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분 영어 그림책의 힘 - 그림책으로 시작해서 자기주도로 이어가는 기적의 영어 공부법, 개정증보판
이명신 지음 / 조선일보생활미디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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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어조기교육~!에 대한민국 아이들은 지쳐가죠. 물론 부모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찍하는것이 맞는건지 아니면 느긋하게 있다가 사고의 문이 열리면 시작하는게 맞는건지
각종 영어관련지침서들이 넘쳐나니 부모들도 우왕좌왕하는것이 패턴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부모들틈에서 그래도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는 주지말자하고
팔랑거리던 귀를 딱 고정시킨후 큰아이의 영어교육을 맡아주던 학원을 과감히 끊어버린거죠.ㅎ
그러다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읽는 내내 어쩌면 이 책을 만나게 된것은 저에게 운명이었을런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런 교육책들은 전문가가 나서서 아무리 좋다고 설명을 늘어놓아도 주위의 경험에 더욱 의지할 수밖에는 없는데요.
얼마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차한잔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그 친구의 큰아이가 저희아이와 같은 4학년인데요,
벌써 영어원서를 술술 읽을 줄 안다는 얘기를 하길래
공부비법을 들어보니 바로 어렸을때부터 꾸준히 영어그림책을 읽어준 효과였던거죠.
이 책에 나와 있는 다른 분들의 일화처럼 학원근처는 가본적도 없는 아이구요.ㅎ
그 당시 들을때만 해도 아이가 똑똑해서 그런거겠지라는 생각만으로 그쳤었어요.

그러나 이 책의 책장이 넘어갈수록 저도 할수 있겠다라는 의지가 막 솟구치기 시작했어요.
이 책은 2008년에 출간된 《엄마와 함께 하루 20분 영어 그림책의 힘》의 개정판으로
이명신 선생님의 30년 노하우와 더불어 초등 교과에 맞춰 읽기 발달 단계별로
새롭게 정리한 추천 도서 목록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장점이에요.
많은 원서속에서 책선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모들에게 참고서 같은 느낌의 책이랄까요?
그런 제게 이 책은 다시 동기부여가 되는데 충분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많이 읽어준 부모일수록 영어그림책을 읽어주는 일이 그리 낯선일은 아닐꺼에요.
그림책안에 담겨진 언어의 힘을 믿는다면 그 효과가 확실히 나타날꺼라고 강조하고 있어요.
Chapter 1. 영어 마라톤, 하루 20분 영어 그림책으로 시작해요.
Chapter 2. 영어 동화책만 읽어도 정말 괜찮은가요?
Chapter 3. 책 읽기 환경, 책 읽는 문화가 절실해요.
Chapter 4. 영어 그림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Chapter 5. 발달 단계에 알맞은 그림책을 골라주세요.
위 5가지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궁금한 내용을 찾아보기 쉽게 구성이 되어 있어요.

영어는 꾸준히 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 비법은 부모가 의지가 더욱 절실합니다.
아이와 같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껴야 하는거에요.
일찍 시작하든 늦게 시작하든 아이의 수준과 발달과정에 잘 맞추어 흥미있게 하되
절대 공부라는 느낌을 주어선 안된다고 하네요.
중간에 단어를 암기시킨다던지 다 읽고 문장외우기를 시킨다던지 하는 행동은 금물..
절대 아이가 새로운 언어를 익힘에 학습이라는 느낌이 아닌
그냥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게 핵심인거 같아요.

"영어 그림책에서는 속어나 유행어등은 찾아보기 힘들어요.
훌륭한 이야기 구조와 잘 다듬어진 언어, 풍부한 표현, 적절한 문장등은
우리 아이들이 바른 영어를 배우고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가도록 도울 거에요." -p.43

