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악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1
레이몽 라디게 지음, 원윤수 옮김 / 민음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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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6. 수. '육체의 악마' - 레몽 라디게 / 3 
 
작가는 말했다. 17살에 이런 소설을 썼다고 신동 취급을 받는 것이 달갑지 않다고. 그것은 청년에 대한 모욕이라고.
아름다운 날의 저녁 나절에 그날의 새벽에 대해 이야기하는 매력을 비난하진 않지만 밤이 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새벽을 이야기할 수도 있는 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놀랍다. 17살 청년 작가가 전쟁, 4년간의 여름방학처럼 느껴졌던 그 시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관통하며 그 시기에 겪은 불같은 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견고하게 드러냈다는 것이.  
 
전쟁터에 내몰려 신혼의 단꿈을 포기해야 하는 군인의 불행이 16세 어린 청년에게는 평생을 가슴에 품게 될 불같은 사랑을 얻는 행복의 원인이 되어 이야기가 흘러간다.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행복.
비단 불륜이나 범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불행이 또 누군가에게는 행복의 씨앗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이 세상, 보편적인 진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누군가가 가슴아프게 잃은 사랑이
누군가의 가슴을 환히 밝히는 사랑으로 다가가고
누군가가 뼈아프게 겪은 실직으로
누군가는 천금같은 직장을 얻게 되고
누군가가 미끄러져 내린 성적 등수 위에
또 누군가가 올라서게 되고
누군가가 놓친 일생 최고의 기회가
누군가에게 득이 되어 돌아가고...
세상사 돌고 도는 그 보편적인 진리를 감히 어지럽힐수도 거스를수도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누군가의 불행을 내 행복의 씨앗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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