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쿠알 두아르테 가족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4
카밀로 호세 셀라 지음, 정동섭 옮김 / 민음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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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 토. '파스쿠알 두아르테 가족' - 카밀로 호세 셀라 / 1 
 
2016년 첫 날, 핏빛 이야기로 올 해 첫 독서를 시작한 기분이 묘하다.  
 
1930년대 스페인, 태생부터 극단적인 폭력으로 물든 환경에서 태어나 자라고 또 죽은 파스쿠알 두아르테.
파스쿠알은 자신이 던져진 사회,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어린 시절부터 뿌리내린 증오와 분노, 폭력의 씨를 꽃 피우고 열매 맺으며 어쩔 수 없이(?) 자신 주변을 피로 물들였다.
어느 인간 못지 않게 가족을 사랑하고
사람들 사이의 온기를 좋아하던 그이지만
증오와 분노 앞에서는 폭력으로 밖에 자신을 내보이지 못한 파스쿠알이 측은했다.  
 
사람은 사회가 만든 환경, 체제, 정신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물들어버릴 수 밖에 없는 작고 미약한 존재인 것일까.
내 안에서 싹트고 자라난 불만도 만족도 그 씨앗은 결국
나를 둘러싼 이 세상, 바람결에 실려와 내 안에 뿌리내린 것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
증오심이 솟아오를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칼자루를 손에 움켜쥐는 파스쿠알을 바라보며
나는 나도 모르게 무엇을 움켜쥐고 있는지,
무엇으로 평안을 찾고 소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본다.
나는 무엇으로 물들어 있는지 또 물들고 싶은지...
내 안에 어떤 씨앗들이 싹트고 자라났으면 싶은지... 
 
씨뿌리기 딱 좋은 2016년 1월의 첫 주말, 핏빛 소설을 뒤로 하고 홀로 비장한 기분에 사로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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