또한 제일 궁금한 책을 읽어주는 노하우도 설명이 되어 있는데요.
소리내어 읽기의 중요성, 시선처리, 읽어주는 시간, 그리고 부모의 강한 자신감등에 대해 간단히 알려줍니다.
읽기 행동발달단계에 따른 동영상링크도 첨부가 되어 있어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더욱 좋았어요.
쓰기단계에서도 필요한 도서목록 또한 어휘력을 늘리기에 도움이 되는 책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중요한건 개인마다 노하우가 다 다르니 하면서 좋은 방법을 터득해 가는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글책만 보던 아이가 아무런 부담없이 영어책을 즐기려면 보통 1년은 걸린다고 하는데요.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차가 심하게 존재한다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그러니 절대 잘하는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내 아이의 능력에 맞게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엄마, 아빠가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야 말로 제일 필요한 덕목이아닐까 싶네요.
저도 굳게 마음을 다잡고 벌써 시작하였습니다.
중요한건 빼먹지 않는 일, 꼭 하루 20분을 지켜보려구요.
아이들의 반응도 괜찮은편이라 벌써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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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과 친해지는 법
방현희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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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외국 소설 중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 이야기를 두어 권 읽었는데요.
이번 방현희 작가님의 또 다른 공동체 이야기는 친근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인데다
한집에서 방을 나누어 살다 보니 한국인의 끈끈한 정을 더욱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즉 사람 냄새 가득한 셰어하우스랄까요?

 

책표지를 보면 이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소소한 캐릭터로 표현이 되어있어요.ㅎ
이 책의 주인공 형진은 엄마의 기나긴 투병생활을 지킨 장본인으로
어머니를 지키면서 한 요리가 일취월장하여 요리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돼요.

그렇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후 그는 남겨진 집과 자신의 재능인 요리 솜씨를 발휘해 반하숙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분명 그는 불운의 순간을 기회로 잘 잡는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유는 그의 가장 큰 장점인 낙천적인 성격이 한몫한 거죠. 
요즘같이 사람이 무서운 세상에 선뜻 이리 집안에 낯선 이들과 같이 생활하기로 결심하는 일이
진심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읽는 내내 동거인 중 누구 하나는 분명 정상이 아닐 것 같고
또 누구 하나는 사고를 칠 것 같은 그런 야릇한 느낌이 계속 드는 데는 아마도 뉴스를 너무 많이 접한 탓이 아닌가 싶어요.ㅎㅎ

형진의 셰어하우스 입주조건이 공고되고 형진의 입맛에 맞는 입주민들이 모두 모아집니다.
이 집의 입주 사항 중 가장 특이하고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요.
"주 3회 저녁, 평범한 가정에서 먹는 MSG 없는 집밥을 제공한다
나머지 화요일과 목요일은 입주인 각자 식사를 해결한다. "

이 부분일 것 같아요.
혼밥이 아닌 집밥이라는 엄청난 마력이 입주민들을 사로잡게 된 거죠.

이 밥의 의미가 아주 중요하게 다가오는 건 요리를 능숙하게 잘 하는 거구의 체구를 가진 형진의 이미지도 부드러워지지만
같이 식사를 한다는 건 그만큼 서로가 더욱 친해질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한국인들이 지인들을 만나면 습관처럼 내뱉는 말이 밥 한번 먹자고
밥은 먹었니라는 안부 인사에 담긴 의미가 얼마나 마음을 녹아내리게 하는지는 경험을 통해 잘 아니까요.
즉 이 셰어하우스 공동체들은 같이 밥을 먹으므로써 진정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가게 됩니다.

입주민 모두 사연 한가득씩 끌어안고 이 집에 들어서게 되는데요.
비정규직 직장인이지만 성실한 민규
깍쟁이 서울 아가씨 같은 혜진과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혜진과는 반대의 성격인 수진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집을 나온 꿈꾸는 뮤지션 정우
수의사 호준.. 그리고 그의 귀여운 고양이 3마리.^^
지극히 평범한 이 젊은이들은 형진의 따뜻한 셰어하우스 입주민들입니다.
이야기는 입주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옥신각신 잘 어우러져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위안이 되는 그냥 사람냄새 가득한 이야기입니다.
남녀 간 썸 타는 사랑도, 주인공 형진의 소심한 사랑 이야기도 있어요.
과한 사건도 없고 눈물나게 찌릿한것도 없지만 너무나 일상이여서 가슴에 콕콕 전달이 잘 된다고나 할까요.

