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중년이 된다 (리커버 에디션) - 누군가는 걷고 있고, 누구나 걷게 될 중년을 담아내다
무레 요코 지음, 부윤아 옮김 / 탐나는책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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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는 남자는 8년, 여자는 7년마다 몸이 크게 바뀐다고 본다고 한다. 여자의 몸은 28세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35세를 고비로 쇠락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만으로는 서른셋이지만) 서른다섯 살을 맞은 올해 들어 체력이 많이 떨어지고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흰머리가 나고 눈이 침침하고 목과 어깨가 유난히 결린다. 나보다 먼저 노화를 겪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읽은 책이 무레 요코의 <그렇게 중년이 된다>이다.


무레 요코는 <카모메 식당>, <빵과 수프, 고양이가 있는 날> 등을 쓴 일본의 작가다. 출퇴근을 하지 않는 프리랜서인 데다가 남편도 아이도 없는 비혼 여성인 까닭에 저자는 자신의 나이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살았다. 그랬던 저자가 새삼 자신의 나이를 의식하게 된 건 달라진 몸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하루가 다르게 안구건조증이 악화되고 피부 트러블이 심해졌다. 에어컨 바람을 조금만 맞아도 온몸에 한기가 들고 신경통이 도진다. 약간이라도 과식하면 속이 더부룩하고 쉽게 찐 살이 잘 빠지지도 않는다. 


몸에 병이 있나 싶어서 병원에 가보니 갱년기라고 한다. '나만 벌써?'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갱년기를 겪고 있거나 진작에 갱년기를 보낸 사람이 수두룩했다. 책에는 저자와 저자의 지인들이 갱년기를 보내며 겪은 증상들과, 그러한 증상들을 완화하거나 해소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들이 차례로 나온다. 운동을 하거나 식단 조절을 하는 건 예사이고, 정체가 수상한 약(?)을 먹거나 무당을 찾아갔더니 몸에 잡귀가 붙었다는 말을 들었다는 일화까지 있다. 몇 년 전에 읽었다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겠지만, 지금은 '여차하면 나도 이렇게 할지 모른다'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책에서 몸의 건강만큼 마음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정신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해지면 그것이 몸의 병증이나 질환으로 나타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자의 주변인 중에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벌써 몇 명이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 또한 홍콩에서 만난 한의사에게서 피부 트러블과 위장 질환의 원인이 체내에 남아 있는 스트레스 덩어리라는 말을 듣고 과거에 겪은 트라우마를 되짚어 본다. 아마도 본가의 부채 상환이 가장 강력한 스트레스 유발 원인일 거라고... ㅠㅠ 


여자도 남자도 몸의 컨디션에 따라 심리 상태가 달라지는 건 똑같은데, 여자는 어릴 때부터 기분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가 "너 생리하냐?", "히스테리 부리지 마라" 같은 말을 듣는 게 싫어서 참는 훈련이 되어 있는 반면, 남자들은 그런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서 갱년기가 되었을 때 남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거나 히스테리를 부리거나 몸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여자는 기분에 쉽게 좌우되고 남자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도 편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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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베토벤 ㅣ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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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를 알게 되어 1권부터 4권, 외전까지 쭉 읽었습니다. 음악과 추리의 결합이라서 그런지 어딘가 익숙한 트릭인데도 신선하게 느껴지고 몰입감이 굉장하네요. 앞으로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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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독자라면, 피아니스트이면서 경찰도 못 찾는 살인 사건의 범인을 척척 찾아내는 주인공 미사키 요스케에 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을 것이다. 대체 미사키 요스케는 어떤 가정 환경에서 성장했을까? 학창 시절에는 어떤 일을 겪었을까? 검사인 아버지의 뜻대로 사법고시까지 봤던 그가 전업 피아니스트로 살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어디선가 베토벤>을 읽어보길 권한다. 


집에서 아무 생각 없이 TV를 보던 '다카무라 요'는 긴급 뉴스 속보에서 미사키 요스케의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란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쇼팽 콩쿠르에서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연쇄 테러 사건의 범인을 다름 아닌 콩쿠르 참가자인 일본 출신의 피아니스트 미사키 요스케가 잡았다는 것이다. 


