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 내 안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공감과 위로의 심리학
일레인 N. 아론 지음, 노혜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에 이어 내향성에 대한 책을 한 권 더 읽었다.

 

칼 융의 연구에 기반하여 내향성을 본격적으로 탐구한 점은 근본적으로 같지만,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은 내향성 중에서도 민감한 성격, 즉 민감성에 더 주목했다는 점이 다르다.

내향성과 민감성이 어떻게 다르냐 하면ㅡ

내향성은 대개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외향성에 반대되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한 반면,

(그러나 <긍정의 배신>에도 나왔듯이 긍정적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민감성은 내향성 중에서도 감정에 충실하고 지적인, 보다 긍정적인 어감을 살린 개념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민감한 사람들은 감정이 풍부하다. 좋은 일이 있으면 더 행복해하고 나쁜 일이 있으면 더 좌절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내가 이 책에서 충분히 강조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감정적인 것을 비이성적인 것과 동일시하는 통념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가장 먼저 감정을 느낀다.

그 감정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곰곰 생각해보게 만들고,

다시 또 같은 상황이 생기면 그 지식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는 뭔가를 배울 때 감정적으로 관여하면 더 효과적으로 배운다.

이처럼, 정보를 보다 세심하게 처리하는 사람일수록 감정이 풍부하다.
 
   



이런 사람은 스스로를 민감한 성격이 아닌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불편하다

*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

* 다른 이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소리나 냄새에 반응한다

* 감수성이 풍부하고 직감이 빠른 편이다

* 폭력물이나 공포물은 잘 못 본다

* 한 번 겪은 일은 오랫동안 기억하는 편이다

* 누가 지켜보고 있으면 평소보다 훨씬 못한다

 

 

참고로 나는 일곱개 다 해당된다. (민감성종결자?)

고등학교 때까지는 내 성격이 민감한지 자각하지 못하고

수험생 스트레스이거나 사춘기라서 감수성이 풍부한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대학교 때 학교에서 적성검사를 받으면서 곁다리로(?) 심리검사 같은 걸 받았다가

그 때 주변의 사물이나 사람들의 감정을 지각하는 능력이 보통 수준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내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민감하다는 게 결코 병은 아니다.

다만 남들보다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는 정도?

그리고 나는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부모님 사랑 듬뿍 받고 자란 덕분에 살면서 별 힘든 점도 없었다.

(어린시절에 받은 트라우마나 어려움이 없는지는 객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테스트가 실려 있으니 참고하시길.

참고로 난 해당사항이 하나도 없었다^_^v 부모님 고맙습니다!)

 

다만 감각으로 들어오는 인풋이 워낙 많다보니 내부에서 처리가 잘 안 되면 많이 힘들다.

그래서 민감한 사람들이 대개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힘들어 하고,

복잡하거나 시끄러운 환경에 놓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러므로 민감한 사람들은 틈틈이 꼭 쉬어주고,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나 사람과 덜 접할 필요가 있다.

직업도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보다는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전문직이나 연구직 같은 것이 좋다.

넓고 얇은 인간관계를 부러워하기보다 좁지만 깊은 인간관계에 충실한 삶을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

 

또한 자신과 똑같은 민감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만나고 교류하는 것도 좋다.

주변에서 찾기가 힘들다면 책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그런 사람들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책 읽기는 이보다 더 민감하고 내밀할 수 있을까 싶을만큼 섬세한 취미이므로 나부터 강력 추천.

 

<긍정의 배신>을 읽고난 직후라서 그런지 자기계발서 얘기 또 한 번.

시중에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나와 있지만, 이런 책들은 표적 독자도 너무 넓고(20대, 30대...),

성격이나 가족, 또래집단 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없이 실천만 일방적으로 강조해서 읽고 나면 되레 답답할 때가 있다.

차라리 수고스럽더라도 자기 성향에 맞는 심리학 또는 의학 서적을 찾아서 탐독하는 편이 훨씬 나은 것 같다.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를 읽고 내 성격이 내향적이라는 것은 발견한 이후

이번에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을 읽고 민감한 성격이라는 것을 새롭게 발견해서 아주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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