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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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말에 따르면 주인공 걸리버(Gulliver)는 ‘Gull(바보 혹은 잘 속는 사람)’과 ‘ver(진실 혹은 진리)’의 합성어로 결국 걸리버라는 이름은 ‘진실을 말하는 바보(혹은 거짓말쟁이)’, 즉 거짓인 것처럼 보이나 실은 진실인 것을 말하는 풍자가라는 뜻이다. -작품 해설 중에서

 

걸리버라는 이름에 담긴 뜻을 안다면 이 책은 단순히 여행기가 아님을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 완역본을 읽고 나면 더 많은 여행기가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스위프트의 집필 목적은 유희가 아니라 독자를 화나게 하고 세상을 바꾸고자 함이었다고 한다. 내게 있어 스위프트는 한 가지는 성공한 셈이다. 지금에서야 읽었다는 사실에 화는 났지만 세상은 여전히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착잡할 따름이다.

 

우리가 어릴 적 동화로 만난 걸리버 여행기는 소인국 또는 거인국 정도로 끝난다. 완역본을 읽어보아도 여행기로써는 ​제 1부 릴리펏(소인국) 여행기, 제2부 브롭딩낵(거인국) 여행기까지가 흥미롭다. 하지만 제3부 라퓨타(날아다니는 섬),발니나비,럭낵,글럽덥드립,일본 여행기, 제4부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는 풍자를 끌어내기 위해 억지로 상황을 연출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3,4부는 여행기보다는 그들의 대화에 주목하게 된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모두 쏟아내고 있었고 나는 비판의 목소리에 웃으며 읽어내려 갔다.

 

스위프트는 한결같이 이 여행기의 진실을 강조한다. 당연히 허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읽다가 자꾸만 반복하는 문장을 맞닥뜨리게 되니 나조차도 혼란스럽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가 무엇을 강조하든지 간에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거짓이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거짓을 싫어한다는 저자조차 감추거나 포장하기도 하지만 그가 또는 등장인물들이 바라보는 시대상은 한치의 거짓도 없어 보인다.

 

해설에서 저자가 말하는 풍자를 이해하려면 저자가 살던 당시의 상황을 알고 보면 좋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굳이 모르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이유인즉 인간의 이성은 진화했지만 본성은 바뀌지 않았고, 한 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언제나 비슷하게 굴러가고 있다. 게다가 세상은 인류의 편리를 위해 발전하고는 있지만 인간의 내면은 점점 불안정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에게만 있다는 유일한 이성은 주로 나쁜 쪽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흔하게 일어난다. 

 

 

 

 

인간은 쉽게 동화되고 잘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도 알 수 있는데 그런 점들을 각 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인국에 익숙해진 몸이 거인국에 다시 적응할 동안 금세 역지사지를 깨닫는 것이라든가, 말의 나라에서 적응한 몸이 인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기도 한다. 심지어 말의 나라를 동경하고 인간을 경멸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가 뒤로 갈수록 풍자의 수위를 점점 높여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출판 당시 검열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당시 앤 여왕의 미움을 사게 된 스위프트는 소인국 편에서 그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 대조보다 더 우스꽝스러운 것은 이 세상에 없었다. -p. 130

그런 상호 비교는 나 자신을 아주 한심하게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p. 181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덩치가 너무 차이 나서 아예 비교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 덩치 작은 사람이 자신의 명예를 내세우려 하는 것은 아주 헛된 일이로구나. 그리고 귀국한 후, 영국에서도 내가 깨달았던 그런 교훈을 주는 사례를 아주 빈번하게 볼 수가 있었다.

출신, 인격, 재치, 상식 등이 전혀 없는 하찮고 한심한 시종이 자신을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왕국의 고관들과 동급이라고 여기는 것이었다. -p.151

 

 

 

각 장에서 그 나라의 통치방식과 관습, 여러 행동양식을 보면서 풍자의 매력에 빠지다 보면 단락단락이 금세 넘어간다. 걸리버는 자신의 지적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들과 가까이 지내는데 성공한다. 소인국에서는 황제의 욕망을 잠재우며 영국의 식민지정책을 비판했고, 거인국에서는 거인국 왕의 입으로 영국은 악덕이 판치고 부정부패가 만연함을 강조하고 있다.

