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생 처음 세계사 1 - 고대 문명~중세 용선생 처음 세계사 1
사회평론 역사연구소 지음, 뭉선생 외 그림, 이우일 캐릭터 / 사회평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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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등 5학년인 딸에게 세계사를 늘 읽히고 싶었지만 아직 관심도가 많지 않아 억지로 권하고 있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용선생에서 또 새로운 책 두 권이 출간되었더라고요.

 원래 책은 잘 읽는 편이라 이 정도의 분량이라면 잘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책을 보자마자 "이럴 수가 어떻게 세계사를 두 권으로 압축할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 건 사실이에요.

 세계사가 워낙에 방대하잖아요.

어찌 되었든 이 책의 제목이 처음 세계사이니만큼 역사의 굵직한 흐름만 잡아놓았으리라 생각하고

아이에게 읽어 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나저나 1권의 표지가 재밌네요..벤허의 한 장면이군요.ㅎㅎ

 

처음 반응은 예상대로 시큰둥하더군요.

 지루하고 딱딱할까 봐 그랬나 보더라고요.

방학을 이용해 다시 읽을 예정이지만 용선생 한국사도 읽다가 중단한 상태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잘 읽고 있었어요.

처음 여권을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의욕을 보이고서는 제법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봅니다.

 중간중간 어때?라고 물어보면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뭔 얘기인지 잘 안 들어온다고 하네요.~^^

 세계사에 관심 있는 아이들은 혼자서도 잘 볼 수 있겠지만

 우리 아이는 한국사도 그랬듯 역시 함께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1권은 고대부터 중세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제1장 역사를 향한 첫걸음

제2장 문화권이 만들어지다

제3장 격변하는 세계

제4장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

 

 

 

 

_____

 

 

 

 

우선은 한 페이지 가득 찬 일러스트가 꽤 재밌습니다. 빵빵터지는 장면도 더러 있어요.ㅋㅋ

각장의 첫 페이지에는 현재의 모습도 함께 보여주며 얼마나 세계가 변화되어 왔는지 가늠해 볼 수 있어요.

풍선 말도 재밌고 꼼꼼히 그림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빠뜨릴 수 없네요.

이 많은 스토리를 다 어떻게 기획을 하신 건지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요즘 아이들의 문화와 잘 맞춘 재미난 구성이 흥미를 끄네요.

게다가 문명, 춘추전국시대, 진나라, 한나라, 불교, 폴리스처럼

핵심 키워드 따로 정리해놓아서 관련 시대를 연상하는 데 도움이 되겠어요.

아이들은 시각적으로 기억하는 능력이 뛰어나죠.

처음 세계사처럼 설명이 많지 않은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폰트를 다양하게 구성하여 배치한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중요한 단어를 한 번 더 봄으로써 기억을 돕죠.

책 상단 모서리에는 연도도 기입되어 있어요.

외울 수는 없더라도 대략 어느 시기였는지 한눈에 알 수 있으니 어른들이 설명할 때 도움이 되겠네요.

 

 

 

 

////

 

 

각 장이 끝나면 활동할 수 있는 페이지가 제법 있더라고요.

 역사반 자유시간은 특정 주제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만화 스토리도 웃겨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겠더라고요.

 역사논술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될 것 같으니 함께 더 찾아보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겠어요.

 

정신없이 페이지는 넘겼지만 한번 보고 생각날 리가 없겠지요. 그래서 한 단원이 끝나면 정리노트가 나옵니다.

 그리고 숨겨진 키워드를 찾는 페이지에서 단어만이라도 머릿속에 한 번 더 넣어볼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요.

 딸아이도 앞장을 넘겨가며 열심히 찾아 줄을 긋긴 하는데 자꾸 엄마한테 물어봐서 직접 찾아보라고 그랬네요.~^^

 우리 아이들만 그런 건지 아니면 요즘 아이들이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빨리빨리에 길들여져서인지 잘 찾아보려 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해요.

