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송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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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현 작가님의 첫 소설집이다. 산문집 <동해 생활>, 소설집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을 먼저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었는데, 연결되는 점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을 읽고, 이 작가님은 가족 드라마를 잘 쓰신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도 그랬다. 우울증에 걸린 언니가 나오는 <선인장이 자라는 일요일들>, 제목 그대로 좀비가 되어버린 아버지가 나오는 <좀비 아빠의 김치찌개 조리법>, 엄마와 목욕탕에서 만난 이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흔한, 가정식 백반> 등 소위 '정상 가족'이라고 보기 힘든 형태 또는 상태의 가족들이 등장하는 소설이 꽤 있고, 재밌었다. 


표제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구석기 식단의 유행이 돌아올 때>, 데뷔작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 등은 송지현 작가의 또 다른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청춘 드라마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탐정과 오소리의 사건 일지>라는 연작도 실려 있는데, 이 작품들도 재미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얄궂게도 문학평론가 신샛별 님이 쓴 평론 중에서도 마지막 글이다. "나는 이 작가에게 눈물을 빚진 적이 있다."로 시작하는 글인데, 이 글에 묘사된 상황과 정서가 너무나 송지현 작가님의 소설 속 그것 같아서 신기했다. 역시 글은 사람을 닮고, 사람은 글을 닮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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