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좋은느낌이면 좋겠어 - 삶은 수많은 좋은느낌들로 매일 조금씩 더 견고해진다
김민철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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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황선우 작가의 팬으로서 신간알리미 신청을 해놓고 알림이 뜨자마자 구입한 책이다. 앤솔로지인 걸 알고 라인업을 확인한 후에 나도 모르게 '오 마이 갓'을 속으로 외쳤는데, 그도 그럴 게 김민철, 하미나, 홍인혜 작가도 참여했다. 전부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들 ㅎㅎ 읽어보니 '좋은 느낌'을 주제로 각자가 살면서 좋은 느낌을 느낀 순간에 대해 썼다. 주제가 동일하고 작가들의 이력이 비슷한데도 각자가 좋은 느낌을 느낀 순간이나 대상이 다 달라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역시 다들 매력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최근에 언제 좋다고 느꼈는지 생각해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지난주 토요일에 혼자서 동네 산책을 했을 때. 원래 산책할 때 걷는 길 말고 멀리 돌아가는 길을 택해서 걸었는데 평소와 다른 풍경을 봐서 신선하기도 하고 운동량이 늘어서 땀도 많이 났다. 그동안 매일 산책을 하는 습관을 들여서 그런지 평소보다 많이 걸어도 몸에 무리가 안 가서 체력이 많이 늘었다는 걸 실감하기도 했다. 날씨가 좋아지면 가까운 산에 오르거나 서울 둘레길을 걸어보고 싶기도 하다.


좋다고 느낀 순간에 대해 말한다는 건, 김하나, 황선우 작가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모토인 '좋은 걸 좋다고 말하기'와도 통한다. 김민철 작가의 글에 나오는 문장처럼 살다 보면 "개가 짖기도 하고, 벌이 쏘기도" 하는 "슬픈 날"이 오기 마련이다. 홍인혜 작가처럼 전세 사기라는 큰 시련을 겪을 수도 있고, 황선우 작가처럼 노화로 인해 서글퍼지는 순간을 맞기도 한다. 김하나, 하미나 작가처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선입견이나 편견, 대상화라는 폭력에 노출될 수도 있다.


전세 사기나 성폭력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좋다고 느낀 순간을 말하는 것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고 이런 경우에는 법적, 사회적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의 차원에서는 괴롭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더욱 더 적극적으로 좋은 순간을 만들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예방하는 차원에서 좋은 순간을 비축해 두어야 한다. 평소에 꾸준히 좋은 책을 읽는다든지, 일상에 안정과 활력을 주는 (<여둘톡> 같은) 팟캐스트를 듣는다든지좋다고 느낀 순간이 많은 삶을 살고 싶다.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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