 

다음 장 역사야 놀자 코너에서는 스티커도 붙이고 다른 그림 찾기나 길 찾기, 숨은 인물 찾기 등

 아이들이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 지루함을 덜어줍니다.

 이때만큼은 완전 초집중이네요.ㅎㅎ

 

 

 

★★★

 

 

<<용선생>>의 흥미진진한 세계사 첫 수업!

 

 

그렇다면 내용은 어떠한지 한번 살펴볼께요.

문명의 탄생과 거대한 제국이 세워지는 과정뿐 아니라 종교의 탄생 과정까지가 1장에서 다루는 내용인데요.

지금도 종교는 많은 이들이 믿고 의지하죠.

그래서 가끔 종교는 어떻게 생겼냐며 물어오는 아이들에게 문명과 종교 탄생을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어 반가웠어요.

2장은 다양한 문화가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세계 흐름을 주름잡던 민족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데요.

크게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의 중심이었던 중국, 이슬람, 게르만족에 대해 살펴보았어요.

3장에서는 전쟁과 혼란 속에서도 승승장구한 몽골 제국과 유럽 전역을 초토화 시킨 흑사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공포물에 관심이 많은 딸은 흑사병이 그렇게 무서운 병이였나며 묻네요.

이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그리고 유럽이 다시 인구가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도 함께 찾아보았어요.

4장에서는 점점 대국의 면모를 갖춰가는 중국과 무사의 나라 일본이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죠.

유럽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일어나게 됩니다.

시장경제가 살아나고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세계정세가 또 바뀌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죠.

유럽인들의 신개척지 발굴로 많은 원주민들이 살던 땅을 빼앗기고 고통당하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반면 유럽은 학문의 발달로 새로운 지식이 계속 발표되는 등 황금기를 맞게 되죠.

요기까지가 1장에서 간략히 만날 수 있는 세계사랍니다.

많은 부분이 생략되었음에도 큰 흐름을 잃지 않고 있네요.

 세계사 초보인 딸도 어렵게 느꼈을 테지만 괜찮게 보았다고 하고요.

어차피 내년이면 세계사를 배울 것이니 이만하면 훌륭해 보입니다.

워낙 용선생의 팬이라 용선생 세계사도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는데요. 이제 읽을 때가 온 것 같군요.

세계사를 펼치기 전 처음 세계사덕을 본 것 같아요.ㅋ

한국사도 중요하지만 세계를 보는 안목도 필요하죠.

요즘 학습만화를 비추천하시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이 책은 정말 난생처음 세계사를 공부한다면 좋은 책입니다.

그리고 쉽고 재미있게 역사의 큰 흐름을 이해하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책이네요.

역사만화를 즐겨 보는 친구라면 더 강추입니다.

그래도 처음 세계사가 지루하다면 혼자보다는 어른도 같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잘 모르면 함께 찾아보면서 공부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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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자라는 나무 - 학교에서 돈을 배우자!
박정현 지음, 이현지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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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는 순간 이제는 필요할 때임을 느꼈다. 경제관념 말이다. 우선 딸아이에게 먼저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다. 딸은 올 초 가계부를 쓸 테니 용돈을 달라고 했다. 그러나 몇 주 뒤 거의 흐지부지되었고 일주일에 오천 원의 용돈은 금세 바닥이 나기 일쑤였다. 물론 나도 룰을 지키지 못하고 주말마다 더 필요하다고 손을 내밀면 모질게 거절할 수는 없었다. 또래들끼리 만화방이나 노래방을 간다는데 못 가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게 손에 쥐여준 만 원은 어느새 먼지처럼 사라졌다. 아껴 쓰라는 말이 지켜질 리도 없거니와 잔소리일 뿐이다. 그래서 남편과 늘 하는 이야기도 경제관념은 일찍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의 씀씀이를 무조건 탓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체계적인 돈의 지식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자라지 못했던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읽다가 "엄마, 돈은 쓸데없는 소리가 아니래요."라며 웃는다. 그렇다. 따지고 보면 돈에 살고, 돈에 웃고 울고, 돈이 곧 기회인 세상이다. 그렇게 돈이 왜 필요한지는 잘 안다. 하지만 이 돈이라는 것이 인간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 같아서 계획 없이 살다가는 낭비한 돈만큼 시간도 인생도 사라진 뒤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돈의 흐름을 이해하게 될까.