또 형진의 편안한 뒷일 해결을 위해 마당 한편에 지어진 천장 색이 피콕 그린인 이 COOL 하우스는
입주민들뿐 아니라 독자들도 탐내하는 공간이 아닐까 싶어요.
결국 형진보단 입주민들이 더욱 애용을 하게 되지요~

“와우, 물이 에메랄드빛이야.”
“아, 비 오는 날 욕조에 물 가득 채우고 창밖 바라보면 정말 멋지겠다.”
“눈 오는 날은 더 죽일 거 같아.”
“사과나무 꽃잎 흩날리는 날이 최고일 거 같은데.”
“아냐 아냐, 가을에 찬비 내리고 짙은 낙엽 질 때 뜨끈한 물 받아놓고 앉아 있으면
저절로 시가 나올 거 같아.” -p.82


형진이 그들 하나하나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맛있는 요리 레시피는 이 책을 더욱 곁에 두고 싶어지게 만들었어요.
특히 토마토 스튜 레시피는 도전해 보고 싶은 요리였어요.
형진이 식단을 짜고 재료를 다듬고 굽고 데치고 등등의 과정이 머릿속에 그려질 때면
요리가 왜 여자보단 남자에게 이상하게 잘 어울리는지 그 느낌이 오네요
정말 이 남자를 우리 집 주방에다 모셔오고 싶은 강한 충동이 막.. ㅋㅋㅋ
슬픔도 기쁨도 맛있는 요리로 함께 하는 일들이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도 내일 아침은 사랑하는 우리 딸아이의 생일을 맞아 맛있는 미역국으로 사랑을 나눌까 합니다.ㅋ

"산 사람을 위해 밥을 차리는 것은 하늘에 쌓지는 못하지만 지금 내 귀에는 달콤하기 이를 데 없구나." - p.75

이렇듯 불운과 친해지는 법은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잘 엮이어 그 불운을 같이 이겨나가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누군가의 살뜰한 배려는 또 다른 누군가를 살리는 길이 되듯이요.
든든한 주춧돌 같은 주인장 형진의 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꼭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깊이 결속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와도 그것을 이루기 어렵게 만들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떼쓰는 사람을 붙여주는 것이 운명 아니던가.
그래서 인간은 슬픔에 겨울 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슬픔이니까"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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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
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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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십일 년 동안 집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

세상과는 등을 지고 철저히 숨어사는 린다,  악몽과 망상과 현실에서 뒤엉켜 사는 그녀.
하지만 그녀가 결코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한 건 아니랍니다.
그녀의 직업은 베스트셀러 작가에요. 그래서 그녀는 세상과 완전히 단절한 것은 아니죠.
외부로 나가는 일만 제외하곤 각종 미디어와 책을 통해 호흡을 간신히 내뱉고 있는 것이에요.

그녀의 삶은 넉넉하지만 그녀의 집안에선 그녀와 그녀의 개, 그리고 가끔 잔일을 봐주러 오는 도우미,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생명력이 넘치는 그녀의 온실만이 이 집안에서 그녀의 삶을 붙잡고 있는 유일한 것이었죠.

부모도 있지만 연락을 끊고 지내고 그녀가 이렇게 밖을 나가지 못하게 된 이유는
12년 전 겪은 동생의 참혹한 살해 현장의 충격 때문입니다.
그녀가 달아나던 범인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이 콜드 케이스로 남게 돼요.
하지만 린다는 살해 현장에서 본 살인자의 회색 눈빛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답니다.

그렇게 사건이 잊힘과 동시에 그녀 또한 기억의 조각들이 서서히 부서져 갈 때쯤
우연히 TV에서 살인범의 눈빛을 알아보고 만 것이죠.
그녀가 지목한 살인범은 유명 기자! 빅토리 렌첸.
동생을 죽인 범인을 단번에 알아본 그녀는 강한 의지가 불타올랐나 봐요.
"널 잡고 말 거야"

그녀는 드디어 함정을 놓을 계획에 착수하게 됩니다.

안나의 살해 사건을 소설로 쓴 후 작가 인터뷰를 미끼로 그를 유인할 작정이죠.
그래서 린다는 소설 [피를 나눈 자매]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의 구성은 소설 안에 이 린다가 쓴 소설이 또 등장합니다.
이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일 거예요.
작가 멜라니 라베는 본인이 아닌 정말 린다가 쓴 소설이게끔 쓰고 싶었다고 인터뷰를 했네요.
그런데 이 머리 나쁜 독자는 가끔 왔다 갔다 하기도 했어요.ㅎㅎ

그녀는 먼저 상상 속에서 각본을 짠 후 그의 뒷조사는 물론이거니와
범인의 자백을 이끌어낼 기법도 익혀둡니다.
또한 린다는 심리전에 대비해 체력도 다져요.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과 굳은 결의를 오락가락하면서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 나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함정이란 뭔가를 붙잡기 위한, 또는 죽이기 위한 도구이다.
좋은 함정이란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 확실할 것, 그리고 간단할 것" - p.110

드디어 린다와 렌첸이 마주한 순간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심리 스릴러라서 그런지 터지기 직전까지 늘어지는 느낌과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질문에선 짜증이 살짝 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릴러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독자 흔들어 놓기와 빠른 책장 넘김은 당연히 있었네요.
린다가 쳐 놓은 함정에 또다시 린다가 빠져버린 기묘한 일이 생기는데요.
역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라고 할까요?
과연 렌첸에게 자백을 받아 낼 수 있을는지, 아님 또 다른 범인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님 그녀가 유력한 용의자인지..

