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 세계 문학 주인공들과의 특별한 만남
정여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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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많이 읽긴 해도 주로 비문학을 읽는 편이고, 문학이라고는 미스터리 소설이나 가벼운 톤의 일본 소설을 읽는 게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씩 헉 소리 나게 두꺼운 고전이나 처음 들어보는 작가가 쓴 소설을 덥석 구입하는 것은 대체로 나보다 앞서 읽은 사람이 추천한 덕분이다. 



최근 들어 가장 신뢰하고 따르는 추천자는 문학 평론가 정여울이다. 이름은 전부터 알았지만, 지금은 종영된 KBS 라디오 <책 읽는 밤>의 '마음의 서재' 코너를 애청하며 그가 추천한 책을 여러 권 구입해 읽었 저서는 거의 다 읽었다. 얼마 전에는 정여울의 신간 <헤세로 가는 길>을 읽고 그동안 거들떠도 안 봤던 독일문학, 그것도 어렵다는 편견이 있었던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여러 권 구입했다. 정여울을 나의 문학 선생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은 저자 정여울이 사랑한 서양의 문학 작품을 두 개씩 엮어서 소개하는 독특한 형식의 책이다. 멘토를 주제로 <데미안>과 <호밀밭의 파수꾼>을, 사랑을 주제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위험한 관계>를, 행복을 주제로 <제인 에어>와 <오만과 편견>을 소개하는 식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학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폭풍의 언덕>과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여성 주인공들이 사랑을 통해 자기 안에 있던 어둠, 내면의 그림자를 만났다고 분석하는 식이다. 저자 자신이 조셉 캠벨과 칼 융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던데, 나 또한 캠벨과 융, 정신분석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저자의 문학 작품 접근법이 공감되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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