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턴 록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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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을까?˝

˝그래이엄 그린˝의 <브라이턴 록>은 영국의 유명 휴양지인 ‘브라이턴‘을 배경으로 펼처지는 심리 스릴러 소설로, 인간은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지, 어디까지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등 인간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열일곱살 소년인 ˝핑키˝는 어릴적 성장배경으로 인해 결코 사람을 믿지 않고, 사랑을 혐오하는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과감성으로 인해 ˝카이트˝가 이끄는 조직의 2인자로 올라선다.

하지만 ˝콜레오니˝가 이끄는 상대방의 조직에 의해 자신의 보스인 ˝카이트˝가 살해당하고, ˝핑키˝는 복수를 위해 자신의 조직원들과 함께 기자이자 스파이인 ˝헤일(프레드)˝을 살해한다.

그러나 부검 결과 ˝헤일˝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밝혀지고, 그들의 살해는 그렇게 마무리 되는것으로 보이나, ˝핑키˝의 조직원인 ˝스파이서˝는 치명적인 증거를 남기고, ˝로즈˝라는 열여섯 소녀가 이른 알아챈다. 또한 ˝헤일˝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난 여성 ˝아이다˝는 ˝헤일˝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이를 추적한다.

˝핑키˝는 자신들이 저지른 살해협의를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로즈˝에게 접근하여 그녀의 발설을 막으려고 하고, 그녀와 결혼을 진행하며, 그녀가 배신할 경우를 대비하여 그녀를 죽일 계획까지 세운다.

또한 ˝핑키˝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 ˝핑키˝  자신의 치부를 목격한 같은편인 ˝스파이서˝를 사고로 위장하여 살해한다. 이처럼 ˝핑키˝는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악행을 이어간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한번 살인을 하게 되면 다시 살인을 저질러야 하슨 경우가 종종 있다던군. 뒷처리를 말끔히 하기 위해서 말이야˝] 93페이지


이러한 ˝핑키˝의 악행과 살해혐의를 포착한 ˝아이다˝는 그의 범죄를 밝히고, 그의 손아귀에 들어간 ˝로즈˝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며, 결국 ˝핑키˝를 단죄하여 사건을 해결하고, ˝로즈˝의 생명을 구한다. 하지만 ˝로즈˝는 진실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사랑한 ˝핑키˝를 파멸시킨 ˝아이다˝를 여전히 미워하고, 여전히 ˝핑키˝를 그리워 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공포는 끝난 것이었다. 핑키는 존재했고 앞으로도 항상 존재할 것이다. 불현듯 자신이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녀는 뿌듯함을 느꼈다.] 509페이지


이 작품은 분명 살인사건이 등장하는 스릴러 장르이지만 인간의 심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등장하는데, 나는 ˝핑키˝와 ˝로즈˝의 왜곡된 사랑과 이에 따는 오판에 초점을 맞추어 읽었다.

항상 타인을 의심하는 ˝핑키˝는 ˝로즈˝의 행동 역시 의심하며,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그녀를 제거 하려고 한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누구든지 안다. ˝로즈˝는 ˝핑키˝를 사랑한다고, ˝로즈˝는 절대 배신할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만 ˝핑키˝는 마지막까지도 ˝로즈˝를 믿지 못한다.

[˝난 분명히 말할 수 있어˝  댈로가 말했다. ˝그 애는 정말 자네한테 흠뻑 빠져 있어˝
˝그 애가 나한테 흠뻑 빠져 있다면, 일이 한결 쉬워지지. 그 앤 내가 하라는 대로 할테니까 ˝ 소년이 말했다.] 419페이지


다수의 사람이 판단했을때 이상한 사람은 정말 이상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 ˝핑키˝ 역시 주위로부터 이상하고 잔인하고 피해야할 사람으로 여겨지지만, ˝로즈˝는 그녀에게 처음으로 사랑을 주었다는 이유로 ˝핑키˝에게 빠지게 되고, ˝핑키˝의 죄와 잔인함을 알게 된 후에도 그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심지어 ˝핑키˝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려고하는 마지막 순간 까지도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무엇이 이러한 오판을 하게 한걸까? 나는 그들의 ‘결핍‘에서 원인을 찾았다.

