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탄생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0인과의 인터뷰
카렌 호른 지음, 안기순.김미란.최다인 옮김, 안기정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어릴 때부터 역사나 시사 등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그 중에서도 자본주의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경제학을 택한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막상 공부를 해보니 사회나 체제보다 그 사회를 구성하는 '인물'이 더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학을 예로 들면, 경제학 이론을 만들어낸 학자나 경제 정책을 채택하는 지도자, 정부 관료들.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런 경제학 이론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어떤 성격을 가졌고, 가정환경이나 교육환경은 어땠기에 이런 정책을 지지했을까? 기회가 된다면 한번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그런데 나보다 먼저 이런 접근을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독일의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카렌 호른. 그의 저서 <지식의 탄생>이 바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0인을 대상으로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성장과정과 가정환경, 학습 경로 등을 심층적으로 파고들며, 학자의 개인적인 특성과 학문 간의 연관성을 찾아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전부터 내가 알아보고 싶었던 내용을 먼저 연구한 학자가 있을 줄이야...!! 한 발 늦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인터뷰 대상인 학자들의 면모도 화려하고 인터뷰 내용도 알차서, 이 책을 직접 '만들' 수는 없었지만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다. (^^)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인터뷰에 응한 10명의 학자들 한명 한명의 면모가 참 화려하다는 것. 그야 전원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니 화려하지 않을 수가 없기는 하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경제학 교과서의 저자이자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 폴 새뮤얼슨, '불가능성의 정리'를 만든 애로, 공공 선택 이론의 뷰캐넌, 성장 이론의 대가 솔로 등 경제학 원론, 또는 미시, 거시 경제학 시간에 배웠던(그리고 덕분에 시험 기간에 골치 깨나 아팠던) 인물들을 이렇게 또 다시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하지만 학교 다닐 때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이 이번에는 전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론을 이론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이론을 생각해내기까지 그들이 어떤 인생을 살았고, 당시 사회적 환경이 어떠했으며, 어떤 학자들과 교류하고, 그 후에는 어떤 이론으로 발전시켰는지 등 주변지식과 함께 봐서 그런 것 같다.


재밌게도, 학자들의 상당수가 경제학을 전공하기 전까지 경제학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집에서 경제에 대한 대화를 한 적도 별로 없으며, 심지어는 애초부터 경제학을 전공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학위 과정을 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새뮤얼슨의 경우, 지금은 '시카고 학파'라고 불릴 만큼 경제학계 내에서 큰 조류를 형성하고 있는 시카고 대학에 진학한 이유를 그저 '집에서 가까우니까' 라는 말로 일축했다. (설마 슬램덩크에서 서태웅이 북산고를 택한 이유와 같을 줄이야...) 게다가 그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경제학에 관해 알고 있었던 것이라곤 아버지 서재에 있던 하버드 클래식 시리즈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요약본으로 읽은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p.73). 이런 걸 보면 선행 학습을 한다고 꼭 잘하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또한 학자들 중 상당수는 수학, 통계학을 공부하다가 경제학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했지만, 몇 명은 사회적, 정치적인 이슈에 대한 관심으로 경제학을 공부하게 되었다고 했고, 이후에 이런 학문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뷰캐넌의 경우 공공 선택이론을 대표하는 학자 답게 정치제도와 민주주의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남부 출신이라는 약점과 살면서 받은 사회적 차별로 인해 다수보다는 소수, 강자보다는 약자를 위한 경제학을 연구하게 되었다고 했다.

 

블랙과 애로의 이론을 따른다면 지배적인 다수의 의견을 찾아내어 그 의견을 그저 소수에게 계속 강요하면 됩니다. 나는 바로 그 부분에 반발했어요. 내 가치관에서는 이런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는 늘 억압받는 소수에 민감하게 반응하죠.' (pp.162-3)

펠프스 역시 경제학 그 자체를 목적으로 여기지 않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성장의 동력을 '다이너미즘'으로 명명하고, 이를 규명하기 위해 지금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다이너미즘 결핍의 사례로 이탈리아를 제시했는데, 그의 설명을 읽어보니 이탈리아가 아니라 우리나라 얘기 같아서 안타까웠다. 대학을 나와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한 뒤 정해진 나이에 은퇴하는 - 이런 정해진 경로대로 사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를 과연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무기력과 직장 내 무능력, 그리고 서른 다섯 살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결혼해서 쉰다섯 살에 직장에서 은퇴할 때까지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는 이탈리아 젊은이들의 얼굴에 비친 공허함을 엿볼 수 있었지요. 그래서 나는 다이너미즘 결핍에 시달리는 이탈리아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그 문제의 근원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p.404)