 

 

 

책의 목차를 보면 돈을 관리하는 과정을 나무가 자라나는 과정으로 비유하고 있다. 돈을 담는 그릇이 튼튼해야 돈을 잘 관리할 수 있듯이 돈에 관한 마음가짐을 토양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돈나무를 키우려면 씨앗이 필요한데 작게는 내 주머니에서부터 크게는 나랏돈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뭐 여기까지는 아이와 몇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돈에 관한 건전한 '관심'과 올바른 '지식'이야말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니까.

하지만 늘 쉽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었는데 돈을 버는 것부터 돈을 관리하는 것이 왜 필요한 일인지를 읽어보니 큰놈에게도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가계부를 통해 아이가 가계경제에 대해 관심도 가지고 자신의 습관도 체크해볼 수 있어 좋았다. 가계부를 보면 대출이 뭔지, 할부가 뭔지, 보험은 왜 필요한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도 가계부를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점검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요즘 쓸데없이 사는 물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대출이라는 개념뿐 아니라 세금에 관한 부분도 쉽게 풀어놓아서 나라 경제가 어떻게 돌고 도는지 이해시키기 좋았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싹을 틔우기 위해서 필요한 활동들로 저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저축의 필요성뿐 아니라 삼 형제 이야기를 예로 들어 잠자는 돈과 일하는 돈의 차이점을 설명하여 일하는 돈의 의미를 강조한다. 그리고 저축 시 발생하는 이자에 대한 설명과 은행이 어떻게 돈을 받고 빌려주면서 이득을 취하는지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수학적 계산능력이나 이해도가 딸려서 퍼센트의 의미를 정확히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복리계산을 설명하자 신기하다며 자기도 이런 식으로 저금해달란다. 어린 자기가 보기에도 공돈의 액수에 매력을 느꼈나 보다.^^ 하지만 복리를 뒷받침해주는 건 시간뿐임을 상기시켜주자 한숨을 쉰다.ㅎ

 

꽃피우는 과정은 투자 개념이다. 즉 기업과 주식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자칫 난해한 부분을 라면 가게를 예로 들어 풀어놓으니 어떤 시스템인지 이해하기가 수월했다. 주주와 투자에 관한 장단점도 학급 친구들에게 찾으므로써 아이들에게 좀 더 가깝게 접근한 방식이 좋았다. 초등학교선생님이 쓰셔서 역시 달라보인다.~

 

날씨 확인하기는 아이들에겐 생소하겠지만 금리와 환율 관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시장경제의 흐름을 잘 알아야 내 돈을 지키고 불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딸아이도 단어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도 학교 수업 시간 때 배우면 들어본 단어라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열매 맺기는 올바른 경제 습관을 기르는 과정이다. 경제 원리를 이해하면 돈에 관해 더 똑똑해질 수 있다. 동전의 앞뒷면을 모두 보아야 한다는 의미다. 시장경제에서는 모두가 다 잘 될 수는 없다. 이익과 손해는 공존하고 같은 돈을 지니고도 누구는 허투루 쓰고 누구는 투자를 하며 돈의 가치를 키워나간다. 하지만 돈을 향한 지나친 숭배는 금물이다. 돈에 대해서도 겸손함을 가져야 운도 오래도록 따르는 것이다.

 

요즘처럼 신기한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늘어나는 욕구를 잠재울 만큼 자제력이 좋다면이야 문제없겠지만 무분별한 소비 때문에 빚에 허덕여서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 돈과 행복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행복 기준에 부합하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찍 경제관념을 잘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돈에 쫓기거나 돈에 지배당하지 않게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하고 진정한 돈의 가치를 일깨울 수 있도록 꾸준한 교육이 필요하겠다.