미사키 요스케라면 다카무라가 나고야 현립 가모키타 고등학교 음악과에 다녔던 2000년 봄. 고등학생임에도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 모두에게 큰 충격과 열등감을 안긴 그 아이다. 오랜만에 옛날 생각이 난 다카무라는 유난히 큰 비가 많이 내렸던 그 해 여름 나고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일들을 떠올린다. 사람들이 천재를 대할 때 보이는 이중적인 태도와 비열한 속내, 그리고 그 끝에 벌어진 한 건의 살인 사건. 다카무라는 테러리스트를 잡은 미사키 요스케의 모습과, 오래전 나고야의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미사키 요스케의 모습을 겹쳐 보며 깊은 생각에 빠진다. 과연 그때의 미사키와 지금의 미사키는 얼마나 다를까.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안녕 드뷔시>와 두 번째 작품인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만 해도 추리 소설이라기보다는 음악 소설 또는 성장 소설의 느낌이 강했는데, 세 번째 작품인 <언제까지나 쇼팽>과 네 번째 작품인 <어디선가 베토벤>은 추리 소설의 느낌이 훨씬 강하다. 그만큼 트릭이 강조되고 이야기 구성이 탄탄해졌다는 뜻이다. 사건 진행과 함께 미사키 요스케의 가정 환경과 학창 시절 일화까지 알 수 있으니 시리즈 팬으로서는 일석이조, 감지덕지다. 어서 다음 시리즈가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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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 - 혼자 일하지만 행복한 1인 출판사의 하루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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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의 시작은 가능한 빨라야 좋다." <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를 쓴 세나북스 최수진 대표의 말이다. 저자는 원래 IT기업에 다니는 17년 차 직장인이었다. 월급도 잘 나오고 하는 일에도 큰 불만은 없었지만, 마흔이 넘고 쉰이 넘어서도 계속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삼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서른아홉 살에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기 시작해 마흔두 살에 실천으로 옮겼다. 이 책은 바로 그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인생 이모작의 선택지로 1인 출판을 강력 추천한다. 1인 출판은 혼자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적다. 따로 사무실을 임대하지 않고 집이나 카페에서 일하면 그만큼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 출판과 편집. 유통 등에 필요한 기술이 디지털화되고 간소해지면서 이제는 일반인들도 조금만 공부하면 손쉽게 출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대형 출판사에서 일하는 편집자들도 연차가 쌓이면 회사를 나와서 따로 1인 출판사 또는 작은 출판사를 세우는 추세다. 


문제는 콘텐츠다. 저자는 올해로 6년째 성공적으로 1인 출판사를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로 전문성이 엿보이는 콘텐츠를 든다. 저자는 오랫동안 IT 기업에서 데이터 아키텍처 전문가로 일했으며, 20대 때부터 일본어, 일본 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어학연수와 여행 등을 해왔다. 저자는 이러한 경력과 관심사를 바탕으로 일본어, 일본 문화를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를 세웠고, 이제까지 스물네 권에 달하는 책을 직접 편집해 출간했다. 스스로 좋아하지 않았다면 결코 해낼 수 없었을 성취다. 


책에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비롯해 네 권의 책을 쓴 작가로서 알려주는 글쓰기 비결, 1인 출판사의 일상, 인쇄, 유통 과정에서 알아두면 좋을 팁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팁은 "처음부터 완벽한 출판 결과물을 내려고 하지 말자."이다. 저자는 70퍼센트 정도 준비되었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실행하는 과정에서 요령도 생기고 방법도 익히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도 보이는 법이다. 완벽한 상태에서 책을 내려고 했다면 절대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왕이면 초창기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좋다. 저자는 한 출판사 대표가 쓴 책에서 "초창기에 한 번도 같은 판형의 책을 낸 적이 없다."라는 문장을 읽고 이런 자세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같은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아직 완성된 스타일이 없을 때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보면서 자신의 것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출판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사장이 더 많이 직접 발품을 팔고 공부를 할수록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높일 수 있다. 이 밖에도 귀한 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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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의 데뷔작 <안녕 드뷔시>를 읽었다면,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겐타로 할아버지를 기억할 것이다. <안녕 드뷔시 전주곡>은 바로 그 겐타로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안녕 드뷔시>의 스핀 오프 작이다. 나고야에서 알아주는 부자인 겐타로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때의 일부터, 이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빠른 속도로 언어 능력과 신체 능력을 회복하고 본업인 부동산 사업에 복귀하는 과정, <안녕 드뷔시>에서 발생하는 화재 사건 전날까지의 일이 다섯 편의 연작을 통해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겐타로 할아버지 같은 꼰대+중장년 남성 캐릭터(비슷한 인물로 <오베라는 남자>의 오베가 있다)를 너무 싫어해서 읽는 내내 괴로웠다. 그나마 읽을 만했던 부분은 미사키 요스케가 등장하는 부분인데 기대한 것보다 분량이 너무 적어서 아쉬웠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또 다른 시리즈인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와 설정이 비슷해서 찾아보니 대놓고(?) 겐타로 할아버지가 등장하는 편이 있다(<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겐타로 할아버지는 별로이지만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를 이해하려면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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