어려서부터 사회라는 곳에 홀로 버려진 ˝핑키˝는 어떻게든 살아가는게 주요 목표이고,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걸 극히 혐오하며,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에 누구의 충고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로즈˝의 사랑도 믿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실제 나이와 동일한 열일곱살에서 생각이 멈춘다. ˝상상력의 결핍˝

또한 어려서부터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난 ˝로즈˝ 역시 불우한 환경속에서 부모 뿐만 아니라 누구의 애정도 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데, 그러한 ˝로즈˝에게 다가온 ˝핑키˝는 어쩌면 한줄기 희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사랑에 빠지게 된 그녀는, ˝핑키˝가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자신을 이용하려 한다는 걸,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걸 알았음에도 이것 역시 다른방식의 사랑이라 믿는다. 그래서 그녀 역시 실제 나이와 동일한 열여섯살에서 사랑이 멈춘다. ˝애정의 결핍˝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공감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핑키˝와 ˝로즈˝는 남들이 보기에는 잔인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심리적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결국 잘못의 끝은 파멸로 이어져 그들의 성장과 사랑은 열일곱 그리고 열여섯에서 멈춘다.

미숙한 인간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위해 작가인 ˝그레이엄 그린˝은 주인공의 나이를 미성년으로 설정한게 아닐까란 추측을 해보았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고 책은 잘 읽힌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탐정으로 빙의한 ˝아이다˝의 행동이 그렇게 와닿지 않았다. 차라리 그녀가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으면, ˝핑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않았으면 책이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에겐 🌟1개를 뺀 🌟4개 작품이었다. 그래도 비가 오는 주말에 딱 맞는 작품이었다.

˝상상력이 부족한 인간은 공감할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결국 불행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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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04 17: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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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04 17:45   좋아요 5 | URL
책 내용 까먹기전에 리뷰썼어요 ^^

scott 2021-07-05 00:11   좋아요 3 | URL
그레이엄그린은 자신의 작품중 이작품 손에 꼽는 다고 합니다
비평가들은 주인공 이름이 핑키!가 디킨즈의 위대한 유산의 주인공 핍!에서 아이디어를 얻은것 같다고 ㅎㅎㅎ

새파랑님 두툼한 장편 완독 축!
낼 ‘아죠씨의 꿈‘ 리뷰 쓰신다에 ✋🤚✋🤚✋🤚✋🤚

새파랑 2021-07-05 07:24   좋아요 2 | URL
핑키가 핍이었군요~! 등장인물이 핑키에 로즈에 컬러플해서 좋았어요. 게다가 속표지도 핑크^^ 아죠씨의 꿈 리뷰는 잠시 후에 써야겠네요 😄 촉까지 뛰어난 스콧님~!!

Falstaff 2021-07-04 17:5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검정 바탕색에 흰 글씨가 눈이 아파서 북플에 가 읽었습니다. ㅎㅎㅎ
..... 늙었나봐요. ㅠㅠ

새파랑 2021-07-04 18:04   좋아요 8 | URL
폴스타프님이 책을 워낙 많이 읽으시고 술도 많이 마셔서 그런거 아닐까요? ㅡㅡ 역시 글은 흰 바탕에 검은 글씨가 최고죠 ^^ 문서의 표준~!!

