다는 인터뷰에 쉴 새 없이 작가에게 문의가 쇄도했고 열화와 같은 요청에 의해 여성들이 책 한 권을 통해 몸을 만들 수 있는 기적의 다이어트 교본이 출간된 것이다.


"이번엔 진짜 다이어트한다!"

매번 진짜를 강조하며 조급한 마음에 약을 먹고 굶기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요요의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을 수없이 경험한다. 당연히 건강이 나빠지고 탈모와 체력 저하 등 건강만 나빠진다.





-두 번째 굶거나 칼로리를 제한하지 않는 8주간 식단이 정리되어 있어 참고하며 매일매일 실천한다면 놀라운 기적을 만날 수 있음을 약속한다.



8 주간 주 5회 기적의 40일!

40일 실천으로 내 몸 안에 존재하는 불필요한 지방과 붓기를 이번 기회에 싹 ~~~한번 몰아내보자!!!

🧘‍♀️🤸‍♀️🏋🏃‍♀️🧍‍♀️



출판사 지원 서평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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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0
오라시오 키로가 지음, 엄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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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오라시오 기로카 / 문학동네


[작가소개]


모파상, 안톤 체호프와 더불어 근대 단편 소설의 고전으로 평가 받는 '오라시오 키로가' 는 우루과이 출신으로 이 책은 그의 단편 18편이 실려있다. 도서관에서 처음 책을 만났을 때 일본 작가인가? 라는 허술함도 나에게 있었고 실상 잘 모르는 작가 인지라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스릴러 또는 공포인가? 생각도 했다.


그의 작품 속 이야기는 죽음과 공포가 주를 이루지만 단지 추상적인 공포 소설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다. 인간의 고독과 외로움, 자연 재해, 뱀, 벌 등의 가면을 쓴 죽음의 강박이 시종일관 그의 작품 속에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작가의 어린 시절 가족이 보는 앞에서 총기 오발 사고로 부친이 목숨을 잃었고 이후 어머니와 재혼한 의붓아버지도 키로가가 보는 앞에서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후 자신의 잘못된 총기 오발 사고로 친구가 목숨을 잃고 부모의 반대를 물리치고 결혼한 아내가 음독 자살 한다.이후 위암 판정을 받자 작가인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참 기구한 운명이다.



[스포 없는 책 소개]


사랑-광기-죽음은 그의 작품 속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들이다. 이룰 수 없는 불가능한 사랑은 과거에 파묻혀 어긋난 사랑으로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물질적 욕망에 불타올라 끝없이 남편을 득달하다 결국 안타까운 최후를 맞는 아내의 이야기 [엘 솔리타리오]와 [사랑의 계절]은 사계 교향곡에 맞춘 4개의 단락 속 이야기가 신선하게 와 닿았다. 결국 한 때의 사랑이고 본질적으로 불가능한 것임을 작가의 경험을 예로 만들어져 더 의미 있게 읽었다.

광기는 [목잘린 닭]이라는 작품이 단연 압권이었다. 유전과 환경이 인간의 삶을 결정하고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가 환경에 의해 점점 변해가는 모습에서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자녀 4명이 모두 열병으로 백치가 되어 온종일 멍하니 쳐다보는 집 정원의 벽돌담이 존재한다. 이 벽돌담은 인간의 삶과 인식을 제약하는 경계를 상징하기도 한다. 담 너머의 삶이 아이들의 경계밖의 삶이듯 불안함이 시종일관 지배하기도 했다.

죽음은 단순히 비극적인 요소를 담기보다 사랑광광기가 뒤섞인 서사속에서 드러나며 이는 삶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관문이기도 해 두렵기까지 했다. [표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 속 인물의 내면세계에 초점을 맞추어 인간에게 주어진 현실을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그사이 그들의 가슴에 켜켜이 쌓인 응어리가 얼마나 팽팽하게 부풀어올랐던지 살짝만 건드려도 분노와 한이 쏟아졌다. 처음 가시 돋힌 말을 주고 받은 후로 그들 사이에는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 싹 사라져 버렸다.