그녀가 불안과 초조함을 딛고 쳐 놓은 트랩에 범인이 잘 걸려들어 줄는지
마지막 장까지 놓치지 말고 읽어보길 권해 드립니다.

또 하나 안나가 살해당할 당시 흘러나오는 비틀즈의 노래
"All you need is love"은 더욱 소설의 분위기를 음침하게 합니다.ㅎ
작가는 왜 이 노랠 선택한걸까요.
완독하시면 아마 어렴풋이 알수 있을듯도 하네요.
love.love.love......정말 읽는 내내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윙윙거려요.
그녀의 뇌 잔상에 찍힌 끔찍한 기억과 이 노래가 동일시되어 그녀를 힘들게 하는데요.
책을 덮고 몇 분 뒤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와서 소설의 여운을 듬뿍 느껴보았답니다.

영화로도 나온다고 하니 벌써 기대되는데요.
이 짜릿한 심리전을 어떻게 그려낼는지 궁금하네요.
작가가 살짝 언급한 케이트 블란쳇이 잘 어울릴 듯도 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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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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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든 운동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있다.
하나가 올라가면 다른 하나는 내려와야 한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는다.
한 명이 도망가면 다른 한 명은, 영원히, 갇혀버린다.

"리디아가 죽었다." 첫 문장이 주는 느낌이 묵직합니다.
리디아는 한 가족의 사랑스러운 딸이었으며 아직 피어보지 못하고 져버린 꽃이에요.
누가! 왜! 무엇 때문에! 어떻게! 등의 물음을 던져주면서 소설의 첫머리가 시작됩니다.
초반부터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야 해서인지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었어요.
리디아의 죽음의 이유를 알아야 하니까요.

이 소설의 작가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부모님의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그녀 역시 하버드대 출신입니다.
그녀의 삶의 배경이 고스란히 녹아내린 듯한 느낌을 배제할 수가 없었네요.
소설의 배경은 1970년대 미국입니다.
1924년에 미국은 동양인들에 대한 입국을 전면 금지한 바가 있었고
그 이후로도 독일 못지않은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2차대전이 끝난 후 표면적으로는 인종 포용 정책을 취하였지만
실질적으론 동양인들이 터를 잡고 그들의 삶 속에서 어우러지기는 힘들었죠.
소설에 등장하는 가족은 혼혈 가족으로 이런 사회적 배경 속에서 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여실히 보여주죠.

리디아의 아빠는 중국계 이민 2세대로 부모의 악착같은 노력 덕에
제임스라는 이름으로 미국 사회에 흡수되고 싶어 하지만
늘 혼자일 수밖에 없는 소극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어요.
그가 잘 해야 하는 건 오로지 공부뿐이었던 거죠.
그런 그에게 강렬하게 다가온 여인이 바로 벌꿀 색 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메릴린입니다.

그녀는 이혼한 가정에서 엄마의 억척스러운 보살핌 속에
남자들만의 직업으로 여겨졌던 의사라는 직업을 꿈꾸며
하버드대에서 꿈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던 3학년 학생이었어요.
그리고 그들은 교수와 학생으로 첫 만남 뒤로 하나가 됩니다.
항상 백인들로부터 배척받던 삶을 살던 제임스에게 너무나 갑작스럽게 다가온 메릴린은 
처음으로 자신을 받아주기 시작한 유일한 미국인이죠.
그리하여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지게 돼요.
또한 메릴린은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이 수줍은 남자를 통해
자신의 또 다른 자아를 찾아갑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뒤로하고 잘 이겨 나갈 것 같던 그들의 삶은
리디아의 죽음 이전에도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리디아의 죽음으로 인해 완전히 해체될 위기에 처합니다.
제임스보다도 메릴린은 자신의 이루지 못한 의사라는 꿈에 심하게 목말라하다
 결국 해서는 안되는 일을 벌이고말고 제임스 또한 넘지 말아야 될 선을 넘게 돼요.
그리곤 리디아의 죽음의 이유가 드러나는 순간 리 가족의 운명의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실종된 줄 알았던 그날 아침의 분위기와는 달리 마을 호수에서 시체로 발견된 후의 상황까지
리 가족에겐 서로 입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문제들이 가득하다는 걸 알아가게 되죠.
왜 하필 둘째 리디아가 죽은 걸까요?

