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4
제임스 미치너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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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쓴 리뷰를 다시 정리해서 올리고 있는데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이 새로운 버전으로 나온 줄은 처음 알았다. 표지도 예쁘고, 상하권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새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솔솔 든다ㅎㅎ 


2009-05-06

민음사에 세계문학전집이 있다면, 열린책들에는 [Mr.know 세계문학] 시리즈가 있었다. (지금도 있나?) 세계문학전집에 비해 책의 폭이 좁고 두께가 두툼한 ㅡ 페이퍼북 같은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들었다. 또한 [Mr.know] 시리즈는 비교적 현대 작가의 작품들이 많았다.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 도 [Mr.know] 시리즈로 읽었는데(그러고보니 제임스 미치너와 알렉스 헤일리 모두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들이다) 논픽션스러운 픽션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두 소설 모두 '완소'다. 
 

이 '소설'에는 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 여럿이 등장한다. 독일계 미국인 작가인 루카스 요더는 자신의 여덟번째 소설을 막 탈고했다. 탈고한 책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는 편집자 이본 마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본은 어릴적 책에서 삶의 희망을 발견하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편집자가 된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그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랑의 추억이 있다. 그리고 비평가 스트라이버트는 요더의 책에 대하여 안 좋은 평을 쓴다. 자신이 더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다고 믿으면서. 독자인 제인 갈런드는 요더의 책을 읽으며 손자인 티모시가 이런 작가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이 사람들이 서로 어떻게 만나고 얽혀서 어떤 책을 만들게 되는지ㅡ 에 대한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소설] 의 가장 큰 형식상 특징은 네 사람의 시각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소설가, 편집자, 비평가, 독자 등 책을 둘러싼 네 인물의 이야기가 차례로 나온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이어지거나 혹은 겹쳐지기 때문에, 한 이야기를 네 사람의 시각해서 해석한다고 볼 수도 있다. 내용상으로는 대립하는 개념들이 여러번 등장하는 점이 특징이다. 전통과 현대, (예술적 의미의) 창작과 (산업적 의미의) 생산, 대중소설과 순수소설, 독일인과 유태인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대립적인 개념들이 종국적으로는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궁극적으로는 소설 자체의 새로운 발전과 완성을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책 읽기는 책과 나만이 교감하는 1인의 경험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참 외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 경험을 여러 사람이 공유한다면 온전한 자신의 감상은 집단의 공통 양식이 될 수 있고 문화가 될 수도 있다. 책을 읽는 사람뿐 아니라 쓰고 만들고 평하는 사람들의 시각이 녹아있는 소설ㅡ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 은
책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가장 궁금하고도 흥미를 느끼는 부분을 재미있게 건드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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