목 잘린 닭 ( page79)



오라시오 키로가의 작품 속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의 근본적 필요 조건들을 붕괴 시킨 내용이 다수이다. 사랑-광기-죽음의 주제를 통해 현실에서 부딪히는 삶의 질서 파괴와 인물들의 심리적인 내면세계를 그대로 보여주어 작가의 삶의 궤적과도 닮아 있음을 읽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책을 만나 처음 알게 된 우루과이 작가 오라시오 키로가의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의 한 면을 힘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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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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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문학동네

체코의 국민작가인 보후밀 흐라발, 솔직히 프란츠 카프카와 밀란 쿤데라만 알고 있었던 나에게 그는 조금 생소한 작가였다. 온갖 직업을 전전했던 그는 마흔아홉이라는 늦은 나이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정부의 지나친 감시와 검열 속에서도 그는 다른 작가처럼 조국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남아 수많은 규제와 박해 속에서도 자신만의 글을 썼다.






프라하의 밑바닥, 지하공간에서 35년간 폐지를 압축해 온 '한타'가 있다. 그는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어두운 지하 작업실에서 하루 종일 폐지를 압축하는 일, 그는 이곳에서 칸트, 헤겔, 카뮈, 사르트르, 쇼펜하우어, 예수와 장자를 만나 자신이 예견치 못했던 교양과 지식을 쌓아 나간다. 가끔은 폐지 더미 속에서 그의 눈을 뻔쩍 뜨이게 하는 귀한 책이 빛을 발하며 나올 때가 있다. 도살장의 고기를 포장했던 피 묻은 종이 사이로 달려든 파리떼와 지하실에서 그와 함께 동고동락한 쥐의 가족들도 가끔 폐지 더미와 더불어 피를 토하며 압축되기도 한다.


밀려드는 폐지 더미 속에서 희귀한 책의 등짝이 빛을 뿜어낼 때도 있다. 공장지대를 흐르는 혼탁한 강물 속에서 반짝이는 아름다운 물고기 같달까? 나는 부신 눈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렸다가 그 책을 건져 앞치마로 닦는다. 그런 다음 책을 펼쳐 글의 향기를 들이 마신 뒤 첫 문장에 시선을 박고 호메로스풍의 예언을 읽듯 문장을 읽는다.page 14



책을 사랑하는 그는 이곳에서 얻은 귀한 책들을 집으로 가져가 구석구석 탑을 쌓아두고 보관한다. 더 이상 책을 쌓을수가 없게되자 선반을 만들어 침대 위로 차곡차곡 쌓기 시작한다. 쥐들이 책을 조금씩 갉아먹어 균형이 무너진다면 결국 그는 책에 깔려 최후를 맞이 할 것이다. 매일 밤 그는 책더미에 깔려 죽는 꿈을 꾸기도 한다.


한때 그에게도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만차'라는 이름의 그녀는 그와 만날 때 마다 웃기게도 똥과 더불어 소소한 에피소드를 일으킨다. 참으로 그녀가 의도하지 않았으나 일어난 일들이라 웃프기까지 했다. 이 에피소드는 꼭 직접 읽었으면 한다. 만차는 사랑과 의지만으로 자신의 집을 갖게 된다. 만차의 삶은 그녀의 집에 그대로 녹아 들어있고 책을 혐오한 그녀는 스스로 상상도 하지 않은 무언가가 되어 있었다. 그토록 책에 둘러 싸여 책에게 쉴새없이 구애하며 갈구했던 '한탸'는 단 한줄의 메세지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책이 '한탸'에게 맞설 뿐이었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사고하는 인간 역시 인간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것도 안다.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고라는 행위 자체가 상식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삶이 영원할줄 알았던 그는 돈키호테처럼 또다른 기회를 찾기보다 고독속으로 자신을 더욱 밀어 넣는다. 결국 산업화에 밀려 35년간을 폐지 더미 속에서 선물처럼 책을 발견하는 기쁨마저 잃어버린채 한타역시 비인간적인 백색 꾸러미들을 만들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인간으로서 생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과 실존의 괴리가 그를 뒤흔들어 놓는다. 전쟁과 폭력, 발전해 나가는 산업화에 따른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폭로하고 현대적 시설에 밀려나는 노동의 상황도 보여준다. AI에 밀려 사라지는 직업과 실직에 힘들어 하는 현재의 모습과 다를바가 없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그의 감정상태를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혼자 폐지를 압축하며 일하고 있지만 그의 머리 속은 복잡하다. 절망적이고 시끄러우며 고독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실존적인 해방을 꿈꾸고 있다.


짧은 그의 단편에서 반복되는 문장, 삼십오년간 폐지를 압축하는 일을 했다는 것과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는 표현이다. 왠지 작가의 삶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짧은 소설 속에서 많은 생각을 부여하는 보후밀 흐라발의 단편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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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식당, 추억을 요리합니다 고양이 식당
다카하시 유타 지음, 윤은혜 옮김 / 빈페이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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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식당, 추억을 요리합니다.

