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프리즈너 1
우에다 아츠오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이시카와 코마츠 원작, 우에다 아츠오 작화의 <Dr. 프리즈너> 1권을 읽으며 얼마 전에 읽은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 <속죄의 소나타>를 떠올렸다. <속죄의 소나타>의 주인공 미코시바 레이지가 사람을 죽인 죄로 형을 산 전과가 있는 천재 변호사라면, <Dr. 프리즈너>의 주인공 토마 레이지는 사형을 선고받은 천재 의사다(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이름이 레이지다). 선과 악, 양면을 모두 지닌 안티 히어로의 매력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며 만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네카와 종합병원의 신입 여의사 '츠키시마 코토노'는 일본 최대의 수감시설인 관동 제6형무소에 수감된 사형수 '토마 레이지'를 문진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사형수라는 말을 듣고 잔뜩 겁에 질려 있던 츠키시마는 감옥에 갇힌 토마가 어디선가 칼을 구해 감옥에 있던 생쥐의 배를 가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교도관에 따르면 토마는 감옥 안에서 "나는 의사다."라고 주장하며 보이는 생명체를 족족 난도질하는 '역할 놀이'를 즐기고 있다고. 


츠키시마는 눈앞에 있는 살인귀가 자신과 같은 의사 출신이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 문진을 할 때도 사람을 여러 명 죽인 위험한 사람을 상대하기가 마뜩잖다. 츠키시마가 무슨 생각을 하든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 토마 왈, "성대, 맥박 모두 흐트러져 있다. 상당히 긴장했군. 위와 장의 상태로 보아 수면시간도 부족해." 츠키시마는 토마가 눈을 감은 채로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맞춰서 크게 놀란다. 진찰을 하는 건 자신인데, 어쩐지 자신이 진찰을 받고 있는 것만 같다. 





사람의 몸속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몸 상태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신(神)의 능력의 소유자 토마 레이지. 급기야 토마는 그날 밤 관동 제6형무소에서 대규모 탈옥 계획이 준비되어 있고 이제 곧 시작된다는 사실까지 알아맞힌다. 그리하여 형 집행을 앞둔 사형수에서 천부적인 능력을 지닌 천재 의사로 다시 태어난 토마는, 사고를 당하거나 급한 수술을 앞두고 목숨이 위험한 사람들을 하나둘 살리며 그 능력을 알린다. 과연 그는 죽어 마땅한 사형수일까, 신을 대신해 사람들을 살리는 천재 외과 의사일까. 


이 작품의 핵심은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는 능력의 소유자인 토마 레이지가 사람을 죽인 죄로 사형수가 되었다는 모순이다. (의학의 의 자도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놀라운) 희대의 먼치킨 캐릭터 토마 레이지는 어쩌다 사람을 죽여서 사형을 선고받았을까. 토마 레이지의 비밀이 궁금해서 끝까지 보는 독자가 많을 것 같다.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작화가 멋진 점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잔인한 장면, 성적인 장면이 많으니 15세 이상만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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