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뱁, 잉글리시, 트랩 네오픽션 ON시리즈 25
김준녕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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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께 직접 신간이 출간되어 선물로 책을 보내드리고 싶다는 디엠을 받았다. (그날 어찌나 행복하던지…☺️) 안그래도 전에 읽은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을 정말 재밌게 읽었던지라 이번 작품 또한 큰 기대와 함께 선물을 받아들었다. 너무도 당연하게도 이번 작품 또한 SF 장르의 하드한 소설일거라 생각했으나, 그와는 너무도 다른 느낌의 블랙 코미디 장르였다.



‘골때린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정말 너무도 골치 아픈 인물들을 보며 웃음이 났던 코미디 작품이었다. 태생적으로 영어를 지지리도 못하는 주인공이 어떻게든 영어를 습득하기 위해 영어캠프에 들어가며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대한민국에서 영어가 얼마나 중요한 언어로 다뤄지는지를 꼬집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웃음’이 육성으로 터진다는 것일 터이다. 이를테면 주인공의 엄마가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집안에서는 오직 영어로만 대화를 하게 하는 강경한 규칙을 만들었는데, 이로 인해 강제로 아빠까지 참여하게 되어 아는 영어라고는 ‘Fxck you’밖에 없어 그 말만을 내뱉는 아빠의 모습이 보통 웃긴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마냥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수학은 대학을 결정하고 영어는 인생을 결정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나는 그 말에 아픈 마음을 안고서 큰 동의를 표한다. 이 작품 또한 그에 동의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혹여 누군가는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이 개발되며 번역기의 수준 또한 탁월해졌는데 영어가 이제와서 무슨 소용이냐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그런 주장에 반박할 말까지도 서술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너무도 뼈저린 현실로 와닿아 이를 꼭 소개하고 싶다. (아… 영어 회화 공부 시작해야 할까?)



🗣 잠깐. 오늘날은 다르다고? 번역기를 쓰면 된다고? 인간을 뛰어넘는 AI가 날뛰고 있는 오늘날, 도대체 왜 영어 공부 같은 구닥다리 교육을 받아야 하느냐고? 퍽이나. 한 가지만 예로 들어보겠다. 요즘 같은 AI시대에는 AI에 어떤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느냐가 개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총을 쏘는 각도가 1도만 틀어져도 총알이 과녁을 비껴가듯, 명령어의 세밀한 차이로 결과물이 천차만별 달라지기 때문이다(‘사지가 멀쩡한 사람’과 ‘사지는 멀쩡한 사람’의 의미가 다르듯이).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은 대부분 AI 모델의 사용 언어가 젠장, 역시나 또 영어라는 점이다. (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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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뉴 휴먼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7
정지돈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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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출산율 저하로 인해 국가 붕괴 위기에 처한 2040년대의 한국은 ‘인공자궁’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국민들에게 정자와 난자를 의무적으로 기부 받아서 인공자궁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만들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 태어난 인간들은 ‘체외인’이라고 불린다. 외형상으로는 일반 국민들과 전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다. 하지만 이들이 받는 대우는 차별적이다.

이 소설의 중심이 되는 사건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체외인과 일반 국민들의 갈등. ‘체외인’의 존재 자체는 이 사회에 더없이 필요한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일반 국민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며 마치 계급이 더 낮은 듯한 취급을 당한다. 그런 갈등은 쌓이고 쌓여 ‘두선자 사건’ 등의 형태로도 분출되며 더욱 심각해진다.

그리고 문제의 사건 두번째는… 체외인의 일부를 조사하여 유전 정보를 추적한 결과, 이백여명의 체외인들이 모두 한 사람의 정자로 만들어진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이들은 전부 배다른 형제들이나 다름 없었고, 만약 체외인 사이에 자식을 낳게 된다면 그건 다름아닌 ‘근친’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조사 결과는 오직 체외인 전체가 아닌 ‘일부’만을 조사한 결과였을 뿐이었으니, 만약 800만여명의 체외인이 전부 한 사람의 정자로 수정된 것이라면…?

앞서 말한 두 가지의 사건은 서사가 진행되면 될수록 하나의 접점으로 모이게 된다. 그리고 이런 구조는 독자들에게 강렬한 전율을 안길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인공 자궁’이라는 소재만 들었을 땐 ‘출산율이 심각하게 저하된 상황에서 과학 기술이 뒷받침되기만 한다면 충분히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얕은 사고였음을 이 소설은 경고하듯 알려준다. 한국인이라면 지금 너무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출산율’이라는 문제를 뼈저리게 체감하며 이 소설에 몰입하여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정지돈 작가의 소설이 이렇게나 재밌을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정말 인상깊고 재밌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인터뷰나 출연 영상들을 보며 정지돈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의 작품들은 너무 어려워서 항상 나의 뇌를 무력하게 만들곤 했었다. 그러나 <브레이브 뉴 휴먼> 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정지돈의 입문작으로도, 한국의 사회 문제를 담은 SF 디스토피아 소설로도, 여러 방면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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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오늘의 젊은 작가 40
정대건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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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다. 이 작품이 주는 여운에서 벗어나기가 왜이리 어려운 것인가. 씁쓸한 것을 넘어서 착잡한 수준으로, 그냥 힘든 것이 아니라 끙끙대는 정도로, 이 책을 읽는 동안의 감정 노동은 꽤나 심했다. 원래 나는 이렇게까지 몰입을 과하게 하진 않는데… 어째서 <급류>는 이토록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일까.