 

새뮤얼슨은 또한 '앞으로 경제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예전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나오면 직장을 잡고 나이를 먹으면서 승진하고 명예롭게 은퇴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이는 기업 지배 구조 실패의 주된 원인입니다. 회사는 엉망이 되든 말든 한몫 잡아 웃으며 빠져나가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p.90) 

라고 대답했는데, 요즘도 심심찮게 들리는 - 부실 경영, 뇌물 수수 등으로 조직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큰 물의를 일으키고도 제 한 몸과 재산 챙기기에 급급한 사회 지도층들에 대한 뉴스가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인 문제이고,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면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정말이지, 이렇게 보면 경제학자라는 직업은 아무리 사회가 발전하고 나라가 잘 살게 되어도 수요가 풍부한 직업인 것 같다. (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경제학을 전공했거나 경제학에 관심이 많고, 원론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지식이 더욱 풍부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한장 한장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경제학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라도 어떤 가정환경과 교육환경에서 지식인이 만들어지고 지식이 형성되는지 알 수 있는 책인만큼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 책팔기 중고 가방 (가방금액 전액환불, 최대 20권 포장 가능) 알라딘 중고 상품 포장팩 2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중고 박스 서비스는 편리하고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서비스인 것 같아서 많은 분들이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 책팔기 중고 가방 (가방금액 전액환불, 최대 20권 포장 가능) 알라딘 중고 상품 포장팩 2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1월
품절


얼마전 중고 박스 서비스를 개시했다는 공지를 보고 어떤 서비스일까 궁금했습니다.
마침 알라딘에 팔고 싶은 중고책이 있고, 평도 좋아서 이용해 보았습니다.
오전에 주문했는데 당일 오후 4시 30분 경에 보내주셨어요. 빨리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스를 열어보니 예쁜 주황색의 중고 박스가 곱게 접혀서 들어 있었습니다.
여러 번 사용된 흔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중고 박스를 재활용 해서 종이 박스 배출을 줄이고,
환경을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더 좋은 것이겠지요...^^

펼치면 이런 모습입니다. 책 20권 정도 분량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는 큰 책을 여러 권 포함하여 총 열두 권을 담았는데 넉넉했습니다.

책이 분실되지 않도록 입구를 꽉 묶을 수 있는 케이블 타이가 동봉되어 있다길래
찾다가 어디 있는지 몰라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찾았습니다 ^^;;
박스 뚜껑 부분에 있는 주머니 안에 케이블 타이가 들어있더라구요.
(다른 분들은 저처럼 헤매지 않으시길...)

이제 책을 차곡차곡 담고, 내일 택배로 보내드리면 되겠지요 ^^

중고 박스 서비스 공지를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직접 이용해보니 '아, 역시 알라딘이다! 알라딘답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시작된 기프티북 서비스도 그렇고,
알라딘은 다른 인터넷 서점이 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중고 박스 서비스는 편리하고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서비스인 것 같아서
많은 분들이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아찔한 경성 - 여섯 가지 풍경에서 찾아낸 근대 조선인들의 욕망과 사생활
김병희 외 지음, 한성환 외 엮음 / 꿈결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대한 생각을 하다보면 일제 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적 상황 때문에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부터 들기 쉽다. 그래도 최근에는 당시에 최신 유행을 선도하며 고급 문화를 향유했던 모던걸, 모던보이 등이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다뤄지기도 하고 당시를 배경으로 한 팩션이 유행을 하기도 하며 새롭게 관심을 가져보려는 움직임이 있기도 했지만, 근현대사 하면 여전히 강화도조약에서 국권 침탈, 일제 강점기로 이어지는 가슴 아픈 역사가 떠올라 알기를 주저하고, 외면하는 사람도 적지않다.  

