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구하기 -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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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재능도 기회도 누구에게는 많이, 누구에게는 적게 주어지고, 아무리 노력해도 약간의 주목조차 못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약간의 노력만으로 엄청난 인정을 받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단 하나,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있다. 나이가 많든 적든, 돈이 많든 적든,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간에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실.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루는 단 24시간뿐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누구는 알차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반면, 누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맨날 똑같은 헛짓거리를 반복하면서 나이를 탓하고 부모를 원망하고 잘못된 사회 제도나 관행을 비난한다. 이런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을 만났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시작의 기술>의 저자 개리 비숍의 신간 <내 인생 구하기>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려서부터 부모나 교사로부터 주입된 생각이나 고정관념, 편견 등에 크게 좌우되고, 주변 사람들이나 사회, 언론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크고 작은 결정들을 내린다. 그중에는 자신이 진정으로 고민해서 진심으로 내린 선택이나 판단은 별로 없다.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평생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한국에 있는 직장에 다닌다. 지극히 당연한 생각 같지만, 실은 아무런 생각도 아니다. 


저자는 한 번이라도 스스로 생각해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고 행동하는 경험을 해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패러다임에 이의를 제기하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 전혀 다른 선택을 해보기를 권한다. 하고 싶은 일을 미루지 말고 당장 해보라고 말한다. 일이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서 할 수가 없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결국 그렇게 당신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좀먹다가 죽기 직전에야 삶다운 삶을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후회할 것이다.


인생을 새로 시작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래도 괜찮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원하지 않는 일을 너무 오랫동안 해왔다면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천천히 그만두면 된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너무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해 왔다면 지금이라도 대화를 시도해 관계를 재정비하면 된다. 인간은 과거, 현재, 미래 중에 현재밖에 살 수 없다. 현재를 바꾸는 건 오로지 지금,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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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 도대체 이야기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듀나 지음 / 우리학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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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 윌리스의 소설 <둠즈데이 북>을 읽을 때만 해도 흑사병 같은 전염병은 SF 같은 장르 소설에나 등장하는, 현실과는 거리가 먼 소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마비시키고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상황을 맞고 보니, <둠즈데이 북> 같은 장르 소설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그동안 이른바 순문학과 달리 '불순한' 장르로 취급되거나 폄하 당해온 장르 소설의 명예를 회복할 최적기가 아닐까.


SF 작가이자 영화 평론가인 듀나의 책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는 SF, 호러, 추리, 미스터리 등의 장르물에 해박한 지식과 남다른 식견을 지닌 저자가 현재 장르물 팬들 사이에서 화두인 주제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풀어놓는 형식의 책이다. 이를테면 장르물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타워즈>, <스타트렉> 등의 새 시리즈 주연을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 맡는 것에 대한 논쟁이 있다. 어떤 팬들은 새롭게 등장한 여성 중심 서사를 낯설어하고 거부하는 반면, 어떤 팬들은 다양성을 반가워하며 새로운 팬들을 끌어오기도 한다. 한동안 거부하는 목소리가 들리겠지만, 한 번 시작된 변화의 흐름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학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휴고상이 제정된 1953년부터 앤 맥카프리가 <용의 간택>으로 중편상을 받은 1967년까지, 이 상을 받은 여성 작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제는 대부분의 SF 문학상을 여성 작가가 휩쓸고 있으며, 다른 문학 분야에서도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때는 여성 작가들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남자처럼 보이는 필명을 사용했지만, 오늘날에는 남성 작가들이 일부러 여자처럼 보이는 필명을 쓰는 일도 있다. 이 밖에도 장르물이라는 필터로 보는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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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0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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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범죄 소설을 즐겨 읽었는데 이제는 좋아하는 시리즈 몇 개만 읽는다. 그중 하나가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의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다. 한국에 해리 홀레 시리즈를 알린 <스노우맨>을 읽은 게 2013년이다. 그 때로부터 지금까지 무려 7년 동안 10권에 이르는 시리즈를 모두 읽었더니, 이제는 범죄 동기나 범인의 트릭보다도 주인공 해리 홀레가 그동안의 수고를 보상받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는지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다.


<폴리스>는 해리 홀레 시리즈 10권에 해당한다. 9권 <팬텀>에서 오랜 연인인 라켈의 아들 올레그를 마약 범죄로부터 구해낸 해리 홀레는 경찰을 그만두고 경찰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라켈과 함께 올레그를 돌보면서 모처럼 편안한 삶을 살고 있던 해리 홀레에게 예전 동료들이 연락을 해온다. 경찰을 표적으로 한 연쇄 살인범이 나타났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이다. 해리 홀레는 더 이상 라켈과 올레그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은 마음과 옛정이 있는 동료들을 구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다 마침내 선택을 내린다.