 

자네 나라의 국민들 대부분은 가장 해로운 자그마한 벌레 같은 족속일세. 자연이 일찍이 땅 위에 기어 다니도록 허용한 벌레들 중에서 말이야. -p.162

 

날아다니는 섬에서는 더 다양한 분야의 풍자가 등장한다. 학자, 정치가, 세금, 수명뿐 아니라 망자를 불러들여 역사적 사실들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고대사와 현대사가 수정돼야 할 만큼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는데 실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재밌는 제안도 제법 등장하는데 당쟁끼리 싸울 경우의 대안책이 너무 웃긴다.

 

당쟁이 격렬할 때 이를 중재하는 훌륭한 방법도 고안해냈다. 당마다 백 명의 지도자를 데려오고, 머리 크기가 거의 비슷한 두 사람을 한 쌍으로 배치한다. 그런 다음 훌륭한 외과 의사 두 사람이 동시에 두 사람의 후두부를 톱으로 잘라낸다. 그렇게 되면 뇌는 균등하게 나뉠 것이다. -p.231

 

스트럴브럭에 죽지 않는 자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오래 사는 것에 대한 비판적 견해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같은 이유로 그들은 책을 읽으면서 절대 즐거움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한 문장을 읽더라도 끝부분에 도달하면 처음 읽었던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이런 결점으로 인해 그들은 기억이 좋았더라면 누렸을 수도 있는 단 하나의 오락마저도 빼앗기고 맙니다. -p.262

 

 

그들의 언어에서 후이늠이라는 단어는 말[馬]을 뜻하며, 어원은 '자연의 완성'이었다.

-p.289

 

말들이 사는 나라에서는 의심 혹은 불신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하며 유토피아를 그려내고 있다. 그럼으로써 굉장히 현시대를 비판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후이늠에서 인간과 인간의 생활양식을 설명하는 곳은 최고 정점을 찍는 지점이 아닐까 한다.

걸리버는 인간(야후), 전쟁, 국정운영, 법, 예술과 학문, 돈 등을 후이늠의 대화를 통해 풍자의 끝판을 보여준다.

전쟁의 일어나는 원인, 비루한 군주, 인간의 사악한 본성, 변호사의 이중성, 은어 같은 법률 언어, 빈부격차, 사치, 과욕 등은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이야기들이다.

 

법은 전부 그런 언어로 기록되며, 그들은 은어 자체를 늘리는 데어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입니다. -p.306

법률용어 앞에 혼란이 오는 시민들의 마음을 으찌 이리도 꼬집고 있는 것인지. 풍자와 해학에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걸리버는 후이늠의 삶에 길들여져 인간 세상으로 돌아 긴 길 거부한다. 이유는 후이늠의 유토피아를 사랑했기 때문이다.후이늠의 생활양식과 풍습을 보면 우리가 바라는 이상향이기 때문이다. 걸리버의 거부반응이 황당하지만 계속 이러한 의문이 든다. 인간은 왜 권력과 부 앞에서 오염되어 가는가. 정녕 인간은 악에 더 가까운가. 인간은 후이늠의 세상처럼 그렇게 살아가기 어려운 존재인가.

하지만 슬프게도 말의 나라를 통해 본 유토피아는 이상향일 뿐임을 이미 안다.

 

마치 어린 왕자가 여러 행성을 여행하듯 걸리버의 여행도 신비스럽고 흥미진진하다. 조지 오웰이 극찬하였다데 이견이 없을정도다. 걸리버가 여행기라고 알고 있다면 당장 완역본을 읽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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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우표, 사라진 나라들 - 1840~1975
비에른 베르예 지음, 홍한결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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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우표를 보고 있으면 어떤 마음이 들까. 저자는 우표 수집이 취미였다. 그는 단순히 무언가를 수집하기 위해서 우표를 모으지 않았다. 우표 속에 담긴 역사를 모았다. 그래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은 배제하고 역사의 때가 묻은 것들만 모았다. 그리고 그 우표들의 역사가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듣기만 해도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과시용이든, 선전용이든,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든, 돈이 목적이든 우표는 특별했다. 왜냐하면 우표는 그 나라와 그 당시 나라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표는 나라의 이미지를 더 좋게 포장하기도 한다. 또한 민심을 다잡기 위해 발행되기도 하고 국고를 채우기 위해 발행되기도 했다. 그만큼 세계가 변모할 동안 만들어진 우표의 수만큼 나라의 수도 많았던 것이다. 그리고 우표에 사용된 그림과 인쇄 상태와 풀의 재료 등으로 시대를 짐작하기도 한다. 마치 과학 탐문수사를 하듯이.

