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이 뒤집혀 있어도 세상은 돌아갈 테니까
쓰보우치 지음, 김윤수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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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이 뒤집혀 있어도 세상은 돌아갈 테니까

글. 그림: 쓰보우치 / 문학수첩

\책 소개


수십만 일본 트위터리안의 마음을 사로잡은 쓰보우치의 유쾌한 일상 만화, 양말이 뒤집혀 있어도...는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일상의 이야기이다.


일본의 생활·취미 사이트인 ‘레터스 클럽(Lettuce club)’과 트위터에서 회당 조회 수가 60만이 넘을 정도로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으며 수많은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 쓰보우치의 연재만화 《양말이 뒤집혀 있어도 세상은 돌아갈 테니까》는 가족애와 책임감이 넘쳐 가끔 (사실 자주) 폭발하는 쓰보우치(엄마)와 맹맹해 보이지만 뜻밖의 순간에 치밀해지는 남편 그리고 쪼꼬미 아들내미까지, 3인이 합심해서 꾸려나가는 왁자지껄한 라이프를 담아낸 아주 기분 좋은 일상툰이다.




\이런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잡지에 나오는 것처럼 반듯하게 정돈되고 항상 깔끔한 집, 구김없이 깔끔한 옷… 쓰보우치가 꿈꾸던 삶은 완벽하고 흠잡을 데 없는 정돈된 생활이었다. 그러나 세상 일이 그렇게 쉽게 생각한 대로 되지는 않는다. 집안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본능에 충실한 아들은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어지른다.


사실 쓰보우치는 내가 봐도 살림을 잘 사는 주부는 아니었다. 설거지가 귀찮아 티슈로 그릇을 슥슥 닦고, 열심히 깎은 사과는 언제나 난도질한 모습이다. 맞벌이하면서 육아하고 살림까지 잘 살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음식을 만들 때는 이리저리 벌려놓고 어지르며 하는 타입이고 남편이 잘 하고 있는지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빡! 잔소리는 잘도 한다.



그런데 이 남편 참 신기하다. 천성이 보드라운 사람인지 화도 잘 내지 않고 잘못된 것은 곧바로 사과해 버리는 초긍정 주의자이다. 쓰보우치의 잔소리에 화도 한 번 낼 법한데 늘 아내를 잘 돕는다. 가사를 분담해서 하다 보니 남편이 하는 일이 맞닥스럽지 않아 그걸 또 잔소리한다. 각자가 분담한다면 자신의 일만 신경 쓰면 되는데 쓰보우치는 그게 잘 안된다. 남편이 화내는 것은 딱 한 가지! 포인트를 제때 쓰지 않고 잘 모으지도 않으며 소멸시켜버리는 쓰보우치의 게으름이다.


항상 부족한 자신의 모습도 저자는 “뭐 어때!”라고 외치며 건성건성 생활일지언정 정성스러운 생활 못지않게 행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이 이루어지면서 생활 난이도는 올라갔지만 그런 리얼한 하루하루를 그림으로 그려냈고 독자들은 큰 공감을 하며 쓰보우치는 인기를 실감해낸다.



-나의 생각

왠지 우리의 일상과도 겹치는 쓰보우치네 가족의 일상툰을 보면서 나도 슬금슬금 자신감이 생겨난다. 이 정도의 그림은 나도 그릴 수 있겠다 싶은 게 늘 잘 쓰고 그리려고만 했지. 쓰보우치처럼 내용과 그림 모두에 충실하려는 생각은 못 했다. 무엇이든 진심이 담기면 독자들이 좋아해 준다는 것을 이 일상툰을 읽으며 다시 한번 실감해 본다.



**출판사 지원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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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슈 파랑
기 드 모파상 지음, 송설아 옮김 / 허밍프레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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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슈 파랑

기 드 모파상 / 허밍 프레스

기 드 모파상은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작가로 그의 작품 『여자의 일생』『목걸이』 등은 사실주의 문학의 걸작으로 남아있다. 무슈 파랑은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4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이다. 모파상은 기질이 병약했고 정신분열증을 앓아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정신병원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작가이기도 하다.


