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의 일생 - 오늘이 소중한 이야기 (양장본), 2024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단편상 수상작 오늘을 산다 1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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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비혼 여성 나쓰코는 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하나뿐인 언니는 결혼과 함께 집을 떠났고, 어머니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나쓰코는 낮에는 도넛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밤에는 만화를 그려서 인터넷에 올린다. 어떻게 보면 단조롭고 어떻게 보면 쓸쓸한 일상이지만, 나쓰코 자신은 매일매일이 분주하고 충만하다. 어느 날은 도넛 가게를 찾아온 손님이 재미있는 말을 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집에서 소일거리를 하는 아버지가 엉뚱한 짓을 하기도 하고, 팬데믹 이후로는 상식 자체가 뒤바뀌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나쓰코는 그런 매일매일을 자신의 만화에 담으며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을 맞이한다.


<누구나의 일생>은 2022년 작가 데뷔 20년을 맞은 마스다 미리의 만화다. 원제는 '쓰유쿠사 나쓰코의 일생'인데 마스다 미리의 또 다른 책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와 함께 시리즈로 묶여 동시 출간되면서 지금의 제목이 되었다. 나는 <누구나의 일생>과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을 둘 다 구입해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를 먼저 읽고 <누구나의 일생>을 읽었는데,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도 좋았지만 <누구나의 일생>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12년 전 한국에 처음으로 마스다 미리의 책이 소개된 이래 마스다 미리의 책을 거의 다 읽은 독자로서 자신있게 말하건대 이 책이 최고다. (직전 최고작이 <미우라 씨의 친구>인데 더 좋다고 느껴지는 책을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이야. 계속해서 최고를 갱신하는 작가, 대단하다...!) 


마스다 미리 하면 다양한 연령대의 비혼 여성의 소소한 일상을 소박한 그림체로 그리는 작가라는 인상이 있고 그게 맞는데, <미우라 씨의 친구>나 <누구나의 일생> 같은 최근작들을 보면 마스다 미리가 소소한 일상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우라 씨의 친구>가 SF라는 (마스다 미리의 작품 세계에서는) 새로운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한 작품이라면, <누구나의 일생>은 초점이 한 사람의 일상에서 누구나의 일생으로 확대되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 면에서 한국어판 제목이 아주 마음에 들고,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이 만화가 가닿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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