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2016. 1. 28. 목. `소설처럼` - 다니엘 페나크 지음 / 12

교육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을 때, 우리는 얼마나 훌륭한 교사였던가! - p.23

책 읽는 시간은 언제나 훔친 시간이다(글을 쓰는 시간이나 연애하는 시간처럼 말이다).…… 굳이 말하자면 살아가기 위해 치러야 하는 의무의 시간들에서이다. …… 책을 읽는 시간은 사랑하는 시간이 그렇듯, 삶의 시간을 확장시킨다. …… 독서란 효율적 시간 운용이라는 사회적 차원과는 거리가 멀다. 독서도 사랑이 그렇든 그저 존재하는 방식인 것이다. - p.160~161

`교육자`를 자처하지만, 실은 우리는 아이에게 성마르게 빚 독촉을 해대는 `고리대금업자`와 다를 바가 없다. 말하자면 얄팍한 `지식`을 밑천 삼아, 서푼어치의 `지식`을 꿔주고 이자를 요구하는 격이다. - p.61

`독서 능력`에 대한 어른들의 강박증도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아예 원천 봉쇄하는 방향으로만 온갖 교육적 발상들을 떠올리는 우매함 또한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 p.67

소설은 `소설처럼` 읽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말해 소설 읽기란 무엇보다 이야기를 원하는 우리의 갈구를 채우는 일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 p.151


25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짧은 글임에도 지난 1년 동안 읽었던 책 중 가장 많이 밑줄을 그은 책이 되었다.
아이들로 하여금 어떻게 책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하고
또 어떻게 책을 읽은 것인가에 대한 주옥같은 명언, 가슴에 콕콕 박히는 공감 문장들이 가득하다.
다니엘 페나크 선생. 그로부터 `책 읽기, 그 본연의 즐거움`과 `함께 읽기, 그 무한한 가능성`을 전수받는 시간이 되었다.

책 읽는 시간은 언제나 훔친 시간! 사랑이 그렇듯 그저 존재하는 방식으로서의 독서! 얼마나 짜릿한 표현이란 말인가!
오늘도 나는 내 의무의 시간들 위쪽에 책 읽는 시간을 놓아둔다.
그리고 유민에게 책읽기를 강요하지는 않는다해도 넌지시 책 읽으라 권하던 모습도 결국은 `고리대금업자`의 그것과 다름 없음을 생각해보며...
그저 아이의 곁에서 소리내어 읽어주는 목소리로,
책과 뒤얽혀 있는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렇게 무심한 듯 하지만 즐거운 미소를 띄고 함께 책 속을 거닐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Special thanks to 보라.
세상에 이런 책이 있는 줄 알지도 못한 나에게, 아무런 지식 없이 만났다면 책 생김새만 보고 지나쳤을 책을 알게해 준 그대가 참으로 고맙다. 책은 혼자서 읽는 것이지만 주변의 독서가들이 내뿜는 반작반작 눈부신 빛을 느끼고 또 그 덕을 보기에 이렇게 독서의 즐거움은 배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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