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들
미깡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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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들>은 웹툰 <술꾼 도시 처녀들>을 그린 미깡 작가가 2022년에 발표한 단편집이다. 아홉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을 제외하면) 처음에는 각각의 단편이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보면 앞에 실린 여덟 편의 단편을 읽는 과정이 마지막 단편을 읽기 위한 준비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성이 좋다(그러니 부디 전부 읽으시고 끝까지 읽으시라). 


아홉 편의 단편 중에는 웃음이 터지는 이야기도 있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야기도 있는데, 여성인 나로서는 아무래도 첫 번째 단편과 마지막 단편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두 단편을 합치면 너무 어려서, 아직 몰라서, 피해가 피해인 줄 모르고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로 여겼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 우연히 다시 만난 피해자에게 용서를 빌고 기꺼이 연대하는 이야기로 읽힌다. 우연한 재회로 진실을 깨닫고 잘못을 빌고 연대하는 이야기는 현실에 흔하지 않을지 몰라도,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했을 때 과장이거나 망상이라는 식으로 호소 자체를 거짓말로 간주하는 사례는 현실에 넘친다. 


듣는 사람이 진실을 듣고도 거짓으로 믿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친구의 남자친구가 바람 피는 현장을 목격하고 친구한테 알려줬는데 친구가 믿지 않는 경우도 비슷하고,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에게 그 종교 사이비라고 말해줘도 믿지 않는 경우도 유사하다(아마도 이들은 진실을 알려준 나를 더 욕할 텐데, 이것도 이 만화 속 상황과 같다). 어쩌면 말하기보다 듣기가 더 어렵고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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