<급류>는 아주 강렬한 첫장면으로 시작된다. 바로 나체의 두 남녀가 강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들은 소설의 주인공인 ‘도담’의 아빠 ‘창석’과 ‘해솔’의 엄마 ‘미영’이다. 이들이 같이 발견된 것은 무성한 뒷소문을 양성했다. 소방관인 창석이 미영을 구하려다 비극을 안게 된 것이라는 추측부터 창석이 미영을 강간하려다가 잘 되지 않자 강가에 몸을 던져버린 것이라는 등… 그런 소문들 중 가장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가설은 ‘둘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소설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1부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의 이야기를, 나머지 2,3,4부는 사건 후에 도담과 해솔이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이 내게 유달리 과몰입해서 읽혔던 이유는 아무래도 지금의 내가 ‘자식’의 입장에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도담과 해솔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전개되는 소설이기 때문에 부모를 그런 사건으로 떠나보내고 남겨진 자식들의 심리를 읽으니 내 마음이 도담과 해솔 못지 않게 비참해지는 듯하였다.

특히 나는 ‘도담’이라는 인물의 심리에 동화되다시피 하였다. 앞서 말했듯이 도담의 아버지 창석은 사람 목숨을 구하는 소방관으로서 너무도 듬직하고 자상하며 가정에 충실한 것처럼 묘사되는데, 이 인물에 내가 너무 많은 정을 준 건지… 창석이 불륜을 저지르고 그 결과로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 가슴이 진짜 뜯겨 나가는 줄 알았다. 우리 아빠가 저렇게 죽는다면… 우리 엄마가 저렇게 죽는다면…

도담과 해솔이 자신들의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그 과정을 보고 있자니, 진짜 이들이 너무 가엽고 안쓰럽고 안타까워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요즘 사회 생활 하면서 T 성향이 조금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나는 뼛속 깊이 F형 인간인가보다. 나같은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어 함부로 이 책을 추천하기가 망설여진다. 그래도 T형 인간들은 이 책을 온전히 제삼자의 시각에서 충분한 거리를 두고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위의 문장으로 한줄평을 적어보았다. 만약 F형 사람들 중 이 책을 읽고 싶다면, 꼭 소설 속 인물에게 정을 주지 않고 거리를 둔 채로 읽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많이 힘들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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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옷의 어둠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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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서포터즈

지난번에 읽은 <검은 얼굴의 여우>와 같은 시리즈의 후속작 <붉은 옷의 어둠>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 시리즈는 일반적인 추리소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전개 방식을 전혀 따르고 있지 않았다. 이 시리즈만의 특징일 수도 있고, 이 작가만의 특징일 수도 있겠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점은, 과연 이 점을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든다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모든 ‘소설’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추리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첫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첫장면이 강렬해야 사건의 전개 속으로 독자들을 빨아들여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수법(?)인데, <붉은 옷의 어둠>은 그렇지 않았다. 소설에서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작중 공간적 배경이 되는 ‘암시장’의 묘사, 그리고 시대적 배경인 ‘패전 직후의 일본’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강렬한 사건이 터지기를 기대한 독자에게 이러한 전개는 당혹스러움을 필히 안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추리소설’이 아닌 일반적인 소설을 생각한다면 조금 느낌이 달라질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 소설은 어디까지나 장르적인 색채가 강한 작품이고 표지에서도 그런 느낌을 강하게 뿜고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이런 도입이 아쉬웠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도입을 꾹 참고 계속 읽어내려 가다보면 암시장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사건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무래도 ‘암시장’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비좁고 복잡하고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연상되는 것이 보통인데, 여기서 ‘붉은 옷의 괴인’이 등장한다는 괴소문을 주인공이 해결하게 되는 것이다.

도입부에서 어둡고 부정적인, ‘암울’한 배경 묘사에 열심히 공을 들여놓은 탓에 그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한층 더 부각되었다. (어쩌면 작가의 빅픽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가 마냥 ‘장르’적인 소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점들을 직시하게끔 하는 부분들도 있어서 좋았다. 단순한 ‘추리소설’을 생각하고 읽을 사람들에게는 추천을 못하겠지만, 보다 깊이있는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다루는 서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주저없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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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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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캐니 밸리] - 전지영

수록된 순서대로 읽느라 가장 마지막에 읽은 작품이지만, 글을 쓰려고 보니 왜인지 제목만 보고선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 앞에 있는 작품들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그런 탓일 것이다. 아무튼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왜소증을 앓는 택시 기사인 주인공이 어떤 젊은 여자를 부자 동네의 한 저택에 데려다주는데, 그 여자가 얼굴에 염산 테러를 당했다는 소식을 경찰에게서 듣는다. 음… 미스터리 장르인가, 싶지만서도 마냥 그렇지만은 않아서 머릿속에 물음표가 남은 채로 이야기가 끝난 소설이었다.