소설을 읽을 때 말하는 화자가 어떤 방식으로 사건에 대해 태도나 입장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독자들이 더 집중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다. 무슈 파랑에 실린 총 4편의 단편 사랑, 위송부인의 장미 청년, 테오듈 사보의 고해성사, 무슈 파랑은 화자의 서술 방식이 확연히 높이 드러나 독자로서 작품에 빠져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사랑』은 원시적인 인간 본능과 감각을 가지고 있지만 문명인으로서 이성과 감성으로 절제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말하는 화자인 '나'에 의해 서술된다. 사촌 칼의 집에 들러 함께 오리사냥을 나간 '나'는 사랑에 대한 자신의 모순된 태도를 보인다. 암컷 상오리가 자신의 총에 맞아 죽자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맴돌던 수컷도 결국 총에 맞아 죽는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애통한 부르짖음에 마음이 찢기는 고통을 말하면서도 그는 별 마무리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버린다.



『위송부인의 장미 청년』은 인간이 가지는 감춰진 욕망이 충족되자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져 내리는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인간은 누구나 타락한 욕망을 가지지만 얼마나 절제를 할 수 있는지에 따라 스스로의 삶이 달라진다. 모범적인 청년 이시도르는 마을에서 가장 순수한 청년이었으나 상으로 수여받은 상금으로 감추어 두었던 욕구를 실현하며 급속히 타락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순결을 강요하고 그런 대상을 찾아 모범적이라며 상을 주고 상금을 부여하는 시대적 발상이 웃프기도 했다.


이시도르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먹고 마셔보지 못한 사람처럼 마음껏 들이켰다네! 그는 혀를 즐겁게 하는 좋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면서 음식을 먹고 또 먹었지.

page41_위송 부인의 장미 청년


이시도르의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선과 악의 격렬한 대결, 사탄의 거센 공격과 계략, 소심하고 순결한 마음에 던지는 수많은 유혹을 결국 이시도르는 이겨내지 못한다. 이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다 결국 술로 망친 인생을 '장미 청년'이라고 일컬어 부르는 일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테오돌 사보의 고해성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윤리적 가치와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스스로 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웃픈 이야기였다. 마을의 주임신부와 사이가 좋지 않은 테오돌 사보는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 교회의 보수 문제로 쉽게 놓치고 싶지 않은 공사를 따내기 위해 테오돌 사보는 신부 앞에서 한없이 자신을 낮추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진다. 이 작품은 상당히 풍자적이라 인간 심리의 변화를 조화롭게 글로 드러내주어 흥미로웠다.


마지막으로 『무슈 파랑』은 마치 한 편의 로맨스 치정 극 같은 흔히 말하는 주말드라마 같은 느낌이었다. 파랑에게는 어머니와도 같았던 잔소리 대마왕 가정부 줄리가 부도덕한 아내 앙리에트의 불륜 사실을 파랑에게 모두 까발리며 갈등 상황이 시작된다. 줄리가 드러낸 부분은 아내의 부정에 한 겹 더 얹힌 아들 조르주의 아빠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파랑은 고통받는다. 읽는 독자들의 마음속에도 파랑 때문에 천 불이 난다.


당신이 "선의'라고 일컫는 그의 어리석음이, 당신이 '신뢰' 라도 일컫는 그의 갑갑함이 매 순간 신경을 건드리고, 무엇보다 그가, 당신이 아닌 그가 나의 남편이라서 증오하는 거라고요!

page 105_무슈 파랑


잘못을 저지른 부도덕한 아내는 아주 당당히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노심초사 파랑은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며 숨어서 훌쩍 자란 아들 조르주를 지켜보기도 한다. 과거 자신과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은 사라져 버리고 어엿한 청년이 되어 그토록 사랑을 준 아버지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한 채 어깨를 스친 이상한 남자를 바라본다.


아이의 불쾌한 눈빛에 찔려 상처를 입은 파랑, 과거로 사라져 버린 사랑스러운 아들은 이제 남아있지 않았다. 파랑은 남은 자신의 삶을 더욱 마모시키고, 위축시키고 고갈시킨다. 이십 년의 세월을 카페에 앉아 자신의 인생을 죽이며 살아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자신의 삶이 참담하기까지 하다. 결국 모든 고통은 증오로 변한다. 자신을 버리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 사람을 바라보며 섬뜩한 생각에 잠긴다.



