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의 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허하나 옮김 / 폭스코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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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빛의 현관> 등으로 잘 알려진 일본 작가 요코야마 히데오의 미스터리 단편집이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오랜 기자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경찰이나 정부, 법원 등 공적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 모두 경찰서, 법원, 관청, 방송국, 신문사 같은 공공기관 또는 언론사가 배경이고, 등장 인물도 경찰, 분쟁 조정위원, 비서, 프리랜서 작가, 기자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미스터리 단편집인 만큼 각각의 단편에 살인이나 자살 방조, 해킹 같은 범죄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범죄 자체보다는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스스로 범죄를 의도하지 않아도 어떤 식으로 범죄와 연루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둔다. 대표적인 예가 <오전 다섯 시의 침입자>이다. 현경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중년의 경찰이 어느 날 현경 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한 것을 발견한다. 접속자 수가 적기는 해도 윗선에서 알면 불호령이 떨어질 터. 주인공 경찰은 윗선이 알기 전에 자기 선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조용한 집>도 비슷하다. 지방신문 편집부에서 일하는 전직 취재 기자가 어느 날 실수로 오보를 낸다. 가뜩이나 회사 분위기가 안 좋은데 자신이 오보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심한 문책을 당할 게 분명하다. 걱정이 된 주인공 기자는 남들이 알기 전에 바로 잡으려다가 뜻밖에도 살인 사건에 연루되고 만다. 표제작 <교도관의 눈>에는 형사를 꿈꾸며 경찰이 되었으나 교도관으로 재직한 인물이 나오는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퇴근 후 혼자서 형사 놀이를 하다가 진짜 범죄를 맞닥뜨리는 전개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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