리디아는 중국인 같기도 하지만
그녀의 눈 색깔은 유일하게 오빠와 여동생과는 달리 파란색입니다.
그런데 머리색은 금발이 아닌 검은색이죠.
그런 그녀를 제임스는 더욱 특별히 여기게 되고요. 메릴린 또한 딸에 대한 애착이 가장 큽니다.
그런 리디아의 죽음에 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이가 리디아의 동생 한나에요.
한나는 모든 가족을 제일 잘 아는 인물인 것 같았어요.
이야기는 가족들의 시선을 통해 리디아의 죽음의 이유를 하나하나 풀어나갑니다.

이 소설은 그녀의 첫 장편소설로 6년 만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탄탄한 구성과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그 당시 시대상을 잘 말해 주고 있어서 이민자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었어요.
특히 리디아의 관심과는 달리 그늘로 자랄 수밖에 없었던 첫째 네스의 소외감, 막내 한나의 외로움이 더욱  안타까웠네요.
그들은 왜 다들 괜찮은 척 미소를 띠며 살고 있었던 걸까요?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기만 했어도 이 가족에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들이 계속 가슴을 답답하게 짓눌렀네요. 
특히 메릴린의 무모함이 용서가 안되었고 자신의 꿈에 대한 보상을 자녀에게 전가시켜버린 행동은
그녀가 정신적으로 무너져가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죠.
서로 다름의 매력에 이끌린 두 사람이 결국은 이 다름을 이해하는 데는 리디아의 죽음이라는 사건이 일깨워놓아요. 
결국 리디아는 누가 죽인 걸까요?
왜 인간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걸까요.
나 외에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진심 어린 시선이 필요할 것 같아요.

흰색과 흰색이 아닌 것. 그것은 이 세상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일이었다. - p.284

'다르다' 는 제임스의 이마에 언제나 찍혀있는 상표였고, 제임스의 두 눈 사이에 박혀 있는 문장이었다.
'다르다'라는 단어는 제임스의 인생 전체를 물들였다.
..
하지만 메릴린에게 '다르다'는 말은 제임스와 달랐다.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기가 죽지 않았던 어린 메릴린.
메릴린은 정말 '다르게' 되고 싶었을거다. 자신의 인생도, 자신도, 정말로 달라지고 싶었을 거다.-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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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 FBI 설득의 심리학
크리스 보스.탈 라즈 지음, 이은경 옮김 / 프롬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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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인생을 살면서 설득을 잘 하는 사람, 흥정을 잘 하는 사람, 사람과의 관계를 정말 부드럽게 잘 유지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누구나 부러워하죠.
이 모든 설득의 최종목표는 상대방을 잘 배려하여 내가 원하는 바를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는 거죠. 즉 누이좋고 매부좋고가 되려면 상대의 마음을 잘 움직이는 기술을 터득할 필요가 있죠.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유전자를 타고 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타인을 설득하는 과정을 무척이나 고문으로 여깁니다.
저 또한 이 책을 선택한 이유가 인생의 반을 살면서도 여전히 힘든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충분히 도움이 될 것같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 보스는 전직 FBI 협상 전문가였어요. 정말 위험하고도 멋진 일을 하신 분이죠. 영화에서나 보았던 분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ㅎ 또 그는 그런 그의 경험을 살려 대학 강의 및 기업컨설팅을 운영하면서 얻은 교훈들을 이 책에 풀어놓았습니다.

"Never Split the Difference"

우선 이 책의 귀퉁이에 쓰여진 "Never Split the Difference"라는 문구를 들여다 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설득은 절대 흥정의 과정이 아닌 협상을 하라고 얘기합니다. 그게 그거 아닌가 하겠지만 저자는 흥정과 협상은 다르다고 얘기하죠.
"인질 협상가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독특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인질 협상가가 은행 강도에게 "그래, 인질을 4명 잡았군. 절충해서 합의하지. 두 명을 이리 넘기고 마무리 하지?"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아니다. 유능한 인질 협상가는 상대에게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고 원하는 전부를 얻어내야 하며 그것도 상대가 상호관계가 양호하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얻어내야 한다. - p.38
즉 흥정의 단계를 넘어서 정확한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협상을 해야 하는게 중요한것이죠.