다카하시 유타 / 빈페이지

누구에게나 이별의 아픔과 아련한 추억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한 번만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쑥스러워 입 밖

으로 꺼내지 못했던 말을 꼭 전하고 싶다는 후회를 합니다. 불가능한 일일까요? 이 곳 고양이 식당에서는 가능합니다.



고토코는 횡단보도로 돌진하는 차에 오빠를 잃습니다. 그 이유가 자신을 살리기 위해 오빠가 온 힘을 다해 구해내고 고토코 대신 차에 부딪혔기 때문이라 더욱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픕니다. 자신 대신에 희생한 천사같은 오빠를 고토코는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답니다. 오빠의 극단 단장인 구마가이로부터 추억밥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고토코는 고양이 식당을 찾습니다. 이 곳에서 아름다운 청년 후쿠치 가이를 만나게 되고 추억밥상을 만나게 됩니다.



고양이 식당의 추억밥상을 먹으면

소중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해.

추억이 살아난다고.

page33



이 곳에서 만난 고양이 '꼬마'는 신기하게도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아이 같습니다. 갈색 얼룩 무늬의 귀여운 고양이 꼬마는 고양이 식당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마치 사람의 기분을 읽어내는듯 방문객들의 감정에 따라 위로할 줄도 아는 것 같습니다. 후쿠치 가이가 차려낸 따뜻한 음식을 먹다보면 어느새 그리워 하던 사람의 영혼을 만나게 됩니다. 단 음식이 식으면 사라지고 다시는 만날 수 없습니다. 영혼들은 제사에 차려진 음식을 먹는게 아니라 냄새만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음식이 식으면 냄새가 함께 사라져 영혼도 같이 사라지나 봅니다. 오빠가 좋아하던 쥐노래미 조림을 앞에 두고 고토코는 무거웠던 마음을 꺼냅니다. 오빠는 오히려 고토코를 위로하며 한가지 부탁을 하고 가는데 고토코는 오빠의 부탁을 들어줄까요?



이야기는 다시 연결되어 초등 5학년인 하시코토 다이지의 사연이 두번째로 소개됩니다. 다이지는 부모님의 자랑입니다.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고 자신이 정한 목표도 있어 확실한 모범생이죠.^^ 이 학원에 나카자토 후미카라는 여자아이가 새로 들어옵니다. 크게 경쟁 상대가 없어 아쉬운차 후미카는 다이지와 견줄 만큼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습니다. 우연히 공원에서 만나 후미카에게 달걀 샌드위치를 얻어먹고 다이지와 후미카는 친구가 됩니다. ..이후 작은 오해가 생기게 되죠. 이야기는 연결되어 있어 이후 후미카는 고토코로부터 고양이 식당을 소개 받습니다. 후미카가 고양이 식당에 가야할 이유가 뭔지 누구를 만나야 할 이유가 있었던 건지 궁금해 집니다.


그렇다면 고양이 식당의 주인인 청년 후쿠치 가이는 어쩌다가 이런 식당을 하게 되었을까요? 이야기는 공통적 주제가 들어 있습니다. 차마 못다한 말과 추억이 담긴 음식이 이야기를 이끕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고 슬픔과 후회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단 한 번의 희망을 주는 신비로운 고양이 식당, 그 곳에서 죽은 이와 추억이 담긴 음식을 먹으면 신비한 일이 일어납니다. 후쿠치 가이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신 또한 고양이 식당의 손님이 되어 추억의 음식을 먹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봅니다.


말할 수 없이 좋았다. 잠들어 있어도 상관 없었다.

함께 있는것만으로도 만족했다.

page215




각자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을 만나러 찾게 되는 고양이 식당,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평소 좋아했던 음식을 먹고 가슴속에 남겨둔 못다한 말을 전하고 상처를 치유해 나갑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기억을 가지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서 인생은 어딘가에서부터 서로서로 연결되어 돌고 돌며 죽음은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찾아온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고양이 식당에서 추억의 요리를 먹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만나 못다한 말을 전하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나보았습니다.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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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 도쿄, 불타오르다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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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오승호(고 가쓰히로) / 블루홀6



