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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사의 두건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3
엘리스 피터스 지음, 현준만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1138년 12월.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이 일단락 되고,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경계에 위치한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의 일상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간다. 수도원의 정원을 관리하는 캐드펠 수사는 그동안 정성을 다른 약초들을 수확해 약을 만드느라 정신 없으면서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그런데 내전 당시 신속하게 스티븐 왕 편에 서지 않고 우유부단하게 행동한 책임을 지고 해리버트 수도원장의 권한이 정지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수도원장은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으로 떠나고, 전부터 수도원장 직을 노리던 로버트 부수도원장이 수사들을 지휘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사태로 인해 곤란해진 것은 수사들만이 아니다. 거베이스 보넬이라는 영주가 자신의 전 재산을 수도원에 기탁하는 대신 노후를 수도원에서 보내고 싶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데, 수도원장이 이 문서를 승인하지 않고 떠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보넬이 부수도원장이 보낸 음식을 먹고 목숨을 잃는 사태가 벌어지고, 현장으로 달려간 캐드펠은 보넬이 독살을 당했으며 캐드펠 자신이 기른 약초가 살인에 이용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 약초의 이름은 '수도사의 두건'으로, 잘 쓰면 심한 통증을 완화해 주지만 잘못 쓰면 죽음에 이르는데...
영국의 추리 소설 작가 엘리스 피터스의 대표작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제3편 <수도사의 두건>은 요약하자면 보넬이라는 영주를 죽인 범인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 사망 며칠 전 수도원에 딸린 집으로 이사한 보넬은 사망 당일 아내인 리힐디스, 리힐디스의 아들 에드윈과 식사를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식사 직전에 일어난 어떤 사건으로 인해 에드윈이 집을 떠났고, 부엌에는 하인인 앨프릭과 하녀인 알디스, 메이리그가 있었다. 정황을 들은 캐드펠은 에드윈이 범인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는데, 휴 베링어 대신 새로 파견된 행정관은 에드윈을 범인으로 점찍고 표적 수사를 진행한다.
에드윈에게 불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보다 못한 캐드펠은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선다. 그러자 이번에는 로버트 부수도원장의 오른팔인 제롬 수사가 캐드펠과 보넬의 아내인 리힐디스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캐드펠이 십자군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웨일스를 떠나기 직전까지 만났던 연인이 바로 리힐디스였던 것이다. 캐드펠은 이제 종교에 귀의한 몸이고 여자에게 더는 관심이 없다고 항변하지만, 전부터 캐드펠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로버트 부수도원장은 그에게 금족령을 내린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지식 및 지혜와 연륜을 활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