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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갑을 열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 적게 써도 행복해지는 소비의 비밀
엘리자베스 던, 마이클 노튼 지음, 방영호 옮김 / 알키 / 2013년 9월
평점 :
저자 엘리자베스 던과 마이클 노튼은 돈을 잘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돈을 잘 번다고 해서 그것이 비례적으로 당신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돈 버느라 놓치는 것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잘 쓸 돈도 없다는 생각이 빠른 속도로 머리를 스치지만, 그래도 약이 되는 구절이 많았다.
저자는 체험을 구매하라, 특별하게 만들어라, 시간을 구매하라, 먼저 돈을 내고 나중에 소비하라, 다른 사람에게 투자하라는 내용의 '행복한 지출의 다섯 원칙'을 제시한다. 먼저 '체험을 구매하라'부터 설명하자면, 여기서 체험이란 말 그대로 여행, 영화감상, 운동경기 관람, 헬스클럽 정기회원 가입 등 직접 시간을 들여야 할 수 있는 활동을 뜻하는데, 재화보다는 이러한 체험을 구매하는 것이 비용 대비 편익이 크며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여준다고 설명한다. 1만원으로 티셔츠를 사거나 떡튀순을 사먹으면 당장은 즐거워도 금세 잊어버리지만, 그 돈으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사서 읽으면 평생 기억에 남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시간을 구매하라'는 시간으로 돈을 사지 말고 돈으로 시간을 사라는 뜻이다. 돈 번답시고 출퇴근이나 업무 등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일에 시간을 많이 쏟으면 돈은 벌어도 심리적인 만족도나 행복감은 떨어지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이 낮아진다. 돈이 좀 들더라도 출퇴근 시간을 줄이거나 업무 시간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기꺼이 돈을 들이자. '먼저 돈을 내고 나중에 소비하라'는 요즘 유행하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사람들이 당장의 이익뿐만이 아니라 미래를 기대하며 얻는 즐거움에도 큰 가치를 느낀다는 점에 착안했는데,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하고 택배 배송을 기다릴 때의 즐거움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경제학과 심리학을 접목한, 요즘 유행하는 행동경제학 책은 대부분 기업의 입장에서 소비자의 소비 행태를 분석해 어떻게 하면 매출에 연결시킬 수 있는지를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지출 대비 최대의 편익, 최고의 행복을 얻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 점이 특이하다. 돈을 무작정 많이 버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잘 쓰는 법을 소개한 점도 최근 트렌드와 잘 맞는다. 돈으로 행복을 사는 방법이 궁금한 이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