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티컬 지니어스 - 내 안에 잠자는 천재성을 깨워라!
지나 A. 루단 지음, 권오열 옮김 / 와이즈베리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언젠가 모 단체의 홍보 카피 공모 이벤트에 응모한 적이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런 이벤트에는 흥미가 있어서 (아쉽게도 단 한번도 당선된 적은 없다ㅠㅠ)

몇 날 며칠을 고민해서 몇 개를 제출했는데 결과는 탈락.

 

왜 탈락한 건지 궁금해서 수상작들에 대한 전문가의 심사평을 읽어보았다.

내 눈에는 수상작이나 내가 응모한 카피나 비슷한 것 같은데,

전문가는 어휘의 선택, 배열, 독창성, 메시지 전달 능력 등 조목조목 기준을 들어가며

수상작의 어떤 점이 뛰어난지 설명하고 있었다.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 싶었다.

 

그 때부터 '프로페셔널' 이라는 단어가 나의 화두가 되었다.

나만의 것, 나만의 능력... 직업인의 세계에서 이것은 너무나도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다.

 

하지만 나만의 것, 나만의 전문성을 가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 만들어야 하는 '스펙'이

언제부터인가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위한 기본 수준으로 전락한 것처럼,

웬만한 수준, 웬만한 실력이 아니면 전문성은커녕 기본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락하기 쉽기 때문이다.

 

<프랙티컬 지니어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프로페셔널'이라는 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사실 처음에 이 책을 대강 훑어보았을 때는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 중의 한 권인 줄 알았다.

하지만 프랙티컬과 지니어스가 합해졌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부분을 읽고 마음이 달라졌다.

 

이 책에는 나만의 지니어스를 찾는 방법이 몇 가지나 제시되어 있다.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구절 한 대목.

 

일기에 풀어놓는 어떤 글이나 생각 외에 호기심을 유발하는 음악, 책, 그림, 음식 영화 등에 대한

작은 정보 뭉치들의 목록을 기록하라.

나의 눈이나 귀를 잡아끌고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든 좋다.

(p.191)

 

저자의 지인인 투자상담사가 겪은 일화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사람은 전형적인 이과형 인물로, 학창시절부터 문학엔 담을 쌓고 수학과 경영학에만 집중했다.

그러던 어느 여름, 휴가 마지막 날에 머물고 있던 펜션에 놓여있던 소설책에 묘한 호기심이 일었다.

그 길로 그 소설을 읽기 시작했고, 자기 안에 억눌려져 있던 새로운 에너지를 발견했다.

이 경험을 계기로 그는 일에 찌든 단조로운 생활에서 벗어나 문학과 예술을 즐기며 삶의 균형을 찾게 되었다.

 

학창시절 정해진 문과, 이과, 예체능이라는 구분에 갇혀 있거나, 전공과 직업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사는 사람이 많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문과 출신, 사회과학을 전공한 사람이라서 수학, 과학은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호기심이 생겼을 때, 또는 일부러라도 여러 분야를 접해보면 위의 사례처럼

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직업적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른다.

일부러라도 수학, 과학 칼럼이나 가벼운 교양서를 찾아 읽어볼까 싶다.

 

이윽고 그중 한 남자인 스티븐이 나를 마주보고 앉았다.

그런데 그는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고 내가 어디 출신인지를 물었다.

내가 뉴욕이라고 대답하자, 그는 아주 진지하게 내가 9/11 테러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물었다.

이 6분의 시간은 굉장히 깊이 있는 대화가 되었다.

여기서 스티븐은 자신이 10대였을 때 부모님 모두를 잃었으며,

그 때부터 운명은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믿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벼운 대화를 건너뛰고 진정한 친밀감을 형성했으며, 나는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년 뒤, 나는 스티븐과 결혼했다. (p.172)

 

 

사람들이 자신과 관계도 없는 연예인이나 드라마, 스포츠 가십을 읽고,

동료나 친구와 그것에 대해 얘기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엄청나다고 한다.

그 시간에 자신이 현재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꿈이 무엇인지, 어떤 추억이 있는지 얘기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인생이 얼마나 풍요로워질까? 관계가 얼마나 깊어질까?

심지어 저자의 남편은 변죽만 울리는 여느 남자들과 달리 첫 만남에서부터

자기 인생의 가장 소중한 교훈을 나눔으로써 평생의 짝을 찾았다.

 

이는 학문이나 직업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남들이 좋다는 것, 사회적으로 인정된 것 말고,

자기가 가장 관심있는 것, 자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추구하다보면 저절로 자기 것이 될 것이다.

 

 

모든 인간은 천재로 태어나지만 살아가는 과정에서 천재성을 잃는다.

-리차드 풀러(미래학자)

 

천재라고 하면 나와는 동떨어진, 소수의 똑똑한 인간들에게나 해당하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천재라는 말을 풀어보면 '하늘(天)'이 준 '재능(才)',

즉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것, 나만의 독창적인 무언가를 일컫는 말일 뿐이다.

 

나만의 천재성, 즉 독창성을 실용적으로 승화시킨 '프랙티컬 지니어스'.

이것이야말로 내가 그토록 궁금해했던 프로페셔널의 의미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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