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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자라는 나무 - 학교에서 돈을 배우자!
박정현 지음, 이현지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9년 6월
평점 :

이 책을 보는 순간 이제는 필요할 때임을 느꼈다. 경제관념 말이다. 우선 딸아이에게 먼저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다. 딸은 올 초 가계부를 쓸 테니 용돈을 달라고 했다. 그러나 몇 주 뒤 거의 흐지부지되었고 일주일에 오천 원의 용돈은 금세 바닥이 나기 일쑤였다. 물론 나도 룰을 지키지 못하고 주말마다 더 필요하다고 손을 내밀면 모질게 거절할 수는 없었다. 또래들끼리 만화방이나 노래방을 간다는데 못 가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게 손에 쥐여준 만 원은 어느새 먼지처럼 사라졌다. 아껴 쓰라는 말이 지켜질 리도 없거니와 잔소리일 뿐이다. 그래서 남편과 늘 하는 이야기도 경제관념은 일찍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의 씀씀이를 무조건 탓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체계적인 돈의 지식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자라지 못했던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읽다가 "엄마, 돈은 쓸데없는 소리가 아니래요."라며 웃는다. 그렇다. 따지고 보면 돈에 살고, 돈에 웃고 울고, 돈이 곧 기회인 세상이다. 그렇게 돈이 왜 필요한지는 잘 안다. 하지만 이 돈이라는 것이 인간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 같아서 계획 없이 살다가는 낭비한 돈만큼 시간도 인생도 사라진 뒤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돈의 흐름을 이해하게 될까.

책의 목차를 보면 돈을 관리하는 과정을 나무가 자라나는 과정으로 비유하고 있다. 돈을 담는 그릇이 튼튼해야 돈을 잘 관리할 수 있듯이 돈에 관한 마음가짐을 토양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돈나무를 키우려면 씨앗이 필요한데 작게는 내 주머니에서부터 크게는 나랏돈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뭐 여기까지는 아이와 몇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돈에 관한 건전한 '관심'과 올바른 '지식'이야말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니까.
하지만 늘 쉽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었는데 돈을 버는 것부터 돈을 관리하는 것이 왜 필요한 일인지를 읽어보니 큰놈에게도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가계부를 통해 아이가 가계경제에 대해 관심도 가지고 자신의 습관도 체크해볼 수 있어 좋았다. 가계부를 보면 대출이 뭔지, 할부가 뭔지, 보험은 왜 필요한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도 가계부를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점검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요즘 쓸데없이 사는 물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대출이라는 개념뿐 아니라 세금에 관한 부분도 쉽게 풀어놓아서 나라 경제가 어떻게 돌고 도는지 이해시키기 좋았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싹을 틔우기 위해서 필요한 활동들로 저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저축의 필요성뿐 아니라 삼 형제 이야기를 예로 들어 잠자는 돈과 일하는 돈의 차이점을 설명하여 일하는 돈의 의미를 강조한다. 그리고 저축 시 발생하는 이자에 대한 설명과 은행이 어떻게 돈을 받고 빌려주면서 이득을 취하는지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수학적 계산능력이나 이해도가 딸려서 퍼센트의 의미를 정확히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복리계산을 설명하자 신기하다며 자기도 이런 식으로 저금해달란다. 어린 자기가 보기에도 공돈의 액수에 매력을 느꼈나 보다.^^ 하지만 복리를 뒷받침해주는 건 시간뿐임을 상기시켜주자 한숨을 쉰다.ㅎ
꽃피우는 과정은 투자 개념이다. 즉 기업과 주식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자칫 난해한 부분을 라면 가게를 예로 들어 풀어놓으니 어떤 시스템인지 이해하기가 수월했다. 주주와 투자에 관한 장단점도 학급 친구들에게 찾으므로써 아이들에게 좀 더 가깝게 접근한 방식이 좋았다. 초등학교선생님이 쓰셔서 역시 달라보인다.~
날씨 확인하기는 아이들에겐 생소하겠지만 금리와 환율 관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시장경제의 흐름을 잘 알아야 내 돈을 지키고 불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딸아이도 단어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도 학교 수업 시간 때 배우면 들어본 단어라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열매 맺기는 올바른 경제 습관을 기르는 과정이다. 경제 원리를 이해하면 돈에 관해 더 똑똑해질 수 있다. 동전의 앞뒷면을 모두 보아야 한다는 의미다. 시장경제에서는 모두가 다 잘 될 수는 없다. 이익과 손해는 공존하고 같은 돈을 지니고도 누구는 허투루 쓰고 누구는 투자를 하며 돈의 가치를 키워나간다. 하지만 돈을 향한 지나친 숭배는 금물이다. 돈에 대해서도 겸손함을 가져야 운도 오래도록 따르는 것이다.
요즘처럼 신기한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늘어나는 욕구를 잠재울 만큼 자제력이 좋다면이야 문제없겠지만 무분별한 소비 때문에 빚에 허덕여서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 돈과 행복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행복 기준에 부합하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찍 경제관념을 잘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돈에 쫓기거나 돈에 지배당하지 않게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하고 진정한 돈의 가치를 일깨울 수 있도록 꾸준한 교육이 필요하겠다.
우선은 돈과 멀어지게 만드는 일곱 가지 행동(빠른 포기, 한 방!, 티끌 모아 봤자 티끌, 남 탓하기, 비교하기, 흥청망청, 빨리빨리!)을 잘 숙지시켜야겠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아이에게 경제교육을 시키고 싶다면 강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