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9 금. `각설하고` - 김민정
중학교 동창 친구가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 있다는 것은 이미 10여 년 전 부터 알고 있었다.. 시인으로 등단한 그녀가 책을 냈다는 것을 지난 12월 우연히 매스컴에서 접한 뒤 한번 찾아봐야지 했으나...
이제야. 그것도 도서관 서가에서 우연히 책을 발견하고는 왠지 미안하면서도 반가운 마음으로 그녀의 첫 산문진 `각설하고`를 펼쳐들었다.
일상에 대한 가벼운 단상들. 그 속에 담긴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그녀가 세상을 느끼는 방식, 지금의 그녀를 만들게 된 자양분과 그녀를 이끌어온 신념....
난 그냥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는 듯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또 내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반가움을 나누었다.
분명 눈으로 읽는 문장이지만
문장은 민정의 목소리를 입고 내 귓가에 맴돌고.
그녀의 일화들은 짧은 독립영화, 시트콤 혹은 1인극을 보듯 민정의 모습으로 생생하게 살아나 내 눈 앞에 그려졌다. 책을 읽었다는 느낌은 온데 간데 없고 그냥 옛 친구를 만나고 돌아온 것 같은 여운이 남는다.
민정이나 나나.. 몸도 마음도 조숙하여 애어른이 되어버린 중학교 시절 을 뒤로 하고 20여 년 넘는 시간 동안 각자의 세상에서 치열하게 살아왔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마음은 십대 중반의 그것에서 그리 크게 변하지 않고 아직은 펄떡거리는 날 것 같구나.
마흔을 목전에 둔 서른 아홉의 가을과 겨울.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찾아온 민정이와의 짧은 만남은 나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여름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