 

우선은 돈과 멀어지게 만드는 일곱 가지 행동(빠른 포기, 한 방!, 티끌 모아 봤자 티끌, 남 탓하기, 비교하기, 흥청망청, 빨리빨리!)을 잘 숙지시켜야겠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아이에게 경제교육을 시키고 싶다면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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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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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도 머리가 좋아야 잘 한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보면 그 말에 확신이 든다.

레오나르도는 식도락가였다. 미술작품으로만 알고 있었던 이들이라면 오잉? 할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직접 요리를 개발하고 만들지는 않았지만 요리를 향한 관심도는 그 누구보다 전문가였음이 보인다. 스파게티의 원조가 그였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오잉! 했으니 말이다.

 

자신이 고안한 기계를 이용해 반죽을 실처럼 길게 뽑아 적당한 길이로 잘라 끓는 물에 삶는다. 바로 스파게티다. 레오나르도가 붙인 이름이 재미있다. '스파고 만지아빌레' '먹을 수 있는 끈'이다. -p.65~66

 

요리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요리 노트를 들여다보고 싶었던 것은 그 당시의 음식문화였다. 그런데 그 당시 요리들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종달새 혓바닥은 뭐며 살아 있는 개똥지빠귀라니....

지금은 흔하지만 감자와 토마토가 알려지지 않은 시대가 있었다는 문장을 읽고 나니 감자와 토마토가 재철인 지금이 귀하게 여겨진다.

 

어린 시절 외롭게 지내던 그에게 의붓아버지는 단것에 대한 취미와 요리에 대한 열정을 전수시킨다. 그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누군가가 막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넘쳐흘렀다.

그림을 의뢰받았지만 요리가 좋아던 그는 주방을 기웃거린다. 나름의 시도는 늘 열정만 과하다. 실험적 요리는 외면받기 일쑤고 주방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두뇌를 써보지만 그것도 시원찮다. 레오나르도가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열정을 쏟는 만큼 그림도 그렸다. 하지만 그가 힘든 주방 일을 덜기 위해 제작한 발명품(호두 까는 기계, 냅킨 건조대, 소를 잡는 기구, 개구리 잡는 기구, 자동구이 장치, 스파게티 면발을 뽑는 기계, 심지어 무료함을 위해 만든 반자동 북 등)들은 계속 사고를 일으키고 심지어 누군가 희생당하기도 한다.

 

그가 사고를 칠 때마다 그를 캔버스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의뢰받은 최후의 만찬도 그러한 결과물이다. 만찬 하니 그가 당연히 반색을 보였을 것 같다.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상위의 음식에 신경을 쏟느라 정작 그려야 할 인물들은 뒷전이었다고 한다. 대신 그림을 완성하는 동안 실컷 먹고 마시며 요리에 일가견을 얻게 되었다니 최후의 만찬에 식탁을 유심히 다시 들여다보아야겠다.

 

 

 

 

반면 그가 발명한 기계들이 죄다 사고뭉치는 아니었다. 전쟁 때 쓰이며 톡톡한 공을 세우기도 하고 훗날 공장에서 응용되어 쓰이기도 한다.

그의 노트에 기록된 이상적인 주방에 관한 내용을 보면 마치 지금의 백종원 같은 철저함이 느껴진다. 요리를 위한 기본적인 자세를 중시한 점은 물론이고 주방 책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도 주목할만하다. 특이한 점이라면 케익의 구조 때문에 건축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노트에는 각종 레시피, 식물의 효능뿐 아니라 식사예절, 생활의 지혜, 환자를 위한 요리 등 다양한 내용이 있다.

그런데 노트에 쓰인 다양한 레시피를 읽고 있자니 불편함이 밀려온다. 이건 뭐 엽기 요리다. 공작새 구이(이건 과정이 좀 잔인하다), 닭 볏 요리, 새끼 양 불알 요리, 양머리 케이크, 올챙이 요리, 온갖 발가락 모둠 요리, 목동을 위한 케이크(양을 화덕으로 유인해 산 채로 굽는다) 등을 보니 그 시대에는 정말 못 먹는 게 없었나 보다. 지금 보면 완전 동물 학대 수준이다.

