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소통의 법칙 67
김창옥 지음 / 나무생각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의 어린 시절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 가난한 살림에 걸핏하면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때문에 집안은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본 영화 <미션>에 감명을 받아 공고 출신으로는 드물게, 그것도 해병대를 전역한 후 이십대 중반의 나이에 자기 힘으로 학비를 마련하여 경희대 성악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의 고생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막상 음대에 진학해보니 아무리 노력해도 재능을 타고난 성악가들만큼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목소리와 경험을 살려 '소통 전문가' 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다.

 

이 책에는 소통을 위한 67개의 법칙이 소개되어 있다. 소통,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말들 하고, 나 역시 공감하지만, 이 책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에 대해 자세히 서술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법칙을 나열한 것뿐이라서 실망할지도 모른다. 나 또한 처음에는 'why는 있지만 how는 없는'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아리송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상처나 콤플렉스에서 비롯되는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공적으로 밝히기에는 부끄러울 수도 있는 저자의 가족사까지도 털어놓은 부분에서는 감동마저 밀려왔다. 소통의 근본은 실제보다 아름답게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기 싫은 약점을 인정하고 거리를 좁히는 것이라는 점을 저자 스스로 이 책에서 실천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대부분의 사례가 이렇게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관찰에 기반한 것이라서 메시지가 마음에 생생하게 와닿았다.

 

 

여자 교도관과 대화를 나누던 중 사식으로 들어온 인스턴트 커피를 나누어 마시며 즐거워하는 재소자들을 보았다.
순간 누가 재소자이고 누가 교도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일까. 그리고 어디가 교도소인가.
정기적으로 마음의 양식을 먹지 않고 마음의 운동도 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소명감 없는 직장과
목적 없는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이가 감옥에 있는 것이 아닐까? (p.56)

 

사연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그 사연으로 인해 뜨거운 뙤약볕에서 물을 구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당당하게 자신의 사연을 전하며 소명을 행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지금껏 우리의 사연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움츠러들게 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놓아주자. 그리고 그것을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로 이용해 보자.
사연이 눈물로 끝나는 사람이 있고, 사연이 소명으로 승화되는 사람도 있다. (p.100)

 

 

 

최근 여러 권의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자기계발'이란 모두 똑같이 성공하고 부와 명예를 얻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격의 장점은 개발하고, 상처나 콤플렉스는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게끔 이끌어주는 데까지 이르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소통이란 무엇일까. 67개의 법칙을 하나씩 읽으면서 소통이란 단순히 남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과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타인과 소통을 할 수 있겠는가.
저자 역시 남들과 소통하는 '방법'보다는, 그에 앞서 먼저 자신을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남도 상처입히기 쉽고,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남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통도, 자기계발도, 모두 결국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답을 얻어야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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