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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군가의 꿈을 가지고 작업한다는 것은, 그 사람 신발을 신고 걸어보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사람 입장이 되어보는 거지요.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손쉽게 자기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재단하며 지냅니다. 하지만 정말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 느낌, 그 아픔을 겪어보는 데서 공감이 일어나요. ... (꿈 작업을 통해) 진짜 다른 사람 입장이 되어보는 것. 자비심이 거창한 게 아니에요. '내 꿈이라면' '내가 그 입장이 되어보면'. ' 바로 이게 자비심의 실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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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 간의 작업으로 트라우마가 치유되었다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1980년 이후 30년 이상 계속되어온 트라우마예요. 저는 광주가 치유되려면 최소한 30년은 치유 작업에 매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 첫발을 내딛었어요. 센터는 계속 있을 거고요.
사회에서 그만하자는 말 많이 들으시지요? 라디오에서 들은 그런 배려 없는 말들이 수도 없이 여러분을 아프게 해왔겠지요. 이제 그만하자는 말을 그만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하는 것은 아픈 당사자가 결정할 일이지 외부에서 할 소리가 아니에요. 상흔의 크기나 깊이에 비해 치유를 위한 노력은 거의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지난 30여 년 간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매달렸지 아픈 것은 개인의 몫이었지요. 우리는 참 인내심이 없는 사회에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