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2015. 2.14. 토. `헬싱키 로카마디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 얀 마텔 /22

지금의 얀 마텔을 있게 한 그의 초기작 중단편 소설들.
풋풋한 서른 즈음. 호기심을 자극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세상 이야기에 모든 감각을 곤두 세운 그의 모습이 이 안에 있다.
`헬싱키 로카마디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미국 작곡가 존 모턴의 <도널드J.랭킨 불협화음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을 때`
`죽는 방식`
그리고 `비타 애터나 거울 회사:왕국이 올 때까지 견고할 거울들` 까지.
얀 마텔이 작가 인생을 제대로 걸을 수 있게 길을 열어준 작품이어서인지
왠지 생동감이 남다르다. 젊은 주인공들의 시각이 더욱 진실되고 절실하다.

특히 이름도 거창한 `헬싱키 로카마디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에이즈로 죽어가는 열 아홉 대학 새내기 폴의 곁을 지키는 스물 세살 선배 `나` 는
그에게 죽음을 기다리는 고통 대신 상상력으로 새 삶을 얻도록 하고자
지금 여기와 완전히 동떨어진 헬싱키, 이탈리아계 로카마디오 일가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셀 수도 없이 많은 합병증을 앓으며
고통에 신음하고 점점 병색이 깊어지는 폴의 모습과
20세기 매 년도마다 일어난 사건들을 짚어보며 이야기 만들기에 몰두하는 두 청년의 대화가 교차된다.

죽음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찾아온
병 앞에서
이들에게 시간은 너무나도 부족한 것이면서 무기력한 상태로 넘쳐 흐른다는 모순.
이야기 만들기에 빠져 있다가도 어쩔 수 없이 죽음의 고통에 몸서리치는 현실로 돌아오고..
또 그러다가도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몰두하며 잔인한 현실을 잊고자 하는 두 청년의 모습.
이야기 만들기는 결국 성큼 성큼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도 폴을 비참하게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주는 마지막 버팀목이 된다.

문득. 훗날...
건강하게 살다 나이 들어
서서히 죽는 복을 누리게 된다면
그리고 그 때에도 내 벗들이 그 시절을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면...
소설 속 두 청년이 만들어간 이야기처럼 우리만의 공감대로
멋진 이야기를 빚는 놀이하다가
세상과 안녕하고프다... 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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