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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 변화와 희망의 퍼스트 레이디
엘리자베스 라이트풋 지음, 박수연 외 옮김 / 부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저널리스트 엘리자베스 라이트폿이 쓴 <미셸 오바마>는 총 10장에 걸쳐 미셸의 어린 시절, 아이비리그 재학 시절, 변호사 시절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를 만나 결혼한 후의 최근의 삶까지 차례대로 조망한다. 미셸은 시카고 남부의 유복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처음으로 백인 위주의 사회를 경험한 그녀는 스스로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온 학교인데도 소수인종 우대 정책의 혜택을 보았다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을 상대하며 인권 의식을 키웠다. 이후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 성공한 커리어 우먼의 길을 걷는 듯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자신이 체험한 미국 사회의 모순을 개혁하고 싶은 의지가 있었다. 그래서 남편 버락 오바마가 정치가가 되는 것을 지지했다. 언론이 조명하는 미셸의 화려한 모습 뒤엔 많은 상처와 아픔이 있었구나. 이렇게 최근의 행보와 과거의 자취를 연결하는 글을 읽으니, 그 동안 버락에 가려져 있던 미셸이 흥미롭고 매력적인 인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영부인으로서는 어떠한가. 저자는 미셸의 특성들이 버락의 단점을 보완해주었기 때문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버락은 겉모습은 흑인이지만 실제로는 케냐 출신의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노예 출신의 전통적인 미국 흑인과는 다르다. 몇몇 미국인들은 그가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가족적인 가치의 중요성을 모를 것이고 안정감도 부족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허나 미셸은 시카고 남부의 전통적인 흑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노동자 출신의 부모 밑에서 사랑받고 자란 미셸은 오바마에게 가족의 가치를 가르쳐주었고 안정감을 주었다. 오바마를 완성시킨 것은 미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적어도 버락 오바마에게 미셸은 '미세스 투덜이'가 아니라 '진정한 반쪽'이라는 생각이 든다.
변호사로서 얻을 수 있는 부와 명예를 버리고 사회공헌 활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안정과 이상 사이에서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요즘의 나의 고민과 닮아 있다. 사회의 마이너로서 느끼는 서러움이나 가사와 일의 양립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부분은 여성으로서 깊이 공감되었다. 미셸이 여성이자 흑인으로서 이중의 차별을 이겨내고 커리어 우먼으로서 성공하고 지금은 멋진 가정을 꾸리고 있는 점 모두 멋지다. 끊임없이 꿈꾸고 분주히 노력하는 미셸 오바마. 그의 삶엔 퍼스트 레이디라는 말로 함축하기엔 부족한 무언가(it)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