[혼모노] - 성해나 ⭐️

신력이 다한 무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소재부터 참신하고 좋다. 게다가 플롯 또한 (좋은 의미로) 가관이었다. 주인공이 모시던 할머니 신이 옆집의 무당에게로 옮겨 간 것이었다. 주인공은 오십대 중년 남성, 옆집 무당은 십대 여성.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인물의 나이와 성별의 설정이 더더욱 주인공의 노욕(老慾)을 돋보이게 하는 듯했다. 안타깝다는 마음보다는 웃기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반려빚] - 김지연

제목을 스쳐보기만 했을 땐 [반려’빛’]인 줄 알았는데 막상 내용을 살펴보니 [반려’빚’]이었다. 주인공을 배신하고 떠난 연인에게서 남은 것은 오로지 ‘빚’ 뿐이었고,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한 주인공은 그저 ‘빚’을 반려자처럼 생각하며 조금씩 야금야금 갚아나가는 플롯을 담은 작품이다. 물론 중간에 잠수탄 연인이 다시 돌아오며 이야기는 극적으로 치닫긴 하지만, 아무튼 암울한 현실을 한없이 어둡게만 그려내지 않고 나름 시니컬하게? 약간의 조소를 머금은 듯한 냉소적인 문체로 전개되어 좋았다. 다만, 주인공을 굳이 ‘레즈비언’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이 작품의 중심 주제가 ‘퀴어’는 아니므로 평범한 남성 주인공에 여성 연인으로 읽어도 충분히 잘 읽힐 것이다. (실제로 나는 평범한 남녀 커플로 읽다가 중간부터 이들이 동성 연인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이런 설정이 억지스럽게 느껴져서 조금 아쉬웠다.

[파주] - 김남숙 ⭐️

군대에서 당한 폭력의 복수극을 다루고 있는 작품, 읽다 보면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필연적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더 글로리>가 비현실적으로 완벽하게 설계된 스케일 큰 복수를 다루고 있다면, <파주>는 보다 더 현실적인 복수가 등장한다. 이는 독자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든다. 더불어 군대 내에서 피해 인물이 당한 폭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소설에서는 끝까지 등장하지 않는데, 이 부분은 속시원하지 않다는 느낌보다는 더욱 처절한 감정이 들었다. 처음 접하는 작가였고, 앞으로 이 작가의 작품을 찾아 읽을 것 같다.

[보편 교양] - 김기태 ⭐️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이번 젊작상 수상작품들 중 가장 좋았던 소설이었다. 교사인 주인공이 ‘고전 문학’ 과목을 담당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혹시 내가 교육학과 학생이어서 더 몰입해서 읽은 것이었을까. 부정은 못하겠다만, 어쨌든 아주 현실적인 씁쓸함과 내가 바라는 결말의 달콤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수업에서 다루자 이에 대한 학부모의 민원이 들어오고, 교장은 주인공에게 ‘당신이 전교조였으면 문제가 커졌을 것’이라며 안도하는 모습이… 여간 씁쓸한 것이 아니다. 아, 더 내용을 설명하다간 스포일러를 할 것만 같아 말을 줄이겠다. 아무튼 나는 이 소설만큼은 두고두고 여러번 읽고 싶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 공현진

두 명의 수영 센터 강습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 이들은 동시간대 강습생들 중 가장 낮은 실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강습 외에 따로 시간을 내어 죽어라 연습을 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실력은 전혀 늘지 않는다. 이 소재만 읽더라도 아주 참신하고 재밌지 않은가. 다만 이 두 명의 주인공들 각각의 사연들 또한 이 소설에 등장하는데, 이 서사가 조금 겉돈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수영 센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서사는 흥미로웠다. 유머러스한 문체가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이응 이응] - 김멜라 ❌

네 차례나 젊작상을 수상하였고 심지어 올해는 대상까지 탔지만, 나는 도저히 김멜라의 글을 읽지 못하겠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먼저, 유달리 문장들이 안 읽힌다. 현학적인 건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철학적인 깊이가 담긴 건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러면 만연체인가? 모르겠다. 확실한 건, 가독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소재가 너무 역겹다. 22년도 젊작상에 수록된 작품은 ‘딜도’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 아직도 잊지 못한다. 더군다나 올해 작품의 소재도 ‘성욕을 해소하는 기계’… 왜 자꾸 ‘젠더’를 소설에 집어넣지 못해 안달인 것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싫다. 이제 그녀의 이름을 젊작상 목록에서 보지 않을 수 있어 행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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