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08년 혜지가 독서토론 모임에서 세번째로 읽은 책과 감상문

    내가 좋아하는 책 중에는 판타지 등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나무' 역시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여러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나무'는 정말 놀라운 책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작가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상상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놀라울 따름이었다. 게다가 그는 단순히 기발한 생각으로 재미만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다. 현재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혹은 미래에나 일어날 법한 기막힌 상황들 속에서 현재 우리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내가 인상깊게 읽었던 이야기는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투명피부' 인데, 피부가 투명해져서 남들과는 다른 모습을 갖게 된 어느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몸 속의 핏줄, 장기 등이 모두 보이는 그의 모습에, 다른 사람들은 혐오감을 느끼고 그를 피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서커스단을 찾아가는데, 그 곳에서 자신을 보통 사람들과 다름없이 대해주는 여자 단원을 만난다.

    '투명피부'는 우리가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들, 즉 소수의 사람들에게 갖는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비판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도 예전에 이렇게 편견을 갖고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내가 6학년 때의 일이다. 한 아이가 나와 같은 반이 되었는데, 그 친구는 알고 보니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자폐아였다. 나와는 다르다는 생각에 나는 그 친구를 조금씩 피하고, 어쩌다 단체 활동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같이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투명피부'를 읽고나서는 그런 나의 행동을 반성하게 되었고, 앞으로는 소외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또 다른 이야기는 '황혼의 반란'이다. 이 이야기는 현재 우리가 직시하고 있는 노인문제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이 점점 사라진 젊은이들이 결국엔 CDPD라는 곳으로 노인들을 버리기에 이르게 된다. 이 때문에 생겨나는 노인들의 반감을 표현하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2주에 한 번씩 찾아뵙는 나의 친할아버지가 생각났다. 가족과 함께 할아버지 댁을 찾아뵈면, 나는 가족간의 끈끈한 정과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이렇게 당연히 공경해야 할 노인들을 버린다는 것을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지금의 우리와 사회를 있게 해주신 분들이다. 게다가 우리들도 언젠가는 나이가 들기 때문에, 그들을 단지 나이가 많은, 멀리 해야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하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그렇게 여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의 상상력을 뿌리로 해서 이리저리 이야기의 가지를 뻗어나갔다. 이런 점을 보면 '나무'라는 제목은 참 잘 어울리지 않는가? 나는 아직 '나무'의 모든 이야기들을 다 이해하지는 못 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의 상상력이 부족해서 그럴 지도 모르고, 아직은 사회경험이 부족한 학생이기때문인지도 모른다. 다음에 한 번 더 읽어서 이번과는 다른 새로운 것을 더 많이 느끼고 싶고, 작가의 숨겨진 뜻을 찾으면서 나의 상상력도 함께 키워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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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29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우리 애들은 다 읽었는데, 저는 아직 못 읽었어요.
혜지양의 리뷰로 맛을 보고 간도 보고... 감사! ^^

책향기 2008-01-30 14:23   좋아요 0 | URL
저도 혜지덕에 읽었는데 사물과 현상을 다르게 볼 줄 아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