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7
윤흥길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8년 혜지가 독서토론 모임에서 다섯번째로 읽은 책과 감상문


날씨 좋은 여름날, 밖에서 뛰어놀고 싶은 꼬마들에게 장마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것처럼 지루하기 짝이 없는 불청객일것이다. 한국전쟁도 이런 장마와 같이 불청객처럼 찾아와 우리의 역사를 적시고 지나갔다. 작가 윤흥길의 <장마>는 이런 장맛비를 한국전쟁에 비유해서 전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주인공인 동만이의 외삼촌은 국군이고 친삼촌은 인민군이었다. 그래서 두 일가는 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전쟁통에 어쩔 수 없이 한 집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살게 되었다. 하지만 전장에서 아들을 잃은 외할머지는 감청에 북받친 나마지, 친가에게 "빨갱이"라는, 해서는 안 될 말을 해버리고 두 할머니의 감정 대립은 점점 날카로와지기만 했다. 그 뒤 동만이의 친할머니는 자신의 아들은 죽지 않았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점쟁이를 찾아가 아들이 언제 집으로 돌아오는지를 알아보았다. 친할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어느 날 진시, 즉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에 온다는 점쟁이의 말을 굳게 믿었다.

마침내 동만이의 친삼촌이 돌아오는 날이 되고, 친할머니는 아들이 좋아하던 온갖 음식을 다 차리고 그가 오기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진시가 되도 삼촌은 오지 않았다. 가족들은 실망했지만, 아직 날이 다 가지 않았기 때문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서 그를 기다렸다. 그런데 조금 후에 집에 나타난것은 삼촌이 아니라 커다란 구렁이가 아닌가!! 깜짝 놀란 친할머니는 기절하셨지만 외할머니는 정신을 가다듬고 구렁이를 사람 대하듯 말을 걸고 음식을 내다 주는 등 마치 집에 동만이의 친삼촌이 온것처럼 행동했다. 그리고 마지막엔 머리카락을 태워서 냄새로 그 구렁이를 쫓아냈다. 얼마 후에 깨어난 친할머니는 외할머니와 화해를 하지만 얼마 안 있다가 다시 쓰러져서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길었던 장마도 끝이 났다.

나는 전쟁이 일어났던 때에 태어나지 않아서 전쟁이란 것이 무엇인지, 또 전쟁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 직접 느껴보지 못했다. 하지만 책과 영화, 사진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전쟁이 가져다 주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이 작품도 나에게 전쟁의 아픔을 느끼게 해 준 기회가 되었다. 윤흥길은 사돈지간인 두 할머니와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각자의 아들을 내세워 같은 민족간에 서로 전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고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게다가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한반도는 여전히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기에 그 아픔이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듯 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8-03-0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 꼭 읽어야 할 것 같아요. 특히 청소년들이...고등교과서에 나오던가?ㅎㅎ 가물거리네요.
아직도 분단의 한반도에서 통일부를 없애려는 저들의 처사를 개념있는 인간으로 접수할 수 있을까요?ㅠㅠ

책향기 2008-03-06 11:09   좋아요 0 | URL
혜지가 글에서 밝혔듯이 전쟁에 대한 아무 느낌이 없어서 그런지 내용을 전반적이로 이해하기 힘들어 하더라구요. 주인공들의 아픔을 느끼기엔 아직 나이가 너무 어린듯 해요^^
통일에 대한 순오기님의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 더 절절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