 

저자는 우표를 통해 역사를 재해석하고 있다. 다소 부족한 부분들은 역사가나 소설가들의 간접적 지식도 덧붙였고 관련 음악이나 영화 등도 곁들여서 지루함을 덜어내고 있다. 그래서 내가 들어본 작가나 지명이 나올 때는 반갑기도 했으며 더 찾아보기도 했다.

 

한 사회가 잘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우표 발행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p.200

 

우표의 역사는 18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800년대의 지명들이 낯설어서인지 저자가 머리말에도 언급했듯 동화를 읽는듯한 기분이었으나 1900년대를 넘어서면서 열강들의 영토분쟁과 원주민 학살 등을 읽고 있자니 화가 나기도 한다.

 

 

 

재미있게도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완독한 책이 걸리버 여행기였다. 첫 단원인 1840~1860년에서 걸리버 여행기의 한 문장을 또 만나니 독서 릴레이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한 소인국이 실제 존재하는 지명인 줄은 몰랐다.

또한 1915~1925년에서는 걸리버 전에 읽은 야간비행 이야기가 등장한다. 생텍쥐페리가 책임자로 일한 비행기 착륙장 이야기가 실려있어 또한 반가웠다.

 

그런데 왠지 읽으면 읽을수록 씁쓸하다. 열강들의 침략과 원주민 학살 등을 거치며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간 나라들의 사연은 인간들의 탐욕과 잔악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노예섬이라고 불렸던 서인도 제도의 역사는 예전에 책으로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시대의 우표를 보고 있으니 참 시대와는 대조적이다.

읽다 보니 티에라델푸에고의 원주민 학살은 끔찍하다. 군대가 저지른 만행에 인류애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와 비슷한 사건들은 끊임없이 되풀이되었다. 심지어 폭격에 사라져버린 섬도 있다. 열강들은 원주민뿐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경멸하고 마치 모든 땅의 주인이 자기들인 양 행동한다. 유럽의 땅따먹기 전쟁을 다시 읽고 있는 기분이다. 특히 영국은 참 많이도 등장한다. 열강들이 그 시절 식민지에서 사용된 우표의 도안을 보면 그 위세와 뻔뻔함을 느낄 수 있다.

 

 

 

 

 

야프섬 주민들의 돌화폐에 관한 이야기를 일코 있자니 정겹기까지 하다. 돌의 크기뿐 아니라 사연 많은 돌에 더 가치를 두었다는 사실에 섬주민들의 순박한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땅의 혜택]의 작가 크누트 함순이 마음을 빼앗겼다는 바툼은 석유로 인한 이권다툼이 잦았던 곳이었으며 단눈치오가 평생을 매달리다시피한 피우메는 그의 뜻대로 되지는 못했지만 훗날 그의 명성이 다시 회복되어 다행스러웠다.

 

1925~1945년대로 접어들자 아시아의 가슴 아픈 역사도 드러난다. 731부대를 지휘한 아시히 시로의 만행을 다시 읽다가 그가 편안한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도 화가 나지만 미국의 실리를 위한 암묵적 태도에 더 분노가 인다. 일본은 731부대의 만행이 적힌 이 책을 보며 또 뭐라고 지껄일까.

건지는 예전에 읽은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라는 소설 때문에 알게 된 곳이다. 건지에서 독일의 눈을 속여 교묘하게 발행된 두 우표의 숨은 의미를 알게 되니 그의 애국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외에도 목차를 보면 흥미 있는 사연을 지닌 우표가 많다. 우표를 만지면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것 마냥 흥미로웠는데 우표가 지닌 역사적 가치를 책으로 소장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빛나는 것만 같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나라들이지만 얼마나 그 시절을 치열하게 지나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으며 잘 몰랐던 역사까지 알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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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의 이중생활 1 마이펫의 이중생활 1
데이비드 루먼 지음, 그레이그 켈먼 그림, 김영옥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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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애니메이션 소재로 인기짱이죠.

