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사하는 마음 - 김혜리 영화 산문집
김혜리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때 나는 라디오를 즐겨 듣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라디오를 듣다가 김혜리 기자가 출연하는 영화 코너를 듣게 되었고, 그 때부터 김혜리 기자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김혜리 기자가 나오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방송국 개편 때문에 없어지는 일을 여러 번 겪으면서 번거롭고 아쉬웠는데, 2016년(벌써 7년!) 김혜리 기자가 최다은 PD, 임수정 배우와 함께 팟캐스트 <김혜리의 필름 클럽>을 시작한 이후로는 아주 편하다. 편해진 만큼 영화를 많이 보고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이놈의 게으름) 


<묘사하는 마음>은 김혜리 기자가 5년 만에 출간한 영화 산문집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씨네21에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칼럼과 따로 집필한 에세이들을 엮었다. 5년 치의 글을 모아서 엮은 만큼 분량이 많고 두께가 상당하다. 사전처럼 상비해두고 있다가 어느 날 이 책에 소개된 영화를 보았을 때 꺼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 평단의 사랑을 받은 영화와 대중의 사랑을 받은 영화,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와 OTT에서 공개된 영화 등이 다양하게 실려 있다. 한국 영화보다 외국 영화에 관한 글이 훨씬 많다. 


영화 한 편 한 편에 대한 에세이들도 좋았지만, 한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중심으로 해당 배우의 연기 세계를 높은 밀도로 분석하고 설명하는 배우론 부분이 특히 좋았다. 이자벨 위페르,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크루즈, 폴 러드, 틸다 스윈튼 모두 유명한 배우들이지만, 필모그래피 전체를 알 기회는 없었고 연기의 특징이나 배우로서의 매력을 집중적으로 탐구해 본 경험은 더더욱 없었기에 소중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