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나는 열심히 살아도 본전인생을 면치 못할까? - 세상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개인의 전략
이건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들어 아버지가 힘들어 보인다. 갱년기라서 그러신지, 정년 퇴직을 앞두고 마음이 불안해서 그러신지, 짐작이 가는 바는 있지만 바로 여쭤보기는 어렵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아버지는 젊은 시절 건축가가 되기를 꿈꾸셨다. 그러나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마음 가는대로 건축 공부를 하기보다는 당장 취업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들어간 직장에서 이제까지 삼십년 남짓 근무하신 것이다. 딸로서는 그저 감사하고 자랑스럽지만, 아버지 본인은 어떻게 느끼실까? 가족 때문에, 생계 때문에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실까?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저릿하다.
생계에 쫓겨,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는 삶도 물론 값지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생계 때문에,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사람은 예전만큼 많지 않다. 그런데도 삶을 핑계로 꿈을 버리고 '본전인생'을 사는 사람은 부지기수다. 카드값 내고 대출빚을 갚기 위해 수능을 보고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을 나온 건 아니지 않은가. 청소년, 청년 시절에 포기한 시간만큼 대가가 주어지길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레 겁먹고 스스로 꿈을 져버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이건호의 <왜 나는 열심히 살아도 본전인생을 면치 못할까?>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꿈에 대해 생각했다. 저자 이건호는 삼성, 현대, LG 등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현재는 오픈타이드차이나에서 상임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략 컨설턴트다. 그는 2000년대 초 근무하던 외국계 컨설팅 회사가 국내에서 철수하면서 본의 아니게 직장을 잃고 실업자 신세가 되는 경험을 했다. 그 때 처음으로 그는 '직장이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때부터 직장의존도를 줄이고 1인 기업이 되기 위한 준비를 했고, 어느덧 그 꿈을 이뤄 전략 컨설턴트이자 작가로도 활동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나 역시 언젠가 1인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마흔 살 정도에는 조직을 떠나 내 이름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에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조언이 담겨 있다. 저자는 먼저 경쟁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잘 하기'가 아니라 '다르게 하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확실한 변수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캐치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가지는 사람이 성공하기 쉽다고 한다.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인생을 넓게 관망하며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고, 경쟁우위가 있는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구체적인 설명에 동서양의 고전에서 추출한 사례와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어서 읽기 쉬웠고 훨씬 마음에 와닿았다.
열심히, 성실히 사는 것도 좋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그저 열심히, 성실히 사는 것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먼저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전략을 세우면서 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꿈대로 살고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열심히, 착하게,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ㅡ, 어쩌면 그것은 성공에 필요한 전략을 몰라서가 아닐까. 죽어라 노력해도 보람이 없는 '본전인생'으로부터 탈출하여 '진짜 내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언제까지 세상이 만든 프레임 속에 자신을 맞춰가며 '순응적인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것일까? 이제 평범한 개인들도 세상에 지배당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전략을 어떻게 써먹을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세상과의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