블루홀 식스의 미스터리 걸작들은 책을 읽으면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준다. 이 책의 작가인 오승호는 제일교포 3세로 현재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추리소설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 폭탄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초침소리가 들리며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긴장과 긴박감으로 책을 읽는 내내 독자들을 쥐고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스즈키 다고사쿠는 평범한 듯 특별한 캐릭터이다. 한마디로 이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빌런 이기도 하다. 뭔가 잽싸고 날렵하며 예리하고 명석할 듯한 미스터리의 빌런 역을 확 깨트리고 밤톨 같은 더부룩한 머리에 퉁퉁한 몸, 축 늘어진 볼과 술배가 툭 튀어나온 전형적인 중년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 이 단어에 대해 살짝 지식이 필요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급부상한 신조어 중 무적의 사람(無敵の人) 즉 돌봐줄 가족이나 친척, 친구도 한 명 없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가 부각된다고 한다. 그들이 저지르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고 자신들은 어떻게 되든 잃을게 없다는 될대로 되라는 마인드를 가진 세상 겁날게 없는 사람들을 뜻한다.



스포 없는 줄거리


이 특별할 것도 없는 어수룩한 스즈키가 술에 취해 주류 판매점 자판기를 발로 차고 이를 말리는 직원을 폭행해 현장에서 체포 당한다. 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난데없이 폭발을 예언하고 경찰은 당연히 술주정뱅이의 허언 정도로 이 문제를 치부하고 만다. 실제로 폭발이 스즈키의 예언대로 일어나자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특히 스즈키는 외모와는 다르게 마치 자신이 게임의 진행자라도 된듯 사람들의 심리를 조정하며 행동한다. 의외로 그에게는 민감한 사회문제를 다른 사람이 만들어 둔 양식에 슬쩍 올라타 그럴싸한 논리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능력이 있었다. 스즈키와 맞서는 도도로키, 기요미야, 루이케, 쓰루코 등은 현대를 살아가는 지극히 보통의 사람들이었다. 절대악과 싸우며 자신을 희생해 끝까지 물리치는 기존의 선과 정의의 캐릭터는 아니라는 말이다. 스즈키를 심문하는 경찰들은 끊임없이 그의 논리에 흔들리고 농락 당하며 선악의 경계에서 마구 혼란스럽기 시작한다. 앞으로 일어날 총 3회의 폭발을 예언하며 폭탄에 대한 힌트와 퀴즈를 제시해 경찰서 조사관들을 은근 자신이 만든 테두리 속 게임으로 끌어들인다. 과연 이 예언된 폭발을 막을 수 있을까?




나의 독후감상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인간, 그런 인간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쓰레기, 늘 피해자 행세를 하는 추남 추녀, 물과 평화와 기초 생계 급여는 공짜라고 믿는 낙천주의자, 거드름을 피우는 비평가, 냉소주의자, 케이크 사진을 일일이 찍어 대는 한가한 인간, 사치스러운 교주와 그들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데 여념이 없는 신자들, 환경 운동가, 채식주의자, 억지 가사밖에 쓸 줄 모르는 래퍼, 영화나 소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나르시시스트, 제 자식밖에 모르는 팔불출 부모, 그런 부모가 다 해 줄 거라고 믿는 마마보이, 마마걸, 인간보다 개, 고양이를 더 좋아하는 녀석들. 그들 모두를 평등하게 죽일 것입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p372)



스즈키 다고사쿠가 입으로 꺼내는 문장이 독자가 읽어도 왠지 진실처럼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나 비정상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는 소설 속 경찰관들과 책을 읽는 독자들의 가치관을 마구 잡고 흔든다. 마치 자신이 정의로운 척 그럴싸한 이치로 현혹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표면만 흝는 해석, 왠지 모르게 기발한 듯한 설명, 안전한 논리의 미니어처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며 경찰들을 싸잡아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끊임없는 자기비하 발언으로 낮은 자존감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관심 받고 싶어한다. 작은 체구에서 온 몸의 털이 주뼛 설 정도의 강렬한 기운을 발산하며 당장 죽이고 싶을 정도로 경찰들의 이성을 잃게도 한다.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인 경찰들 안에도 스즈키와 비슷한 파괴의 충동과 욕망이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제한된 시간을 앞에 두고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스즈키의 대사를 읽다보면 이 인간 천재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현대인들이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하는 시대적 군상들을 스즈키는 슬그머니 악용하고 있다. 지금의 시대가 만들어 둔 괴물같은 인간상인 스즈키 다고사쿠를 통해 절대악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보여주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작가 오승호의 폭탄은 재미와 더불어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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