 동물 사랑이 넘치는 우리 가족은 동물 관련 영화는 거의 빼놓지 않아요.

 마이펫의 이중생활 1은 온 가족이 극장에서 본 영화인데요. 주인공 맥스와 다양한 동물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작품이었죠.

 우리 집 동물들을 보면서 외출한 뒤의 모습이나 다른 동물들과 함께 할 때 어떤 감정들을 느끼게 될까를 자주 생각했었는데

 그런 내용들이 많이 등장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완죤 귀엽죠.

 진짜 귀여운 걸로는 별 다섯 개 그 이상입니다. 안 귀여운 캐릭터가 없어요.

 

최근 마이펫의 이중생활 2도 개봉을 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아직 보지 못했어요.

 평점을 보니 2가 더 재밌다는 말들이 많아서 꼭 봐야겠어요.

 

이 책은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그림 동화책입니다.

 오로지 주인만이 전부인 맥스는 주인이 나가고 나면 오매불망 주인만을 기다립니다.

 이야기는 주인을 기다리는 맥스가 다른 동물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일상을 담고 있는데요.

 이웃 포메라니안이자 맥스 바라기인 기젯, 먹는 게 낙이자 맥스의 조언자인 고양이 클로이,

 앵그리버드를 능가하는 앵무새 스위트피, 다람쥐가 세상을 차지할까 봐 걱정인 퍼그 멜,

 노는 것도 생긴 것도 멋진 푸들 레오나르드, 마사지를 좋아하는 닥스훈트 버디,

 동물들의 위안이 되는 팝스까지 그야말로 펫들의 라이프를 실컷 맛볼 수 있지요.

 

 

 

 

특히 주인이 나간 뒤 그들이 벌이는 기상천외한 모습은 우리가 가끔 상상하며 농담하던 그 모습이네요.

 티비를 보거나 냉장고 음식을 먹어치우는 것도 모자라 함께 모여 파티도 벌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맥스의 주인은 맥스가 외로울 것이라 생각했는지 다른 입양견 ‘듀크’를 데리고 오게 되는데요.

 듀크의 일방적인 행동이 거북한 맥스는 자신만의 일상이 깨진듯한 느낌을 받게 되죠.

 그리고 새 식구가 느는군요. 예쁜 아기가 태어났나 봐요.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맥스와 듀크의 시골생활이 펼쳐지는데요.

 쾌활한 듀크는 농장 생활이 즐거운 반면 도시남 맥스는 농장동물들이 무섭기만 합니다.

 도시에서의 늠름하고 활달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군요.ㅋㅋ

 

 

 

 

마침 농장에는 듬직한 개 루스터가 있었어요. 루스터는 농장동물들을 기가 막히게 돌보네요.

 하지만 문제가 생기고 말아요. 맥스로 인해 양 한 마리가 탈출하게 되고

 양을 찾기 위해 맥스와 루스터가 수풀 속으로 가게 되죠.

 무서워서 덜덜 떨기만 하던 맥스는 할 수 없이 양을 찾으러 나섭니다. 물론 루스터와 함께요.

 

"두려움을 이겨내는 첫 번째 방법은 두렵지 않다는 듯이 행동하는 거야."

 

결국 맥스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터득했네요. 친구들의 조언과 격려 덕분에요.

 맥스는 도시로 돌아가면서 자신감이 정말 상승했어요.

 루스터의 스카프를 매고 있는 모습이 정말 귀엽네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용기와 우정이 무엇인지 반려동물들을 보며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마이펫의 이중생활 2 예고편을 보니 재밌는 장면이 많네요. 오늘 아이들과 함께 보아야겠어요.

 비록 애니메이션처럼 많은 장면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핵심 내용만 잘 뽑아낸 것 같아요.

 반려동물을 좋아한다면 추천합니다.

 마지막 장에는 캐릭터 스티커도 있어서 아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네요.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니 천방지축인 우리 집 말티즈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해지는군요.