과거에는 속수무책으로 가해자에게 당했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서로 지혜와 힘을 합쳐 가해자에게 응징한다는 점에서 결말이 해리 홀레 시리즈답지 않게 밝고 희망찬데, 다음 이야기 예고를 보면 그런 생각이 싹 가신다. 더 이상 나이 어린 여성을 범죄의 표적으로 삼는 이야기는 그만 보고 싶은데(참고로 <폴리스>는 나이 든 남성이 범죄의 표적인 경우가 대다수다) 11권이 그런 이야기일 것 같아서 불안하다. 그래도 11권이 나오면 제일 먼저 구입하겠지. 해리 홀레 시리즈는 재미있으니까. 이게 요즘 내가 범죄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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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취향수집 에세이
신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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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는 큰 가방을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커다란 백팩에 무거운 물병과 책 여러 권, 노트, 다이어리 등등을 욱여넣고 다니면서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가벼운 크로스백 하나만 매고 다니거나 그조차도 잘 안 매고 다닌다. 주머니에 스마트폰과 카드지갑만 넣으면 어디로든 갈 수 있다. 물은 목마를 때 사서 마시고, 책이나 노트, 다이어리는 스마트폰 안에 다 있으니 휴대할 필요 없다. 이런 삶을 모르고 그동안 고생시킨 내 어깨와 허리에 미안하다.


네이버 인기 블로그 <우아한 탐구생활>의 운영자 신미경의 새 책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에는 과거 남부럽지않은(?) 맥시멀리스트였던 저자가 미니멀리스트로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게 된 계기와 그 과정 및 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우아한 탐구생활>의 오랜 구독자이자 신미경 작가의 책을 모두 읽은 충성스러운(!) 독자로서 신미경 작가가 그동안 어떤 시행착오 끝에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예전에 저자는 몸에 불편한 옷차림도 패션이라는 미명 아래 참을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 킬힐을 신어야 힘든 하루를 견딜 수 있는 힘이 난다고 믿었고, 골드나 선명한 빨간색 같은 과감한 컬러를 사용해야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건강을 잃고 보니 내 몸보다 소중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옷도 내 몸이 불편하면 소용없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색채나 디자인을 무시한 채 유행을 좇고 남들 눈을 의식하는 것은 진정한 패셔니스트의 자세가 아니다.


요즘에 저자는 자신의 외모를 돋보이게 할 옷차림이 아니라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좇는 옷차림을 많이 한다. 차분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원하므로, 옷차림 또한 블랙이나 네이비 등 어두운 색조를 많이 사용하고 그날 기분에 따라 화려한 색깔의 스카프를 목에 둘러서 포인트를 준다. 이제는 계절마다 옷장 안에 있는 옷을 대대적으로 정리할 필요도 없고, 옷을 사는 데 많은 돈을 쓰지도 않는다. 예전 같으면 쇼핑하는 데 할애했을 시간에, 이제는 좋아하는 취미를 하거나 휴식을 취한다.


저자의 '최소 취향'은 옷이나 잡화, 가구 같은 생활용품에 한정되지 않는다. 일, 취미, 여행, 독서, 공부 같은 영역에서도 마음이 끌리는 것에 더 집중하고 마음에 부담을 주는 것은 피하거나 덜어낸다. 독서의 경우, 남들이 좋다는 책을 억지로 읽는 데 시간을 들이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나 관심이 가는 분야의 책을 읽는다. 이름난 작가이지만 집에는 미술이나 역사책, 요리책 그리고 자신의 책 몇 권밖에 없다. 다른 책들은 전부 전자책으로 읽고, 그조차도 소장하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 책은 결국 읽을 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덜어낸 저자는, 최근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그중 하나가 '하루에 하나씩 사소한 친절 저금하기'이다. 동네나 직장에서 마주친 사람에게 가볍게 인사하기,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문잡아주기 같은 작은 배려와 친절은 남도 즐겁게 하지만 나 자신도 즐겁게 만든다. 이 밖에도 닮고 싶은 습관, 배우고 싶은 생각들이 많이 담겨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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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임이랑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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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랑의 책을 읽은 건 이 책이 처음인데, 문장이 단정하고 깨끗해서 앞으로 그의 책을 계속 찾아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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