무슈 파랑의 결말은 없다 그저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나름대로 해석하기를 바라는 모파상의 뜻인지도 모르겠다. 살아가면서 인간 군상 속에서 더한 일들도 많이 본다. 파랑의 고지식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 어쩌면 자신에게 잘못하고도 뻔뻔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죄에 대한 벌은 스스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신이 내릴 것이라는 운명론을 생각한 것은 아닐까?


모파상의 사실주의적 소설은 100년도 훌쩍 전에 쓰였으나 현시대의 삶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음을 읽는다. 그때의 사람들도 현재의 사람들도 복잡다난한 삶 속에서 서로에게 죄를 짓고 아프게 하고 때로는 용서하고 산다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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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백석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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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가 시집을 구하지못해 필사까지 해가며 소장한 그의 시를 낱낱이 들여다 보고 싶은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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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 시집 : 건축무한육면각체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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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하기로 이름난 이상의 시를 드디어 탐독해볼 기회가 왔네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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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군주론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9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용준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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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 미래와 사람

단테의 신곡을 제치고 지금까지 가장 많이 번역된 이탈리아 고전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늘 완독하지 못했던 책 중 하나였다. 시카고 플랜의 군주론을 읽으면서 읽기 쉽게 풀어쓴 인문고전임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기존에 집중하지 못했던 책을『군주론』과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가 함께 실려 있어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외교관이자 정치가, 사상가였다. 총 26장으로 구성된 군주론은 신군주를 대상으로 쓰인 권력의 장악과 유지에 대한 지침서로 군주의 능력에 의해 권력이 획득되고 지속된다는 것이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논점이다. 그는 군주론을 통해 통치자인 군주는 목적 성취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도덕적인 측면과의 결부도 거부해야 한다는 목적을 위한 정당화를 일반화하여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반면 근대사회의 주제를 선구적으로 제기해 긍정적인 평가도 함께 받았다.



군주의 통치술

민중이란 다정하게 대해주거나 아니면 철저하게 파멸시켜 버려야 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편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군주가 사용하는 폭력은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행위를 위해 요구되는 것이자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그러므로 군주는 폭력 사용에 능해야만 하고 지나치게 도적적이거나 관대한 군주가 되는 것을 지양했다. 군주는 자비롭고 신의 로우며 공정함을 갖추어야 하나 이 모든 가능성을 지키려 하기보다 필요할 때는 악에 의지하는 법도 알야야 함을 말한다. 지나치게 관대한 군주는 그 행동 때문에 결국 나라가 빈곤해지거나 민중에게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 쉽게 말해서 실컷 퍼주고 민중들에게 선한 군주라 인식되었는데 곳간이 드러나 세금을 거두기 시작하면 나쁜 군주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민중에게 사랑받고 존경을 얻고 싶지 않은 군주가 어디 있을까! 군주의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와 시민들의 '지배받지 않으려는 열망' 그리고 이에 따른 군주가 가지는 '권력과 지위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시민들이 가지는 군주의 '절제되지 않은 폭력 지배에 대한 두려움'등이 평행으로 가고 있음이 보였다.



군주의 처세술


군주란 신의를 지키는 것이 불리할 때 신의를 지킬 필요가 없고 선의를 지켜서도 안된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자신만의 이기심을 추구하는 본성을 가졌기 때문에 군주는 이러한 인간 본성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군주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덕이나 윤리적인 규범에 앞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며 선의를 버리고 악의를 사용해야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명시한다.



군주론은 현대의 윤리적 기준과는 매우 다른 맥락을 이야기한다. 현시대에 맞는 군주는 인간적 가치나 도덕성을 중요시하고 신뢰를 저버리지 않으며 상황을 적절하게 분석할 줄 알고 지혜롭게 전략을 선택하며 윤리적인 부분도 배제할 수 없음을 이해한다. 무엇보다 윤리적인 가치에 기반을 두고 대처해야 하며 현명한 신하들을 가려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함을 읽었다.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시카고 플랜 시리즈는 쉽게 풀어써 둔 책이라 몇 번을 고전했던 완독에 다다를 수 있게 해주었다. 군주론이 한정되게 정치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 책은 리더의 덕목으로 이해할 수도 있어 현시대의 기준에 맞게 해석하며 자신만의 삶의 가치관으로 삼는다면 복잡한 인간 군상 속에서 이 책을 통해 지혜로운 혜안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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