"인생자체가 협상이다." 라고 정의하면서 협상과정에서 생겨나는 갈등을 감정적으로 잘 이용하는 노하우를 제시하는데요.
즉 감정이 좌우되는 분쟁일수록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선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인 측면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데 열가지 챕터로 나누어이해하기 쉽게 구성이 되어 있어요.열가지 챕터중 관심을 끌만한 내용들이 몇가지 있었는데요. 
미러링 기법과 아니오를 끌어내는 말하기 방법, 교정질문에서 흥미있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읽으면서도 이런 방법이 정말 통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잘만 터특하면 손해보고 사는 일은 적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미러링 효과로 업무를 절반으로 줄인 여직원, 아니오를 유도하는 대본을 써서 수익률을 올린 정치기금모금자, 교정질문을 잘 활용한 의사의 예는 우리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경험담이었거든요. 허나 교정질문 같은 경우엔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대는 동의하지만 적정선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것도 같아요. 잦은 물음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분명 있으니까요.

허나 중요한건 이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본인의 감정을 누르고 조절하는 일이 가장 큰 관건이겠죠.
항상 내가 손해보거나 부당하다고 느끼는 일에 직면할때면 분노조절이 안되서 말까지 안나오는 경우는 누구나 겪는 문제인데요.ㅎ
즉 감정적이 앞서다보면 이성은 어느새 달아나 있죠. 저자도 한번 심호흡을 하고 혀를 깨물고 자신의 상태를 좀 더 차분하게 긍정적인 상태로 바꾸는 방법을 배우라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길 강조합니다.특히 협상가가 사용하기 좋은 어조로 심야라디오 DJ목소리톤이 좋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방법을 활용한 예로 인질협상의 경험을 예로 들어놓았는데요..교정질문과 사과를 반복할때마다 범인의 심장박동수가 조금씩 낮아지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수 있다고 하는데요. 고도의 심리전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들을 잘 적용해서 성공적인 협상이 가능한 예도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안타깝게 협상에 실패해서 인질이 죽거나 사건의 실마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우도 기술해 놓았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블랙스완"이라고 하는데요. 즉 블랙스완이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얘기하는 것으로 이런 경우에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로 종교, 유사성의 원칙, 상대와 마주하기 등을 소개합니다. 종교와 관련된 분쟁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는걸 보면 종교가 정말 중요한 부분임엔 틀림없네요.

뒷페이로 넘어갈수록 일상생활에서 협상을 잘 적용한 예가 나오는데요. 물건값 흥정하는데 완전 젬병인 저에게 정말 필요한 부분이었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이상하게도 물건값을 흥정하는데 판매자의 기분따위를 왜 헤아리는건지 이해할수 없으나 깍고 있는 상황자체가 불편한 저로서는 그냥 제값주고 구매를 하는 편이거든요. 허나 흥정이라는 불편한 시간을 끌려다니지 않고 장악하면서 잘 이끌어 낼수 있는 방법에 대해 백프로 자신감이 붙을 순 없겠지만 시도해보기엔 나쁘지 않을것 같았어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협상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힘들어합니다.  즉 두려워하는 대상은 맞은편에 앉은 사람이 아니라 갈등 그 자체인 경우가 더 많죠. 저자가 제시한 이러한 방법들을 잘 터득하고 갈등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잘 극복한다면 갈등을 뚫고 나갈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요?
저 같은 경우 업무를 보면서 클레임껀을 상대하거나 쓸데없이 걸려오는 광고전화를 상대할때도 몇가지 방법을 잘 접목시키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도 더 나은 근무환경을 유지 할 수 있을것 같아요. 상대방을 설득해야하는 일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필독서로 추천드리고 싶네요~^^

" 인간은 귀 기울여 들으며 분명하고 공감적인 태도로 말할때, 상대와 자기 자신을 품위 있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할 때,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가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솔직하게 말할때 비로소 일과 인생에서 특출한 협상가가 될 수 있다." - p.339

 

 { 본 서평은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실되게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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