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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평점 :

30년 넘게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책이라는 홍보 문구에 혹해 구입한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가 "칼비노(<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작가 이탈로 칼비노)가 공간을 두고 한 일을 저는 시간에 대해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쓴 문장을 읽고 그제야 이 책의 구성과 목적이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이 어렵게 느껴졌다면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야기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물리학자 중의 한 명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어떤 아침을 묘사하면서 시작된다. 1905년 아직 20대 청년인 아인슈타인은 독일 물리학회지에 보낼 시간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담은 원고를 정리하려고 남들보다 일찍 스위스 특허국 사무소에 출근했다. 아인슈타인은 지난 약 2달 간 시간에 관한 꿈을 유난히 많이 꾸었는데 그때마다 그럴듯한 시간의 본질이 하나씩 새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시간은 직선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원형으로 흐르는 것이 아닐까. 시간 속에 단 하나의 세계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무수히 많은 세계가 공존하는 것은 아닐까. 지구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면 어떨까. 시간이 없다면? 인간이 영원히 산다면?
이런 식으로 꿈에서 파생된 생각들 중에서 '어떤 생각(훗날 상대성 이론으로 알려지게 될 생각)'을 이론으로 정리해 원고로 보낸 아인슈타인은 그 원고가 이후 그의 삶과 과학계와 인류 역사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게 될지 (아직은) 꿈에도 모른다. 모른 채로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처리하고,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휴일에 낚시 하자는 약속을 잡는다. 현실의 비밀을 풀 열쇠는 꿈속에 있다는 생각을 이보다 효과적이면서도 아름답게 표현한 이야기가 또 있을까. 이 책이 30년 넘게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이유를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