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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 세 자매 1
이소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6년 7월
평점 :

대학 합격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사카사키 이치리'에게는 도쿄대 출신 누나 셋이 있다. 사람들은 누나들이 모두 도쿄대에 갔으니 이치리도 도쿄대에 갈 거라고 쉽게 말하지만, 사실 이치리는 도쿄대에 갈 만한 성적도 안 되고 무엇보다 누나들을 보면서 도쿄대 출신에게는 그들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가령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첫째 누나 요리코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세운 계획은 완벽하게 해냈지만, 친구와의 교제나 연애 같은 인간관계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방송국 PD인 둘째 누나 히나코는 일을 잘하거나 못하거나 '도쿄대라서', '도쿄대답지 않은' 같은 평가를 듣는 것이 지겹다.
이소야 유키의 만화 <도쿄대 세 자매>는 남동생의 시선으로 도쿄대 출신 누나들을 바라보는 설정의 가족 드라마 풍의 만화다. 일본에서 도쿄대의 위상은 한국에서 서울대의 위상과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고 부러워하지만, 바로 그 이유로 시기나 질투를 받는 일도 많은 듯하다. 이 만화는 도쿄대 출신 중에서도 '도쿄대 출신 여성'에 한정해 '도쿄대 출신+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이나 편견을 그리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테면 도쿄대 출신 남성과 달리 도쿄대 출신 여성은 연애나 결혼을 하기가 어렵다든지, 직장에서 승진했을 때 도쿄대 출신 남성은 학벌 덕분이라는 말만 듣지만 도쿄대 출신은 학벌+성별 덕분이라는 말을 듣는다든지...
첫째 누나 요리코와 둘째 누나 히나코의 에피소드 다음에 셋째 누나 미치코의 에피소드가 이어질 줄 알았는데, ('라스보스'가 아닌가 싶은) 4남매의 어머니가 1권 마지막에 등장해 '벌써?'라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이 어머니가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님...). (흔히 똑똑하다고 일컬어지는) 명문대 출신 여성들이 사회에 나와서 겪는 문제들이나 그걸 극복하는 과정을 보고 싶은 거지, 딱히 이들의 정신 분석을 원하는 건 아닌데... 아무튼 모처럼 성인 여성들의 현실을 반영한 만화가 나와서 반갑고 결말까지 보고 싶다(작가가 실제 도쿄대 출신 여성들을 인터뷰하고 쓴 이야기라서 그런지 과연 리얼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