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책속에 나오는 사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선천적으로 또는 후천적으로 처해진 환경에 인해서 정상적으로 공감능력이 발달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아이들의 문제점을 찾아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저하 된 공감 능력을 일반인의 것과 동일하게 끌어올리려 노력하는 과정 등을 담아낸 책이다.
어떠한 사례들이 있는지 차례로 살펴보자면
1장 아기를 관찰하는 시간-공감의 뿌리를 찾아서
2장 얼굴에 털모반이 있는 아이 - 눈맟춤으로 시작되는 인간관계
3장 나에게만 사랑을 주세요 - 개별적인 돌봄의 부재
4장 세상은 내게 너무 강렬해요 - 자폐 아동의 공감 능력
5장 진실을 말하지 않는 형제들 - 공감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사회적 맥락
6장 매력적인 소시오패스 - 반복적인 애착 박탈이 가져온 잔인성
7장 회복력 -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공감하는 존재로
8장 무리에 속하고 싶었던 카멜레온 소녀 - 공감 능력을 마비시키는 또래 집단의 압력
9장 갱단에서 자라난 아이 - 잔인한 세상에 뇌가 적응하는 방식
10장 스크린 마더 - TV 시청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11장 어서 커서 ‘다윗의 신부’가 될래요 - 불평등한 약자가 받는 스트레스
12장 아이슬란드의 행복한 아이들 - 공감 능력을 키워 주는 사회
13장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 공감 결핍의 시대를 건너는 방법
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현재 육아를 경험하고 있으므로 소개 된 사례에 나오는 것들이 모두 대수롭게 여겨지지만은 않았다.
내가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환경이나 작은 말, 행동들이 모여 한 아이가 성장하고 발달하는데 작게 또는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은 해왔지만 이렇게 객관적인 근거들을 토대로 한 사례들을 접하니 엄마의 자리에서 더욱 현명하게 아이들을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장에서 다룬 얼굴에 털모반이 있는 아이 제레미는 태어나면서부터 오른쪽 뺨에 시커먼 털이 가득한 커다란 점이 나 있었고 그것을 본 엄마 안젤라는 아들이 겪게 될 힘든 일들을 자신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사랑하여야겠다고 결심하고 전적으로 아기 중심의 생활을 하게 되고 남편과는 사이가 멀어지고 제레미는 더욱 통제할 수 없는 아이가 되었다.
왜일까?
아들이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장난감이 부서진다던지 하는 사소한 것들...) 당연히 그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 줘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잠시 의문을 가지며 읽어나가다가 나는 무릎을 탁 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실제로 행동하진 않았지만 내 입에서 작게 “아~”하고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유인 즉슨
[p.56 안젤라가 해 온 집요한 아기 중심의 생활은 숭고한 동기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제레미의 스트레스 반응 체제를 자극하지 못해서, 정상적인 발달이 지체되고 엄마에게만 전적으로 의존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어떤 아이든 양육자와의 일시적 분리에 따른 좌절과 무시의 경험이 있어야 스트레스 처리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제레미의 경우 작고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와 따뜻한 돌봄을 번갈아 제공하는 교육이 결핍되었고, 이로 인해 더 큰 스트레스와 분리 상황의 통제 능력도 발달하지 못했다. 안젤라는 언제나 제레미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애썼다. 그 결과 제레미의 스트레스 반응 체제는 낮은 수준의 좌절도 견딜 수 없게 되었고, 유아기의 자기 통제도 배우지 못했다........자기 통제가 되지 않으면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도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
첫째만 육아를 할 때 당시 아빠는 해외에서 근무했으므로 나는 첫째에게 아빠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 하려 안젤라처럼 많은 시간 아기만을 바라보며, 어떤 장애물이 있을 때 첫째가 그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이전에 내가 그 장애물을 제거 했었고 그것이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했었다.
적당하고 통제 가능한 스트레스에 노출시키는 연습을 별로 할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매일 나와 꼭 붙어 생활하던 첫째에게 크나큰 변화가 생겼다.