그렇다고 죄다 이런 음식들만 있는 건 아니다. 리틀 포레스트를 보며 아카시아 튀김의 맛이 궁금했었는데 노트에서도 꽃튀김도 있고 양배추잼도 있다.

 

그 외에도 그 시절 다이어트를 신경 썼었다는 것과 오이 마사지로 피부관리를 한 것, 매일 먹으면 좋을 음식 중에 개구리 뒷다리가 있다는 것(이건 친구가 증명을 하다 6개월 뒤 사망한다), 파리를 내쫓는데 요긴한 것이 후추물이라는 것, 포도주를 적당히 희석하지 않고 마셨을경우 부작용, 수면장애에 시달린다면 상추즙을 마셔보는것도 좋을것이라는 등의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프랑스왕마저 그를 탐내어 곁에 둘 정도였지만 스파게티 비법만큼은 온 세상을 위해 절대 알려주지 않을 정도로 고집이 있었다. 자신의 포도밭을 개인 요리사와 제자에게 나누어 준 것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요리를 사랑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의 요리 노트를 보며 열정과 애정을 느꼈다. 나도 주방에서만큼은 좀 더 에너지를 쏟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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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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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안녕 헤이즐이란 영화를 먼저 보았었다. 아! OST(All Of The Stars-Ed Sheeran)를 먼저 접하고 영화를 찾아보았다는 게 맞겠다. 포스터만 보고서는 시한부 얘기인가 보네. 진부한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정말 좋았고 당장 책과 OST 앨범(수록곡이 음원사이트에서 저작권 땜에 재생이 안되어서)을 구매했었다. 다행히 영화와 원작이 거의 비슷했고 오히려 영화가 더 오래 기억에 남았었다.

 

며칠 전 남편이 이 영화를 보고 있었다. 케이블에서 방영 중인 것 보고 있었는데 곁에 앉아 보았다. 좋은 영화는 다시 봐도 질리지 않듯 좋은 책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리커버로 다시 출간되어 재독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는데 헤이즐과 어거스터스가 나누는 대화에 괜찮은 말들이 많아서 이기도 하다. 읽는 내내 영상과 OST가 머릿속에서 재생되니 혼자서 멀티플레이어가 된 느낌이었다.

 

산소탱크를 늘 지니고 다녀야 살 수 있는 십 대 소녀 헤이즐. 이야기는 그녀의 시점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녀는 암 판정을 받고 힘겹게 사투를 벌이다 지금은 휴전기 상태다. 학교도 쉴 수밖에 없고 바깥세상과도 단절-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싫다보니-하고 지금은 우울증이 온 상태-이건 어디까지나 엄마의 생각-다. 딸을 위해 상시 대기 중-엄마는 목욕도 맘 편히 못한다-인 부모님은 그런 딸의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걱정이다. 그래서 암 환우의 모임에 보낸다. 그런 모임 자체가 꺼림직한 헤이즐이었지만 - 나 같아도 나가기 싫은 듯 -엄마를 위해 나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잘생긴 한 남자애를 만나게 된다.

 

한쪽 다리를 절단하고도 미소와 위트를 발산하고, 죽음에 반항하듯 담배를 입에 물고만 있는 것에 집착-집착이라고 한 건 이 담배 때문에 막판에 사단이 벌어진다-하고, 사람들로부터 잊히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죽어서 별이 될 것만 같은 맑은 영혼을 가진 독특한 십 대 소년 어거스터스. 친구 따라 간 모임에서 먼저 죽은 전 여친과 너무나 닮은 헤이즐을 본 순간 눈을 떼지 못한다. 잊히는 게 두렵다는 자신의 말에 세상이 끝나면 그딴 건 무의미하다는 화끈한 조언에 헤이즐에게 끌리게 된다.

