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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노부인이 던진 네 가지 인생 질문
테사 란다우 지음, 송경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5월
평점 :

워킹맘인 '나'는 몇 년째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남편은 직장에 보내고 아이들은 등교 시키고, 자기도 출근해서 온종일 바쁘게 일하고, 퇴근 후 집에 오면 쌓여 있는 집안일을 해치우고, 쓰러지듯 잠들면 또다시 어제와 같은 아침이 펼쳐지는 것이 그의 삶이다. 몸과 마음 모두 휴식을 간절히 원하지만 제대로 쉬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고, 친구들과 수다라도 한바탕 떨면 좋겠는데 다들 비슷하게 바빠서 모이기가 쉽지 않다. 이것이 내 인생인가. 이대로 계속 살아야 하는가... 그런 생각에 빠져 있던 '나'는 홀린 듯 숲으로 향하고 그곳 벤치에서 뜻밖의 노부인을 만난다.
독일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테사 란다우의 책 <숲속 노부인이 던진 네 가지 인생 질문>은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대학 졸업 후 여성지에서 일하던 저자는 결혼과 출산 후 일과 육아, 집안일을 병행하며 엄청난 스트레스와 번아웃에 시달렸고 결국 퇴사했다. 이후 상담 심리를 공부하며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돕기로 마음 먹은 저자는 2016년 스트레스와 번아웃 컨설턴팅 회사를 창업했다. 2020년에 발표한 이 책은 과거의 저자처럼 번아웃 상태에 놓인 사람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네 가지 질문을 담고 있다.
숲속 노부인이 던지는 네 가지 질문은 어떻게 보면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자면 엄두가 안 나는 것도 있다. 가령 네 가지 질문 중 첫 번째 질문인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는 문장 자체는 단순하고 내용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퇴사나 이직, 전직 같은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알아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과연 누구나 쉽게 그 답을 찾을 수 있을까(적어도 나는 아니다).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된들 그걸 실천하기도 힘들다. 가령 퇴사 후 창업을 하고 싶다고 해서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나' 역시 비슷한 의문을 품고 일상을 보낸다. 그런데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라는 질문을 가지기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은 왠지 다르다. 질문을 가지기 전에는 주어진 일상을 의무적으로 꾸역꾸역 해내는 방식으로 살았다면, 질문을 가진 후에는 어떤 일을 하든 이 일을 내가 왜 하는지, 정말로 하고 싶은지 자문하니 선택도 다르고 방법도 다르고 결과도 다르다. 이런 식으로 나머지 세 질문도 '나'의 삶을 바꾸다. 독자인 나의 생각도 조금씩 변했다. 이 책, 얇다고 얕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깊은 사유를 담고 있구나. 그래서 독일 대표 일간지 <슈피겔>의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6개월 이상 머물렀구나.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