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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사람들 1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129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윤우섭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6월
평점 :
[우리 러시아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은 너무나 선량하며 남들이 뭐라 하든 한번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면(종종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혼까지 빼주고 가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집착한다.] P.35
우리는 누구나 하나쯤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도선생님의 <상처받은 사람들 1>에는 이렇게 상처받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하여, 어떻게 우리가 상처를 받는지, 상처 때문에 어떻게 행동가게 되는지를 공감가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상처받은 사람들>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나는 아직 1권 밖에 있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너무 좋게 읽었다. 별 9개 짜리 작품의 느낌이 난다. 어디서 본 적 이 있는데, 이 작품이 도선생님의 첫 장편 작품이라고 한다.
주인공인 "바냐"는 직업이 작가이고, 가난한 청년으로 도선생님의 자아가 투영된 인물로서 이 작품의 1인칭 화자 이다. 또다른 핵심인물은 "바냐"가 사랑하고 있는 여인인 "나따샤"로, 그녀는 "바냐"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걸 알고 있고,그녀 역시 그를 좋아하지만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녀가 사랑하는 인물은 "알료샤"로, 그는 "나따샤"의 부보님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발꼬프스끼" 공작의 아들이며, 그녀는 "알료샤"와의 사랑 때문에 그녀의 부모님을 저버리고 집을 나와서 "알료샤"와의 결혼을 꿈꾼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알료샤"는 그녀를 좋아하는 것 같으면서도 다른 여인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고, 공작인 아버지에게 계속 흔들린다. "알료샤"의 아버지인 "발꼬프스끼" 공작은 자신의 영지 관리인이의 딸이자 자신의 눈에 차지 않은 가난한 여인 "나따샤"와의 결혼을 반대한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도 그는 나에게 오직 고통만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견했어요. 하지만 지금 그로 인해 받는 고통조차 행복이라고 한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내가 정말 기쁨을 찾아 그에게 가는 걸까요? 정말로 내가, 그에게서 무엇을 견뎌야 할지 예견하지 못하는 걸까요?] P.76
이렇게 봐도 뻔히 불행이 예견되는 "나따샤"와 " 알료샤"의 관계지만, "나따샤"는 "알료샤"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주인공인 "바냐"는 "나따샤"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그녀 곁에 있고 싶어서, 그녀를 도와주고 싶어서 둘의 관계가 잘 이뤄지도록 힘을 쓰고, 가출한 "나따샤"와 그녀의 부모님 사이에서 연락을 주고 받는 역할 까지 한다.
("바냐"에게는 "나따샤"의 부모님이 후견인 비슷한 것임)
여기까지 쓰고 보니 요즘 말로 하면 "바냐"는 완전 퍼주는 바보같은 남자이고, "나따샤"는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를 이용하는 나쁜 여자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바냐"는 그녀에 대한 감정 때문에 그녀를 져버릴 수 없고, "나따샤"에게는 "바냐"만이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답답하지만 두 인물의 태도와 감정에 공감이 간다. 다만 "알료샤"는 철이 없고, 정이 가지 않으며 답답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삼각관계와 "나따샤"와 "알료샤" 두 집안의 갈등 이야기 속에서, 신비한 소녀인 "옐레나"와 "바냐"의 친구인 정보원 "마슬로보예프"가 작품 후반부에 본젹적으로 등장하는데, 2권에서는 이러한 이야기 소재들이 어떻게 풀어질지 완전 기대가 된다. 1권 까지는 폭풍전야의 느낌?
아직 1권밖에 읽지를 않아서 리뷰는 여기까지 남기고, 2권 까지 읽고 나서 종합 리뷰를 남겨야 겠다. 일단 1권만 읽었을떄는 재미 측면에서는 도선생님 작품 중에 최고라 할 수 있겠다. 제목부터 도선생님의 데뷔작인 <가난한 사람들>이 떠오르는데, <가난한 사람들>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이 작품도 좋아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어제 다 읽었지만, 리뷰는 오늘에서야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