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뮤즈 - 스타일 하나로 세계를 사로잡은 패션 피플 30인
조엘 킴벡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들어 우스갯소리로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 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같은 옷을 입어도, 아무리 좋은 명품 옷을 입어도 입는 사람의 얼굴에 따라 패션의 느낌이 확 달라진다는 뜻인 듯 싶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옷을 입어도, 대단한 패션 감각의 소유자라도 사람 됨됨이가 별로라면 어떨까. 화려한 외모 때문에 일단 한번 눈길은 갈 수 있지만 그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다든가, 술자리를 한다든가, 같이 일을 한다든가, 평생을 보낼 친구가 된다든가 하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 같다.

 

<패션 뮤즈>는 국제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한국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칼럼니스트인 조엘 킴벡이 현재 가장 '핫'한 패셔니스타 30인과 실제 촬영 현장에서 만나 함께 작업하면서 받은 인상과 직접 대화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때에는 요즘 잘 나가는 패셔니스타들에 대한 소개 내지는 가십을 담은 책인가 했는데, 읽어보니 저자가 직접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 모델들과 작업하면서 알게 된 '리얼 스토리'를 담은 책이라는 점이 놀라웠고, 무엇보다도 이런 패셔니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하고 있는 사람이 나와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이 책에는 지젤 번천, 미란다 커, 케이트 모스 같은 모델부터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팰트로, 키이라 나이틀리, 사라 제시카 파커, 아만다 사이프리드, 클로에 셰비니 등 세계적인 여배우들까지, 그야말로 '핫'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대단한 패셔니스타들이 나온다.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들이 패션 스타일만 아름답고 매력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적으로도 훌륭한 사람들이라는 것. 큰일이든 작은일이든 언제나 즐겁게 임하는 미란다 커, 연기하는 패셔니스타가 아닌 패션을 이해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사라 제시카 파커 등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자기 분야에서 최고인 사람들은 사람 됨됨이도 괜찮다는 것을 느꼈다.

  

국내에도 유명한 패셔니스타이자 내가 좋아하는 (^^) 알렉사 청도 이 책에 나온다. 알렉사 청은 누구보다도 감각적인 패션을 선보이며 젊은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세계적인 패셔니스타이다. 그런데 정작 알렉사 청 본인은 자신의 패션이 칭찬받는 것이 부끄럽고 당황스럽다니. 그녀의 패션을 좋아하고 수시로 참고하는 나로서는 처음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인터뷰를 찬찬히 읽으면서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저 옷이 좋아서, 패션을 사랑해서 그때 그때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옷을 입는 것뿐인데, 세계 전역으로부터 패셔니스타로 칭송을 받고 가는 곳마다, 입는 옷마다 플래시 세례를 받는다면 과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편하게 티셔츠 한 장, 청바지만 입고 나간 것뿐인데 '스타일 좋다', '무심한듯 시크하다'며 매거진을 도배한다면 나라도 황당할 것 같다. 패셔니스타들의 이런 솔직한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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