 맥스와 친구들 덕분에 우리 집 동물 친구들을 대할 때 좀 더 진지해질 것 같네요.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도 더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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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박현아 옮김, 류충민 감수 / 더숲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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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내어준다. 우리는 그렇게 자연을 누리고 살면서도 식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꽃을 보고 행복해하고 샐러드를 먹으며 건강을 유지하면서도 그들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식물은 그냥 녹색이었으니까 녹색이다라고만 생각했지 왜 녹색일까를 생각하지 않았고, 꽃의 색상이나 풀들의 생존방식에 대해서도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냥 존재하는 건 없다. 어떤 식물이든 존재의 이유가 있으며 각자 하는 역할도 있다. 무심코 지나치는 꽃, 나무, 잎사귀의 생김새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고 식물도 진화하고 퇴화해가며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다.

 

 

하늘에는 별이, 땅에는 꽃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괴테

 

우선 식물학 하면 꼭 알아야 될 학문으로 여기지 않는다. 학창시절 생물 시간을 떠올려본다면 지루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할 것이 넘쳐나는데 씨앗이니 떡잎이니 엽록체며 광합성이란 용어가 무미건조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다. 식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식물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점점 사라져가는 식물을 지키고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식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다. 이 책의 목차를 본다면 충분히 흥미가 생기고도 남는다. 식물의 다빈치 코드, 단풍이 물드는 이유, 식물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 식물도 혈액형이 있을까, 바나나에는 씨가 없다는 사실, 강아지풀은 고성능 식물 등 평소 무심했던 질문들에 눈이 번쩍인다.

 

화분을 돌보다가 가끔 질서정연하게 자라나는 새잎을 보면 신기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자연 속에도 수학의 규칙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꽃잎의 수, 줄기에 매달린 잎 등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나름의 규칙을 찾을 수 있는데 이런 사실을 발견한 이들도 대단한 것 같다.

 

꽃과 벌레의 상호 관계를 들여다보니 서로 공생하며 질서를 지켜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같은 종류의 꽃들이 만발하게 피는 이유도 알게 되고 꿀벌이 좋아하는 색상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그 외 식물과 곤충의 밀땅, 공룡이 사라지게 된 또 다른 가정, 잎의 모양이 하트가 많은 이유, 독이 든 식물의 효용성,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 열대지역의 식물이 강한 이유 등 식물학의 기초가 되는 여러 가지 상식들이 반가웠다.

 

 

 

 

이제 곧 나뭇잎들이 곱게 물들 것이다. 그리고 하나둘 떨어져 그야말로 나무는 알몸이 될 것이다. 단풍이 드는 과정을 제대로 알고 나면 측은한 마음마저 들겠지만 단풍이 주는 온갖 색채의 향연에 힐링할 수 있으니 그 또한 즐거움이다.

 

나무는 살기 위해 잎을 버리지만 그 잎을 받아든 대지는 새로운 봄을 위한 싹을 준비할 것이다. 이렇게 자연이 주는 생명의 순환은 인간의 생체리듬과도 함께 호흡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지구의 미래는 화성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환경오염을 더 이상 방조해서는 안 된다. 그 옛날 식물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힘을 얻었던 그때를 기억하며 식물학을 이해해야 하겠다.

 

녹색은 '먹지 말아라', 빨간색은 '먹어라' 이것이 식물들이 씨앗을 운반하기 위한 신호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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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 - 동물생태학자 사이 몽고메리와 동물들의 경이로운 교감의 기록
사이 몽고메리 지음, 레베카 그린 그림, 이보미 옮김 / 더숲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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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무수한 생명체 중에 우리는 정말 몇 종류밖에 알지 못하고 떠난다. 문득 인간이 외로운 건 인간만 알고 떠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자연을 보며 느끼는 삶의 이치보다 동물을 보며 배우는 삶의 이치가 더 피부로 와닿는 이유는 그들과 함께하며 얻는 깨달음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저자의 경험담뿐 아니라 나의 경험담도 있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내가 주저 없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나도 좋은 생명체로 살아가고 싶어서이다. 저자처럼 동물을 사랑해서 동물생태학자나 그쪽 분야의 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동물애호가이긴 하다. 내가 동물을 곁에 두는 이유도 그들에게서 얻는 즐거움과 행복의 양과 질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이라면 내가 그들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에게 온 것임을 알게 되었다. 성격이 완전히 다른 냥이 두 마리는 일이 고됨도 잊게 해 주고, 어항 속 금붕어 두 마리는 가끔 내게 멍 때릴 수 있는 휴식을 준다. 사람 곁을 싫어하던 업둥이 앵무새는 요즘 새 식구 말티와 친구가 되어 신기한 모습을 보여 주고, 천방지축 몰티즈 덕에 웃음이 끊일 날이 없다. 정말 이런 것들은 함께하지 않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이 교감이기 때문에 더없이 소중하다. 그 속에는 이미 내 곁을 떠난 동물도 포함된다.

