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세계
찬쉐 지음, 강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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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쇼핑몰에서 일하는 샤오쌍은 연애보다 독서를 더 좋아하는 독서광이다. 허구한 날 책만 읽는 샤오쌍을 눈여겨 보던 이웃의 이 아저씨는 자신이 젊은 시절 사귀었던 여자의 아들인 헤이스에게 샤오쌍을 소개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헤이스도 샤오쌍 못지 않은 독서광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만나면 대단한 화학 작용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강렬한 호감을 느낀다. 특히 샤오쌍은 헤이스가 속해 있는 '비둘기 북클럽'에 초대 받아 북클럽 멤버들과 책에 관한 토론을 한 이후로 전에 없는 설렘과 흥분을 느낀다. 나만큼이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소설은 샤오쌍이 헤이스의 초대를 받아 비둘기 북클럽 회원들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해, 샤오쓰와 헤이스, 페이와 한마, 차오쯔와 리하이, 이 아저씨와 샤오마 등 여러 커플의 이야기를 두루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메인 커플이라고 할 수 있는 샤오쌍과 헤이스가 가장 무난하고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 다른 커플들은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거나, 이혼의 상처를 안고 있거나, 엄청난 나이차 때문에 망설이는 등 크고 작은 위기를 겪는다. 늘 혼자서 책을 읽었던 샤오쌍은 자신만큼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순식간에 늘어난 것과 함께 같은 책을 읽을 수 있는 반려자가 생긴 것에 감사한다.


찬쉐는 1953년생 중국의 여성 작가로, 수전 손택이 "중국에 노벨상 수상의 유일한 가능성이 있다면 그는 바로 찬쉐다."라고 한 말이 유명하다. 나 역시 그 말에 혹해서 전부터 찬쉐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고, 찬쉐의 작품 중에선 이 책이 (그나마) 진입 장벽이 낮다고 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읽어보니 과연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기는 한데, 이성애 로맨스의 분량이 너무 많아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대중 취향의 라이트한 소설 같다고 느꼈다. 찬쉐의 다른 소설 또는 현대 중국 소설을 더 많이 읽었다면(읽으면) 감상이 다를지도 모르겠다(앞으로 더 많이 읽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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