 

헤이즐은 암에 대해, 그런 수류탄 같은 자신을 감당해내고 있는 부모님에 대해, 그리고 [장엄한 고뇌]라는 책의 결말에 대한 생각이 일상이었지만 이젠 어거스터스에 대한 분량이 늘어났다. 좋아하는 책을 교환하며 마음을 주고받던 두 사람은 장엄한 고뇌의 결말을 위한 여행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비록 여행의 목적은 이루지 못하였지만 자신을 위해 마지막 인생을 내어 준 어거스터스로 인해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게 된다.

 

그에게 조금도 화가 나지 않았고, 그저 이제는 금방이라도 나 자신이 폭발할 테니 다른 사람을 구하겠다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지 이해할 수 있고, 수류탄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 227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들이 어디 있을까. 그리고 다른 이들보다 너무나 짧은 생을 살다 가야 하는 이들의 억울함은 또 어떻고. 이 이야기는 단지 시한부 인생을 견디고 있는 이들의 고통과 슬픔을 느끼고 그들에게 연민을 갖자는 내용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헤이즐이 [장엄한 고뇌]에 결말에 집착한 건 언제 끝나버릴지 모를 자신의 인생과 닮아 보여서였다. 그리고 다른 캐릭터들의 결말까지도 궁금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부모님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떠난 뒤 자신의 흔적을 끌어안고 추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하는 걱정으로 그네 세트까지 없애버렸으니 말이다.

 

어거스터스는 자신의 죽음이 무의미해질까 두려워한다. 나도 어렸을 땐 내가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겼었다. 그런 생각이 사춘기를 거치면서 깨지긴 했지만 어거스터스처럼 갑작스럽게 죽음이 가까이 다가온다면 특별한 삶에 대한 미련이 내내 남을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헤이즐보다 어거스터스가 더 공감이 된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참아내며 9를 꼭 쥐고 있는 것은 다음을 위해서였다고 말하는 헤이즐보다 "난 내가 싫어. 난 내가 싫어"를 외치며 무너져가는 어거스터스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우린 죽음의 부작용보다 삶의 부작용을 겪으며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라는 말처럼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단지 운명이 그런 것일 뿐.

헤이즐의 친구가 이 신발을 신느니 죽을....이라며 무심결에 내뱉는 말이나 어거스터스의 전 여친이 죽음 앞에 내내 신경질을 부리던 행동들처럼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도, 죽음을 바라만 봐야 하는 이들도, 모두 서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무언가 인생의 해답을 지녔으리라고 여겼던 [장엄한 고뇌]의 작가도 한낱 서툰 인간이었을 뿐임을 알게 된다.

 

슬픔이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야, 헤이즐. 사람의 본모습을 드러내 주는 거지. -p.298

 

짧은 시간 헤이즐에게 영원을 주고 간 어거스터스가 빛과 같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거스터스의 죽음 뒤 그의 SNS에 친구들이 남긴 메세지는 어찌 되었든 남겨진 이들이 최소한 가질 수 있는 예의를 다한 것뿐이다. 그럼에도 꼬투리를 잡고 있는 헤이즐의 모습에 짠함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는 말을 남긴 어거스터스의 말처럼 죽음이 임박해도 현실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영웅임을 말하고 있는듯하다. 그렇게 누군가의 가슴에 별이 되고 또 그 누군가는 빛으로 남았다. 어거스터스가 헤이즐에게 그랬던 것처럼. 운명의 잘못으로 만나 영원이 되어준 그들의 사랑에 가슴이 촉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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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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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딸아이의 책은 내가 일방적으로 골라주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흥미 있어 하며 잘 봐주고 있는 편인데 이 책은 보는 순간 이거다! 싶을 정도로 끌렸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예전에 일본 만화 괴담 레스토랑도 전편을 돌려보기도 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도 재탕하며 즐겨 보고 있다. 일본 특유의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 속에 언제나 빠지지 않는 고양이도 정말 좋아한다.