새파랑 2021-07-05 06:34   좋아요 2 | URL
아 그런 의미였군요. 저 난독증이 있나봐요 ㅜㅜ 저는 북플에서만 검정바탕에 흰 글씨가 뭔지 몰랐습니다 ㅎㅎ
디자인을 랜덤에서 고정형으로 바꿨어요 ^^

청아 2021-07-04 17:5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헉 3등!ㅋㅋ✌ 개인적으로 로즈를 향한 아이다의 행동이 (상대적으로)악으로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로즈를 돕기 위해서였지만 꼭 그런 방법밖에 없었는지..묘한 느낌?🤔😊

새파랑 2021-07-04 18:10   좋아요 7 | URL
전 작가가 의도했지만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건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어요. 다른 인물들에 비해 아이다만 묘하게 밝은 느낌? ㅎㅎ 근데 내용이 재미있어서 금방 읽어졌어요. 슬럼프 극복에 최적인 책~!!

페넬로페 2021-07-04 19:1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책의 제목만으로는 전혀 내용을 짐작하지 못해 검색해보니 브링턴 락(브라이턴 록)이 사탕과자이름이네요~~
잔혹한 스릴러?
재밌게 잘 읽힐것 같아 기대됩니다.
마지막 문장에 절대 공감합니다^^

새파랑 2021-07-04 19:27   좋아요 7 | URL
저 말고 다른 분들이 쓰씬 리뷰보면 내용 파악이 잘되실 거에요. 전 완전 주관적인 리뷰^^ 페넬로페님께 완전 잘 맞을거같아요😄

붕붕툐툐 2021-07-04 21: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양~ 저도 곧 달리겠습니다.(만날 말만..ㅋㅋㅋㅋㅋ) 재밌겠어요~👍

새파랑 2021-07-04 22:16   좋아요 4 | URL
ㅋ 저희에겐 달릴 책이 너무 많은거 같아요 ㅜㅜ

희선 2021-07-05 00: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두 사람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마음이 자라지 않고 멈추어 버렸다는 게...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이렇게 말해도 저도 잘 못하는군요 어리기에 달라질 수도 있는데, 만난 사람이 비슷해서 거기에 멈추고 만 걸지도...

댓글 내리다 보니 ‘검정 바탕에 흰글씨’라는 말이 보이더군요 새파랑 님이 컴퓨터로 쓰실 일이 있다면 서재관리에서 스킨/디자인 마음에 드는 걸로 정하세요 그거 정하지 않으면 날마다 바뀌는 걸로 돼요 어느 날은 흰 바탕에 검은 글씨가 보일 때도 있지만, 어느 날은 검정(어두운 색) 바탕에 흰 글씨일 때도 있어요 검정 바탕에 흰 글씨 일 때 저는 제목 옆에 있는 새창 열기로 봐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7-05 00:15   좋아요 4 | URL
오호 그런 방법을 쓰면 흰 바탕에 검정 글씨로 뜨나요?? 해봐야겠슴다^^

새파랑 2021-07-05 06:37   좋아요 3 | URL
희선님 덕분에 뭔말인지 이해했어요. 덕분에 바꿨어요 ^^

우리에겐 누구를 만나느냐가 큰 영향을 주는거 같아요😊

행복한책읽기 2021-07-05 00: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새파랑님 요즘 득도하시는 듯. 마지막 문장이 날로 멋있어져요. 공감 꾸욱 눌러버렸음.^^

새파랑 2021-07-05 06:38   좋아요 4 | URL
저 비슷한 문장 어디선가 보고 쓴건데 😐 뭔가 배운게 있었던 책 입니다 ^^

mini74 2021-07-05 15: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핑키가 핍에서 나온 이름이군요. 제가 어는 핑키라곤 귀여운 아기돼지 핑키! 라고 ㅎㅎㅎㅎ 거기다 스릴러 사랑이란 경혐의 부재가 결핍으로 나타난다니 핑키도 짠한 구석이 있는 인물이군요ㅠ

새파랑 2021-07-05 15:59   좋아요 3 | URL
이름하고 다르게 사악 그자체인 핑키였어요 ㅎㅎ역시 사람에게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