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일약국 갑시다 - 나는 4.5평 가게에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배웠다!, 개정판
김성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육일약국 갑시다''라는 책 제목은 일단 머리속에 육일약국이 과연 어떤 약국인가에 대한 궁금증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 책제목만 보더라도 저자 김성오씨는 마케팅의 귀재, 아이디어 창고라는 느낌이 드는데 책을 다 읽고 나면 그가 삶과 사람을 얼마나 겸손한 태도로 사랑하고 끈질기게 노력하는 분인가를 알게 된다!

김성오 사장은 1958년 마산 출생으로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600만원의 빚을 얻어 마산에서도 변두리 지역인 교방동에 4.5평의 약국을 개업한다. 그는 약국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택시를 탈 때마다 무조건 "육일약국 갑시다!"를 외친다.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도 15분정도를 올라가야하는 곳에 처음 개업한 육일약국을 택시기사들이 알고 있을리 없지만, 그는 3년여동안을 택시기사들에게 길 안내를 해가면서 늘 육일약국을 행선지로 말했다. 그 결과 택시기사들 사이에 육일 약국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그의 약국은 마산시민들에게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작은 약국을 운영하면서 그는 약국을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늘 고민한다. 컴컴한 밤에 멀리서도 육일약국이 빛나 보이도록 조명을 잔뜩 설치하거나 밤에도 간판을 끄지 않기, 좁은 약국이 넓어 보이도록 유리문 설치하기, 심지어는 80년대에는 호텔에나 설치되어 있던 자동문을 그 작은 약국에 설치해서 마산의 명물로 만들기도 했다. 한마디로 하드웨어 투자에 남들이 뭐라하든, 확신만 있다면 무조건 투자하고 보는것이었는데 이는 늘 매출증가로 이어지곤 했으니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한 발 앞서 걸어간 그의 안목에 감탄할 수 밖에....

 

그런데 그의 진가는 남들은 생각도 못하는 아이디어로 약국 이름을 알리는 발상의 전환에 있는것이 아니다. 바로 "사람"을 중시하는 그의 인간성에 있다. 그렇게 자신의 돈을 들인 육일약국에 어느 누가 어떤 목적으로 오던지간에 그는 늘 손님을 섬긴다. 손님에게 친절을 넘어 감동을 주고자 하는 그의 태도는 결국 손님이 다른 손님을 끌고 오게 하는 최선의 홍보전략이었던 것이다. 

 

<나는 사업의 성공 여부가 '사람의 마음 방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마음이 나를 향하고 있는지, 반대로 나를 떠나고 있는지에 사업의 성패가 달린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이 '나를 향하게'하려면 감동을 주는 수밖에 없다.>(p86)

 

이 신념은 그가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의 권유료 교육사업에 뛰어들었을때도 변함없이 적용되는데, 고객뿐 아니라 직원들까지 감동시키겠다는 태도로 회사를 키워나간다. 퇴사하겠다는 직원이 사직서를 낼 때마다 그 사람이 회사에 정말 필요한 사람임을 주지시키고 그만두지 말것을 간곡히 부탁하는것이나 학원에 꼭 필요한 선생님을 모셔오기 위해 삼고초려가 아니라 삼십고초려도 하겠다는 그의 자세는 사람을 중히 여기는것이 결국은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가 이렇게 남다른 경영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목사였던 아버지에게 어릴 때부터 엄격한 교육을 받은 때문이었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김성오 사장의 아버지는 늘 "얻어먹는 근성을 경계해라.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얻어먹으려고 하지 말고, 네가 스스로 자립해서 오히려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거라."라고 강조하였다. 또, 새벽마다 어린 아들에게 집앞을 빗자루로 쓸게 하고 한자가 대부분이었던 성경을 매일 읽고 붓글씨로 쓰도록 시켰다고 한다. 어린 김성오가 해 내기에는 버거운 과제였지만 아버지의 엄한 교육 덕분에 그는 정직, 성실, 인내심, 긍정적인 마인드, 그리고 판단력을 키울 수 있었고, 이는 마산 변두리 4.5평 작은 약국에서 출발, 메가스터디 부사장을 거쳐 중등 온라인 교육업체 엠베스트와 성인 대상 직무, 영어 교육업체인 메가넥스트를 성공시킨 저력으로 작용했으리라!

 

이런 류의 성공담 책은 사실 읽을 때마다
주인공의 화려한 성공을 부러워하는 동시에 주인공의 특출난 점 때문에 '내가 저렇게 할 수 있겠어?' 하는....어느 정도는 약간의 좌절감을 맛보곤 했었다. 그런데 김성오 사장의 '육일약국 갑시다'는 약간의 좌절도, 조금의 포기도 생각나지 않는 책이었다. 이제 막 대학 생활을 시작하려는 큰 애도, 대학에 가기 위해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해 내고 있는 둘 째도, 그리고 만사가 귀찮아지는 나이로 접어드는 나도, 그리고 회사에서 윗 사람이자 아랫 사람으로 고군분투 일하고 있는 남편도 다시 한 번 우리 자신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되돌아 볼 수 있는 큰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 될 것 같다. 아마도 좌충우돌 그가 살아 온 삶의 궤적이 성공을 향해 뻗은것은 그의 성품이 너무나 인간적이고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소중하게 여기는 그의 철학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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