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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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16. 5. 1. 일.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전우익 지음 / 50

입으로 외치는 구호가 아니라
생활 신조, 삶 자체로 말하는 바를 보여주는 이의 숭고한 가르침.
자연의 섭리를 머리와 가슴에 담고 농사꾼의 마음으로 이 세상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소중히 대했던 그 분의 이야기에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나 그 이상의 것을 들여다보는데 미숙한 작고 작은 내 고개가 자꾸만 숙어진다.
밭을 고르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적으나 많으나 수확을 하고. 그렇게 일년 사계절의 시간이 생의 시작부터 끝날까지 반복되고. 산다는 게 그 순환과 이치에서 벗어나는 것이 있다던가.

좋은 인생의 밭을 가꾸기 위해
몸도 마음도 자신만의 시간, 속도를 따라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라는...나로써 살되 나 아닌 자연의 모든 것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잃지 말라는...
그 분의 이야기가 5월의 첫 날 나에게 천금같은 선물과 가르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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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 그 무섭고도 특별한 여행 - 낯선 장소로 떠남을 명받다
염은열 지음 / 꽃핀자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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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29. 금. `유배, 그 무섭고도 특별한 여행` - 염은열 지음 / 48

송두리째 삶이 뽑혀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형벌.
유배.
내가 살아온 곳에 뿌리 내리고 꽃을 피우고 또 열매 맺으며 살고자하는 정착민들에게 유배란 예나 지금이나
쉽게 받이들일 수 없는 고난이자 도전이다.
조선시대 후기 유배형을 겪는 그들의 사정,
그 무섭고도 특별한 여행이 가슴아리다.

삶이 흔들릴때마다 기꺼이
난 유목민, 길 떠나야지 했던 마음을 떠올린다.
유배의 형벌을 받기 전 `자의에 의한 유목`을 자청하며 떠나고 또 머물렀던 나에게 진짜 삶은 무얼까 갈팡질팡한다..
내 삶은 유배인가 아니면 유목민으로서의 헤매임인가.

아무래도 이 한 주가 내겐 힘에 부쳤나보다.
생각치도 못하게 `유배`에 꽂히고 그 양반들의 거친 여정에 맘 아파하는 내 모습에 비춰보니.. 내가 많이 힘들고 지쳐있다는 것을 오롯이 느끼게된다.
유배를 떠나는 자가 아닌 유목민으로 살기 위해
난 더 굳건한 생명력을 꿈꾼다.
삶의 무게를 겸허히 그리고 웬만하면 거뜬히 감당하고 싶다.
돌아갈 곳을 꿈꾸는 유배가 아닌
헤매임 그 자체의 즐거움과 깨달음을 꿈꾸는 유목.
나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그저
드넓은 초원, 그 위에서 쐬는 바람으로 즐기고 싶다.
지치지 말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유배지로서의 삶이 아닌 발걸음도 마음도 가벼운 유쾌한 유목민으로서의 삶을 부단히 걸어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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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농반X의 삶 -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다
시오미 나오키 지음, 노경아 옮김 / 더숲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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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19. 화. `반농반X의 삶` - 시오미 나오키 지음 / 45

이대로 괜찮은가.
근시안적으로 내 일상 폭 좁은 반경만을 내다보며 자족하는 삶...
이대로 괜찮은가.
내 삶은 이것으로 온전히 내 것이고 충만할 수 있다해도
내가 사라지고 난 뒤 나없이 살아남은 나는
내 뒤의 삶들에 너무나 많은 굴레를 씌우게 되는 것은 아닐까.
삶의 태도. 방향. 가치. 이대로 괜찮은가.
처해진 현실에 자족하고 긍정하는 것에 익숙해진 이 삶.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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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듀어런스 -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보급판
캐롤라인 알렉산더 지음, 김세중 옮김 / 뜨인돌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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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26. 토. `인듀어런스 - 어니스트 섀클런의 위대한 실패` - 캘롤라인 알렉산더(글)&프랭크 헐리(사진)/36

1914년 12월 5일 사우스 조지아 섬을 출발하여 1916년 10월 8일 실패로 끝난 인듀어런스호 남극 탐험대의 이야기.
미지의 인생을 탐험해야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은
낙천성 그리고 마음 자세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위대하고 감동적인 실화를 읽고 또 보다.

남극 대륙 탐험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극한의 추위, 생존의 불모지로부터 28명 전원이 생존하여 돌아온 위대한 실패기...
딱 100년 전 그들의 거친 모험이 소소하고 사사로운 일들에 절망하며 안절부절하는 나에게 감동과 가르침 그리고 위안이 되다.
추위에 떠는 대원에게 자기 몫의 음식을 나누어준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게 하던 대장 섀클런,
강풍 속 남극 바다에서 표류하는 가운데에도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좋은 날입니다`라고 말하는 이,
희박한 구조 가능성 속에서도 생활 규칙을 지키고 꿋꿋이 생존하여 삶으로 귀환한 대원들...

탐험가의 시선을 빌려 인생을 내다보자면
인생 역시 한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 끝없는 탐험과 개척의 대상일 것이다. 남극바다를 떠다니는 부빙같은 예측불허 난관이 삶의 단골손님 아니던가.

인듀어런스호 탐험대를 만나고나니
내가 부대끼고 있는 현실의 어려움과 괴로움은 정말 얕으막한 언덕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언덕배기 오르며 숨차고 땀난다고 헉헉거리는...
평생 초보 탐험가에 머물러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다.
돌아보면, 정말 힘들었던 모든 순간들이 절망이라기 보다는 `그저 조금 불편한 정도에 불과한 것`이었을 뿐인데.
내 안에 미약하나마 늘 반짝이고 있는 낙천성 그리고 스스로를 다잡는 마음자세를 내 모습 가장 앞으로 끌어내본다.
인생 초보 탐험가 수준을 벗어나고자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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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의 공간들 - 익숙한 공간에 대한 인문적 시선
최윤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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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15. 화. `겹겹의 공간들` - 최윤필 지음 / 33

`공간의 표정은, 그 공간 안에 깃들인 사람들의 표정을 바꾸기도 한다` - p.129

`... 모든 작업실이 물리적으로 특화된, 특별한 공간일 필요는 없다. 방이나 마루 한 구석이어도 되고, 책상이나 밥상이라도 상관없다. 다만 일과 일상의 관성에서 벗어나 각자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손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이면 되니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물질적 여유가 아니라 심리적 여유일 것이다...` - p.120

`공간을 꿈꾸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삶을 견딜 만하게 해준다` - p.121

겹겹의 공간들.
낯설으면 낯선대로 낯익으면 낯익은대로
이야기가 피어나고 감정이 교차되는
삶의 무대로서의 여기 저기 그리고 거기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유희를 만끽하다.

결국 나에게 유의미한 공간이란,
나를 품어주는 곳 그리고 내가 치열하게 물들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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