 

그래서 저자와 함께 한 동물들의 사연이 내게도 애틋하게 다가온다. 어린 시절 함께한 검둥개 몰리는 그녀의 인생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된다. 그 덕에 다양한 생명체를 만날 수 있게 해 되었고 그녀를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된다. 한 번도 만나볼 수 없는 거대 새 에뮤나 캥거루, 타란툴라, 족제비를 보며 그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그녀 또한 자연 속에 동화되어간다. 그럼으로써 기다리며 유대감을 쌓아가는 것,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 진정한 생동감을 알아가는 것,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등을 동물들에게 배우게 된다.

 

저자의 경험 중에서 그녀가 보더콜리를 잃고 우울증에 빠졌을 때 꿈속에서 죽은 개가 나타나 입양할 개를 알려 준다. 이 무슨 황당한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나에게도 사고로 죽은 개가 다시 온 것만 같은 황당한 경험이 있어 공감한다.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설명 못할 일들이 수시로 일어나는 법이니까. 한편 그녀가 다음 개를 입양하는 과정을 보며 입양 절차가 까다롭고 체계적인 것으로 보아 동물보호법이 잘 되어 있는듯했다. 보호소 시설도 꽤 잘 되어 있는 있다는 사실도 참 부러웠다.

 

저자의 열세 마리 동물 중 문어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있다 문득 며칠 전 본 티브이 화면이 떠올랐다. 시아버님은 오직 한 채널만 보신다. 그래서 시댁을 가면 저녁시간 때 늘 동물 관련 프로를 보게 된다. 그제는 티브이 화면 가득 문어의 생태가 방영되고 있었다. 바닷속 동굴에서 본 문어의 눈(그렇게 문어 눈을 제대로 본건 처음이다), 그리고 알을 낳고 그 알을 돌보는 모습을 뚫어져라 보았었다. 책에는 그것 말고 문어가 사람을 인지하고 교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문어 종류도 250종이 넘는다고 한다. 어찌 보면 외계 생명체 같고 수많은 빨판과 끈적거리는 피부 때문에 친근감이 들지는 않지만 그들도 온몸으로 자신들의 감정과 기분을 표현한다는 점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그녀는 다른 종과의 교감은 우리의 영혼을 성장시킨다고 말한다. 확실히 나도 세월이 지날수록 체감하며 살고 있다. 예전에는 저자처럼 온전히 동물에게 내 시간을 할애하진 못했지만 요즘은 반려라는 의미를 잘 알겠다. 그리고 내가 해야 되는 것보다 그들이 나를 의지하고 지켜주는 것 같아 더 고맙다.

 

이제 우리 집에 온 지 두 달 반쯤 된 말티는 내가 쓰레기를 비우고 들어와도, 화장실을 갔다 와도, 오랜만에 본 것처럼 미친 듯이 반긴다. 그 모습을 보며 '넌 어쩜 매 순간이 새롭냐'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는데 그 말을 하고 돌아서면서 그래, 나도 매 순간을 새로운 맘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런 것들이 내 영혼을 성장시키는 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무엇보다 인간이야말로 이 지구상에 좋은 생명체로 남아야 할 유일한 생명체일 텐데 망가져가는 지구와 사라져가는 생명체 소식에 안타깝다.

동물이 내게 준 교훈이 무어냐고 묻는 질문에 좋은 생명체로 살아가는 법이라고 멋진 답을 내놓은 저자처럼 많은 이들이 그런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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