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제568호 : 2018.08.07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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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하다가 故 노회찬 의원님의 사진이 담긴 <시사IN> 표지를 보고 나도 모르게 장바구니에 한 부 담았다. 대체로 이런 시사지는 한 번 읽고 버리지만, 이번 시사인은 여러 번 정독해 읽고 오래오래 소장할 생각이다. 잊지 않을 것이고, 잊을 수도 없는 분이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을 쭉 훑다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름 석 자를 발견하고 놀랐다. 2012년 고인이 되신 이성형 교수님. 이 분을 추모하는 글을 쓴 분은 다름아닌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매일 뉴스 브리핑을 하는 시사인 김은지 기자님. 동문인 건 알았는데 과 선배님이신 줄은 몰랐다. 아 이런 우연이... 


애정하는 김은지 기자님이 같은 학교 같은 과 선배님인 것도 반갑지만, 김은지 기자님도 나처럼 故 이성형 교수님을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계시다는 사실이 더욱 반갑다. 나 역시 교수님이 석연찮은 이유로 재임용에 탈락하고 얼마 후 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듣고서, 그 때 비록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일개 학부생에 불과했지만 이런 나라도 뭔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죄책감을 느꼈었다. 그리고 이후 학교가 이상하게 돌아가더니 결국 정유라-최순실 사태를 맞이하는 걸 보면서, 이 교수님의 재임용 탈락이 어쩌면 그 모든 사태가 일어날 낌새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故 노회찬 의원님, 故 이성형 교수님. 


그리운 이름, 미안한 이름이 점점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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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제568호 : 2018.08.07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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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보고 소장용으로 구입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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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스튜디오 10주년 스페셜 매거진 - The Movies.The Heroes.The Talents ㅣ 마블 스튜디오 10주년 기념
Disney Publishing Worldwide 지음, 김지윤 옮김 / 아르누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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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짧아도 좋으니 배우들 인터뷰 읽어보고 싶다 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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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스튜디오 10주년 스페셜 매거진 - The Movies.The Heroes.The Talents ㅣ 마블 스튜디오 10주년 기념
Disney Publishing Worldwide 지음, 김지윤 옮김 / 아르누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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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듣던 대로 볼 게 없군'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각 잡고 읽어보니 의외로 볼 거리가 좀 있었다.


일단 이 책은 마블 스튜디오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스페셜 매거진이다. <아이언맨>부터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 이르는 총 열아홉 편의 작품을 순서대로 소개한다. 각 영화의 줄거리는 물론 시리즈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히어로, 빌런 소개, 감독과 배우 인터뷰 등이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등 주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인터뷰뿐 아니라 기네스 팰트로, 돈 치들, 세바스찬 스탠 등 주요 캐릭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배우들의 인터뷰도 실려있다는 점이다. 회상 씬을 찍을 때가 가장 좋았다던 세바스찬 스탠... 저도 회상 씬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ㅎㅎㅎ 


원작자 스탠리와 케네스 브래너, 루소 형제 등 감독 인터뷰도 흥미로웠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만들고, 최근 소아 성애 및 각종 혐오, 차별 트윗 등을 이유로 디즈니로부터 해고당한 제임스 건 감독 인터뷰도 실려 있으니 패스하실 분들은 패스하시길.


전작들은 물론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결말 스포도 있다는 점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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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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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으면 고작 선풍기 한 대로 무더위와 싸워야 하는 집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빵빵하게 나오는 호텔에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설령 그곳이 고급 호텔일지라도 1920년대 모스크바, 두 번의 혁명을 거친 격동의 도시에 있는 메트로폴 호텔, 그것도 그 호텔에만 머무르고 한 걸음이라도 바깥으로 나오면 총살된다는 경고를 받은 처지라면 결코 즐겁지 않으리라. 


