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인터넷 검색창에 “쥐”를 입력하면 주르르 화면에 떠오르는 것이 쥐박멸, 해충퇴치등의 업체 광고들이다. 그만큼 쥐는 실생활에서 우리에게 혐오스러운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영화에서도 레미가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발견되었을 때 듣는 첫마디가 “Disgusting little creature!!"이니 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환영받지 못하는 동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반면 우리에게도 호감가는 캐릭터로 남아있는 쥐들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미키마우스나 제리, 그리고 스튜어트 리틀정도일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쥐가 갖고 있는 불결함등의 부정적인 특징들을 많이 없애고 귀여움과 깜찍함을 최대한 살린데다가 원톱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쥐로서의 리얼리티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실 그들을 볼 때 그것이 쥐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그저 미키마우스, 고양이 톰을 괴롭히는 제리, 인간의 양자로 입양되는 스튜어트 리틀로서의 이미지만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번에 픽사에서 제작한 라따뚜이는 그런 점에서 관객들에게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고도 보여진다. 주인공 레미와 그의 가족과 친구들의 모습을 거의 쥐의 모습 그대로(물론, 실제 쥐보다는 모양새가 훨~씬 더 큐트하긴 하지만) 등장시킨것이다.!! 아무리 애니메이션이라지만 쥐들이 떼로 몰려다니며 꼬리를 흔들어대는 모습엔 ‘으윽~징그러워...’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곤 했으니까... 그렇지만 그런 사실감 때문에 주인공 쥐 레미가 지닌 천재적인 요리 재능이 더 부각될 수 있었고, 그것이 착하긴 하지만 무능해 빠진 청년 링귀니와 뚜렷한 대비를 이루면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힘이 되는 것 같다. 요리에 천부적 재능은 타고 났지만 부엌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로 태어난 운명의 쥐 레미와 요리를 할 능력은 없는데 요리를 해 내야만 하는 링귀니! 이들 둘이 한 팀이 되어 그들 앞에 놓인 난관을 우정과 팀워크를 발휘해 하나하나 헤쳐 나가는 모습이 꿈의 도시 파리를 배경으로 멋지게, 그리고 위트있게 펼쳐지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결말이 뻔히 보이는 스토리 전개의 식상함은 충분히 용서가 되고도 남는다. 스토리 전개에 따라 각 장면이 명랑한 재즈풍의 음악과 딱 맞아떨어지며 쉴 새 없이 웃음을 유발하는것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미덕이라면 미덕일것이다.



픽사는 이러한 환상적인 결과물을 위해 파리를 답사하고 고급레스토랑의 분위기를 실감나게 묘사하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요리수업을 받는 등, 온 몸을 던져 영화를 제작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들의 열정이 바로 파리 최고의 요리사가 되고자 꿈꾸는 레미의 열정, 바로 그것이고 그 열정이 픽사가 만든 애니메이션에 대한 믿음을 관객들에게 심어주는 힘이 아닐까?! 에펠탑이 아스라이 보이는 아름다운 야경, 빛이 너울대는 듯한 부드러운 도시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당장 우리도 꿈을 찾아 파리로 날아가야 할 것 같은 유혹을 떨쳐내기 힘든 매력적인 영화 한 편이 바로 “라따뚜이”이다.



자, 이제 빛의 도시 파리, 별 다섯 개 레스토랑의 주방에서 그들의 꿈을 요리하고 있는 인물들에게 빠져 봅시다~~

 

 

레미. 인간을 능가하는 절대미각, 절대후각을 지녔으며, 최고요리사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지녔다. 가족애와 친구들에 대한 우정, 의리로 똘똘 뭉친 나무랄 데 없는 캐릭터. 그의 최대 단점이라면 태생이 쥐라는 사실! 하지만 그는 이런 난관을 착한 청년 링귀니와 팀을 이룸으로써 극복해 낸다. 레미가 링귀니의 머리위에 올라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조종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왜 쥐의 12지 설화가 연상되는지....?? 정월초하루 하늘의 대왕 앞에 가장 먼저 도착한 소의 머리위에 있다가 일등을 하고야 마는 쥐의 모습과 레미를 겹쳐 보는 것은 너무 억지인 것일까?^^;

 
링귀니. 착하기만 할 뿐 재능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어리버리 청년. 하지만 그의 착한 성품은  바로 요리천재 쥐의 도움과 우정, 그리고 능력 있는 여성의 사랑까지 얻게 만든다. 하지만 내 딸이 실제로 저런 캐릭터의 청년을 남친으로 데려온다면?? 글쎄....

 

 

꼴레트. 명성 자자한 구스토의 레스토랑에서 유일한 여자 셰프로 일하고 있는 소위 알파 걸. 식칼을 아무렇지 않게 날리고 오토바이로 출퇴근하는 터프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링귀니의 순수하고 착한 성격에 매료되는 여성스러움도 지니고 있다.

 

 

 

스키너. 구스토의 레스토랑을 물려받기 위해 레미와 링귀니를 없애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악역. 그가 놀랄 때나 화날 때 눈을 부릅뜨면 어쩐지 심슨가족이 생각나곤 했다. 제리에게 늘 당하는 톰도 연상되고...아무튼 악역인데도 어쩐지 불쌍하다. 그도 나름 주방에 맞지 않는 신체사이즈의 난관을 극복하고 부주방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일텐데, 쥐의 형상으로 요리사에 도전하는 레미의 포스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구스토.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진 전설의 요리사.  별 다섯 개의 레스토랑은 그가 죽고 점점 명성을 잃게 된다. 레미의 상상 속에 등장하여 레미를 격려해 주는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 



이고. 그의 평론에 따라 식당의 운명이 좌지우지될 정도로 대단한 파워를 지닌 음식 평론가. 팬더곰도 울고 갈 정도의 다크써클에 삐쩍 마른 몸매가 꽤나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은근 여린 마음을 지니고 있어 보는 사람을 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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