동생들이 생기고 심지어 한명이 아닌 두명이 동시에 생긴 것이다.(쌍둥이)
나와 떨어진 적이 없던 첫째는 내가 출산을 위해 입원을 하고 조리원에서 몇주간을 생활 할 당시에 엄청나게 힘들어 했었다.
그것은 물론 이 세상에 모든 첫째들이 겪어야할 힘든 일이었겠지만 내가 보기에 그보다 더 힘들어 했었고 동생들을 데리고 집으로 갔을 때부터 지금까지 동생들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엄청나게 느렸다.
애써 외면하려 했고 자신은 형이 아니고 동생들은 없다고 이야기 하곤 했고 쌍둥이들의 첫돌이 다가올 때쯤에야 동생들과 조금씩이나마 어울리며 존재를 인정하는 것 같았다.(불과 얼마전... )
나의 경험은 안젤라와 제레미가 처한 상황과는 다르지만 나 역시 아이에게 적당한 스트레스에 노출시킴으로써 아이의 스트레스 체계를 튼튼히 하는 연습을 시키지 않았으므로 첫째가 아주 작은 스트레스도 견디지 못했던 것 같아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은 노출시키려 애쓰지 않아도 반복되는 스트레스, 엄마와의 분리다음에 오는 따뜻한 돌봄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노출되지만...(그럼 이때까지 내가 했던 걱정은 좀 안심해도 되는것인가, 나는 아이에게 스트레스 체계를 튼튼히 하는 연습을 시키고 있다고 생각을.... 하하하.)
어쨌든 이 장을 통해 아이에게 견딜 수 있는 작은 스트레스는 오히려 아이를 더 강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작은 스트레스(자극) 뒤에는 꼭 따뜻한 사랑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지나친 공감이 일으키는 역효과” 역시 평상시 아이를 돌보면서 내가 겪은 것들을 객관적인 실험을 결과를 예로 들어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보았다.
tv시청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도 요즘 내가 고민하는 부분이라 집중해서 보았는데 올해 네 살인 첫째에게 요즘은 tv를 하루에 통틀어 30분에서 1시간정도 보여주는데 문제는 이제 막 돌이 지난 쌍둥이까지 같이 노출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잘 보여 주지 않으려 하지만 이게 또 현실적으로 힘든 것이 혼자서 셋을 보다 보면 아이들끼리 놀게 두고 집안일을 해야 할 때가 많은데 첫째는 내가 집안일로 자기와 놀아주지 못하는 것을 좀 힘들어해서 가끔 좋아하는 만화(아빠 사랑해요)를 틀어주고 빨리 집안일을 처리 하는 일이 자주 발생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쌍둥이들은 집중해서 tv를 보지 않는다 하여도 어느 정도 노출이 되고 그로 인해 좋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임을 알기에 고민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고 나선 내가 tv를 틀어주고 집안일을 하는 것이 나에겐 무척 편하긴 하지만 앞으론 좀 자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맘속 깊숙히 하고만 있었지만 그 생각을 이제 끄집어 내야겠다고 다짐했다.
책의 구성이 사례를 소개하고 그에 관련된 뒷받침되는 실험이나 이론 등을 배치해주어서 복잡한 뇌의 발달 과정과 어떤 일들이 뇌에 미치는 영향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을 받고 한권을 다 읽기까지 사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어 힘들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책읽기에 이해보단 속도에 치우친 것도 사실이나 분명한 것은 지금 육아를 경험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임에는 분명하다.
책에 실린 사례 중에 모두 흥미로웠지만 나의 흥미를 가장 끌었던 것은 4장 세상은 내게 너무 강렬해요 - 자폐 아동의 공감 능력 이었는데 거기에 대해선 할 말은 많은데 지금 시간은 허락하지 않으므로 다시 한 번 그 장에 대해 포스팅 해보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서 줄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