 

책을 받자마자 딸아이에게 보여주니 단숨에 읽고 리뷰를 써 내려갔다. 그리곤 2권을 사달라고 한다.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이리도 좋아할까 하고 보니. 재미난다!! 이상한 과자 가게에서 만드는 과자들의 종류를 다 보고 싶을 정도로 호기심이 인다.

 

 

 

 

전천당 : 하늘이 내려준 동전을 받는 가게

"어서 오십시오. 여기는 전천당입니다.

 행운을 바라시는 분들만 찾아낼 수 있는 과자 가게지요.

 행운의 손님께서 원하시는 소원을 이 베니코가 반드시 이루어 드립니다."

 

 

이야기는 이상하고 요상한 이름을 지닌 과자(저주인형쿠키, 고양이 눈깔사탕, 뼈다귀 칼슘 캔디, 인어 젤리, 섭섭빵, 쿠키트리, 카리스마 봉봉, 악몽 스낵 등)들이 가득한 전천당이 배경이다. 이곳은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는다. 전천당에서 선택된 동전을 지닌 자들에게만 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무언가 불만이 있거나 소원이 있다. 끌리듯 가게 안으로 들어온 손님들은 신기한 과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전천당의 주인 베니코가 풍기는 분위기도 만만찮지만 그녀의 이상한 낌새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곳에 발을 들인 이들의 정신은 온통 베니코가 권해준 과자에 옮아 있다. 왜냐하면 베니코는 그들에게 과자를 내밀기 전 그들이 손에 쥔 과자가 소원을 이루어 줄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1권에서는 여섯 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영을 못해서 수영을 잘하고 싶었던 마유미는 '인어 젤리'를, 전천당에서 과자를 살 수 없다는 말에 결국 '맹수 비스킷'을 훔치고만 신야, 에어컨이 없어 여름이 힘들었던 미키가 선택한 건 '헌티드 아이스크림', 붕어빵을 너무 좋아한 게이지는 '붕어빵 낚시'를, 노력도 하지 않고 유명해지길 바라던 노리유키는 '카리스마 봉봉'을, 엄마의 학대에 며칠을 굶어야 했던 두 아이들에게는 '쿠킹 트리'가 주어진다.

 

하지만 주의할 사항이 있다. 과자를 먹기 전 반드시 주의사항을 읽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의사항 따윈 대충 읽거나 무시한다. 하지만 이 과자들은 주의사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엄청난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어 젤리를 먹고 정말 인어가 될뻔하기도 하고 맹수들에게 잡혀 먹힐뻔하기도 한다. 다른 낚싯대를 이용해 낚시를 하다 상어에게 먹힐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노력도 없이 요행만 바라고 끝도 없는 욕심만 부리다가 전부를 잃기도 한다. 제아무리 소원이라도 과도한 욕심은 금물임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교훈을 남긴다.

 

기분 좋은 결말로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도 있었다. 아이들을 방치하던 엄마가 쿠킹 트리를 망가뜨린 순간, 상황이 더 나빠지는 건 아닐까 조마조마했지만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어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 폐점에서 들려주는 전천당의 영업방식이 흥미로워 다음 2편을 읽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당장에 2권을 구매했다.~^^

 

일본 특유의 판타지에 흠뻑 빠져볼 수 있는 소재로 마치 환상특급을 생각나게 하는 기묘한 이야기에 책장이 너무 금방 넘어가 버려 아쉬울 정도였다. 과자에 얽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동전 하나를 들고 전천당을 찾아오길 바란다. 혹시 아는가. 내가 가져간 동전이 전천당에서 선택받은 동전일수도 있으니까. 그나저나 딸아이에게 넌 무슨 소원을 빌꺼냐고 하니..역시 돌아온 대답은 예뻐지게 해 주세요. 늘씬하게 해 주세요. 처럼 순 외모에 관한 것 뿐이다. 그래 한창 멋부리기가 시작된 나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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