에이모 토울스의 장편 소설 <모스크바의 신사>는 볼셰비키 혁명이 끝난 1922년, 단지 귀족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모스크바의 메트로폴 호텔을 벗어날 경우 총살형에 처한다는 '종신 연금형'을 선고받은 서른세 살의 알렉산드르 로스토프 백작의 이야기를 그린다. 혁명 이전, 로스토프는 스무 개의 방이 딸린 저택에서 열네 명의 하인으로부터 시중을 받으며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그는 성 안드레이 훈장을 받았으며, 경마 클럽 회원으로 활동했고, 사냥의 명인으로 불렸다.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파리에서 머무르고 있던 로스토프는, 고국 러시아에서 인민들이 혁명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혁명에 동조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돌아온다. 하지만 혁명에 승리한 인민들은 귀족 출신인 로스토프를 마땅히 사형시켜야 한다고 여겼으나, 그가 혁명에 동조하는 시를 쓴 공로를 인정해 종신 연금형이라는 상대적으로 약한 형벌을 내린다. 


그동안 쌓은 부와 명예를 한순간에 잃어버렸으니 좌절하고 분노할 법한데도, 로스토프는 절망하는 기색 한 점 보이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몰두한다. '인간이 자신의 환경을 지배하지 못하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라는 몽테뉴의 격언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그는, 자신이 맞닥뜨리는 모든 기회와 시련을 결국 자기한테 유리한 편으로 바꾸는 놀라운 능력을 보인다. 아버지를 따라 모스크바에 온 꼬마 숙녀 니나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무성 영화 시대는 물론 유성 영화 시대까지 평정하게 되는 유명 배우와는 비밀 연애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한다. 호텔에 딸린 보야르스키라는 멋진 레스토랑의 웨이터로 일하며 미국인 외교관과 말동무가 되고, 공산당 고위 간부에게 영어와 프랑스어를 가르친다. 보야르스키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에밀, 안드레이와 허물없는 우정을 나눈다. 훗날 니나는 자신의 딸 소피야를 로스토프에게 맡기고 떠나는데, 평생 결혼도 하지 않고 가정도 꾸리지 못한 로스토프에게 소피야는 친딸만큼 소중한 존재가 된다. 30년 동안 호텔이라는 감옥에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사람치고는 우아하고 풍요로운 삶을 산 셈이다. 


말만 잘 듣고 눈에 띄는 짓만 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호텔에서 안정되고 익숙한 삶을 살 수도 있었겠지만, 로스토프는 육십 세를 넘긴 어느 날 목숨을 건 선택을 한다. 자신의 여생과 소피야를 위해 호텔을 벗어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영화 <쇼생크 탈출>이 떠올랐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앤디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죄 때문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되지만, 절망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감옥 생활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감옥에서 친구도 사귀고, 간수들의 마음도 얻고, 도서관도 만들고, 음악도 들으며 나름대로 괜찮은 생활을 영위하던 중, 앤디는 돌연 탈옥을 감행한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이 있어도 아무 데도 가지 못하는 사람은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는 새와 마찬가지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읽고 싶은 것을 읽고, 듣고 싶은 것을 듣는 자유를 잠시라도 만끽해보고 싶은 욕망이 - 한순간이라도 사람답게 살아보고 싶은 욕망이 그를 추동한 것이다. 


로스토프는 비록 국가와 시대에 의해 그가 원치 않았던 삶 속으로 밀어넣어졌지만, 항상 긍정적인 태도와 점잖은 몸가짐, 예의 바른 말씨를 유지하며 주변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고 마침내 운명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 어찌 보면 로스토프의 신사다운 태도는 혁명 정신 투철한 사람들만이 인정받던 사회 분위기나 시대의 조류와는 맞지 않았을지 몰라도, 결국 그는 그 태도 덕분에 일상을 영위하고 목숨을 부지한다. 이렇게 겸허하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가치와 매력을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것 같다. 러시아를 통틀어 가장 운 좋은 사내, 로스토프 백작은 올여름 내가 만난 인물 중에 가장 아름답고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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