 

그런 사람이라도, 이 책 <이토록 아찔한 경성>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뀔 것 같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은 OBS 특별기획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에 소개된 내용 중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 등 여섯 개의 테마를 담은 책으로, 근대 조선인들에게도 현대인들과 똑같은 욕망과 사생활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시대가 어렵고, 나라 잃은 민중들이라고 해도 먹고, 자고, 노래하고, 사랑하고자 하는 욕망은 변함이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문명과 기술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것을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은 더 커졌을지 모른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광고. 근대 광고는 1876년 개항 이후에 시작되었다고 보는데, 광고 품목은 다방, 담배, 음료, 맥주, 이유식 등 다양하다. 인쇄 품질이나 디자인, 폰트도 조악하고, 지금 보기엔 낯설고 유치한 문구도 있지만, 포지셔닝, PPL 등 현대 광고에도 쓰이는 기법이 쓰인 것도 있고, 지금 광고와도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의 광고도 있어서 놀라웠다. 이런 광고들을 보고 있자니 그 때 사람들도 현대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상품에 호기심을 느끼고, 열광하는, 똑같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김병희 교수는 이 당시 광고에 대해 '남이 이야기한 것들을 보고 모방만 하는, 주체적 욕망이 아니라 모방으로서의 욕망'이라고 표현했는데(p.49) 조선인이 만들고, 조선인이 원하는 물건이 아닌 일본 기업이 파는, 일제에 종속된 2등, 3등 민족으로서 일본인에 가까워지기 위해 필요로 했던 상품이라... 이런 '식민지적 근대성'에서 비롯된 광고들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당시의 광고들을 보니 마냥 재밌고 놀랍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1부 광고 편에 이어지는 2부는 흔히 '트로트'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성인 가요의 역사에 관한 내용이다. 이전까지 농악이나 민요만 불렀던 조선 민중들이 일본의 엔카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과, 엔카가 우리나라의 트로트로 뿌리내리는 과정, 그리고 트로트가 일제강점기에만 해도 경성의 모던보이, 모던걸이 향유하는 고급 문화였던 반면 1960년대 이후에는 성인가요로 분류되며 가요의 주류가 아닌 하위장르의 하나가 되는 과정 등등 평소 잘 몰랐던 내용이 나와서 재미있었다.

 

3부 사법제도 편을 지나 4부 문화재 편 <지켜낸 문화재, 지키지 못한 문화재>는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분인 간송 전형필 선생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은 대학교 3학년 때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지금 시세로 약 6천억 원)으로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유출되는 우리 문화재를 수집하여 남긴 분이다. 이 분이 안 계셨으면 국보 제 70호 <훈민정음 혜례본>, 겸재 정선의 <해악전신첩>, 국보 제 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 우리나라의 국보급 문화재들을 해외에 유출했거나 소실했을 것이다.

 

선생의 거간꾼 중 한 명이 정선의 <해악전신첩>을 얻기까지의 이야기를 읽는데 안타까움을 넘어 속에서 열이 났다. 거간꾼이 일제 시대의 유명한 친일파 중 한 명인 송병준의 집을 찾아갔는데 마침 그 집의 하인이 정선의 화첩을 불쏘시개로 쓰려고 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화첩을 받았고, 거간꾼이 이 사정을 선생에게 말하고 선생이 화첩을 매입하려고 하자 송병준의 자손은 장작 값이나 내라고 했다는 것이다. 정선의 작품이 한낱 불쏘시개로 사라질 뻔했다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지만, 정선의 작품을 알아볼 줄도 모르는 수준 낮은 사람들이 조선을 일제의 손에 넘겼다는 생각을 하니 분통이 터졌다. 그러나 간송 선생은 '이런 귀한 물건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며 높은 값을 쳐주었다고 한다. 이런 에피소드만 보아도 선생의 고매한 인격과 나라사랑 정신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은 근대 조선인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점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근대사가 일본 제국주의에 빚지지 않고,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5부와 6부에서 이어지는 미디어와 철도에 관한 내용만 보아도, 일제가 국권을 침탈하기 이전부터 우리나라에는 자생적으로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일제와 현재 일본의 우파는 지금까지도 일제 침략이 조선 근대화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근대사가 마냥 암울하고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부분이 있었고, 그런 암울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선조들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내용이 책보다 먼저 방송을 통해 만들어져 2년간 100회 남짓 방영되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경성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오래된 나의 궁금증을 해소해준, 아주 고마운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
이 글은 1등 블로그마케팅 서비스 위드블로그에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지원받아 작성된 글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게 휘두르며 18
히구치 아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일리 명장면 캘린더 응모권이 들어있습니다. 팬이라면 꼭 구입하셔서 응모해보세요. 저도 응모해보려구요 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