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보낸 여름방학 여름방학 시리즈 1
조인숙 지음 / 버튼티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런던에서 보낸 여름방학>보다 나중에 나온 <북유럽에서 보낸 여름방학>을 먼저 샀는데, 그 책을 읽다가 런던 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 책을 사서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한 선택이었다. 일단 책의 분량과 내용의 깊이 면에서 <런던에서 보낸 여름방학>이 월등히 낫다. 그렇다고 <북유럽에서 보낸 여름방학>이 뒤떨어지는 건 아니고, <런던에서 보낸 여름방학>을 읽으면서 두 모녀의 여행 스타일을 대체적으로 파악한 다음에 읽으면 <북유럽에서 보낸 여름방학>의 부족한 분량과 설명이 대강 보완이 될 것이다. 

 

 

이 책은 핸드메이드 작가 조인숙 님이 장녀 민소 양과 함께 런던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는 내용이 담겨 있다. 두 모녀는 이 여행을 떠나기 4년 전이자 민소가 일곱살 때 런던에서 여름을 보내고 <90일간의 London Stay>라는 책을 낸 바 있는데, <런던에서 보낸 여름방학>에는 이전 여행과의 비교는 물론, 어느덧 사춘기 소녀로 성장한 민소와 그런 딸을 보는 어머니 조인숙 씨의 마음, 그리고 두 사람이 낯선 외국 땅에서 알콩달콩 지내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훈훈했다. 비록 나는 어렸을 때 어머니와 이런 여행을 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내 아이와 단 둘이 오붓하게 외국을 여행하는 경험을 꼭 해보고 싶다. 혹자는 다 잊어버린다고, 필요없다고도 하지만, 적어도 나는 가족 여행같은 즐거운 이벤트는 잊지 않았고, 그 시절의 추억이야말로 평생 가는 보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러고보니 저번달에 읽은 태원준의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은 엄마와 자녀의 여행기라는 점에서 이 책과 닮았다). 

 

 

핸드메이드 작가인 어머니와 그녀의 딸답게 두 사람은 런던에서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 전시회를 찾았다. 아무래도 어머니가 미술에 조예가 깊은 분이다보니 딸 민소 양이 예술적 감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자라게끔 지원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이 또한 너무 부러웠다. 어린 나이인데도 유명 화가의 이름과 작품 제목, 배경 이야기까지 줄줄 꿰고, 그리기와 만들기도 즐겨 하는 민소 양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나도 나중에 내 자식이 다른 건 몰라도 예술적 감수성만큼은 풍부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도 많은 노력을 해야겠구나 싶었다(벌써부터 ㅋㅋㅋ). 이 책은 또한 디자인과 레이아웃도 근사하다. 런던에서 먹은 음식과 쇼핑한 물건, 그곳의 풍경 사진은 물론 저자의 핸드메이드 작품, 민소의 일기들로 정성스럽게 꾸며진 책을 보고 있자니 어린 시절 방학숙제로 만든 스크랩북 같기도 하고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육아일기 같기도 해서 마음이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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